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27일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제57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정관일부 변경의 건, 사내이사 선임 건 등의 안건을 논의했다.
이날 주총의 핵심 안건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건이었다. 국민연금이 전일 조 회장의 연임 안건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뜻을 밝히면서 이날 주총은 찬성표와 반대표 간 표대결 양상이 벌어졌다.
대한항공은 정관에서는 ‘사내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우호 지분율은 33.34%이고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한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1.56%로, 이날 주총 찬반 표결은 한 치 앞을 예상하기 힘들었다.
이날 주총에는 주주 5789명과 전체 주식의 73.84%의 지분이 참석했다. 한진그룹의 우호 지분율은 특수관계인까지 총 33.34%로, 조양호 회장의 연임 안건이 통과하기 위해서는 15.4%의 추가 지분이 필요했다.
그러나 대한항공 측이 우호지분 확보에 실패하면서 조양호 회장의 연임 건은 부결됐다. 이날 참석 주주 총 64.1%가 찬성표를 던졌으며, 반대표는 35.9%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최종적으로 재선임에 실패했다.
조 회장의 연임에는 국민연금의 11.56% 지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민연금은 10%룰에 위반되지 않기 위해 대한항공 주총에서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을 뜻을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사전에 반대 의견을 보이면서 여론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남규 사외이사 신임 선정 안건은 통과됐다.
조양호 회장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대한항공은 경영권 공백 해소문제가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게 됐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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