현대자동차의 제51회 정기주주총회가 2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가운데 관심을 모은 사모펀드 엘리엇과의 표대결은 현대차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최대 관심사는 엘리엇이 주주제안을 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건과 고배당 상정안이 통과될지 여부였다.
현대차는 제1호 의안 중 하나로 상정된 배당건에 대해 주당 3000원의 배당을 결정한 반면, 엘리엇은 주당 2만6399원의 배당을 요구했다. 총액은 현대차가 1조1000억원이고, 엘리엇은 무려 5.8조원에 가까웠다.
현대차는 최근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며 주주들의 환심을 얻었다. 또 부진한 시황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에 투자하기로 결정하면서 주주들에게 긍정적 표를 얻었다. 찬성표는 86%에 달했다.
엘리엇의 주주제안 중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이자 경영 개입의 핵심으로 여겨졌던 사외이사 선임 역시 현대차의 원안대로 가결됐다.
일부 의결권자문사 등은 엘리엇 고배당 정책에 대해서는 반대했지만, 사외 이사 선임을 두고 찬성 의견을 내기도 했었다. 그러나 주주들은 회사의 부진한 경영실적을 개선하고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현대차 상정안에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이번에 정식으로 선임된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는 굳건한 발판이 마련되게 됐다. 지난해 지배구조개편 때 엘리엇의 방해로 무산된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완패를 설욕하게 된 셈이다.
이제 현대차는 정의선 부회장 체제에서 성장동력 발굴과 지배구조개편이라는 마지막 퍼즐만 남겨놓게 됐다.
엘리엇은 과거 삼성물산에 이어 이번 현대차에서도 패배하면서 국내 기업들에 대한 공격이 지속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아직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개편 이슈가 남아 있는 만큼 엘리엇의 공격에 맞설 카드를 고안해 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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