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주주총회가 마무리 된 가운데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주총 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나면서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복귀가 가능할 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진가 오너일가는 당장 내년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 건이 예정돼 있다.
조 회장과 조 사장 모두 지난 2017년 3월24일 사내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내년이 임기 마지막 해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27일 벌어진 대한항공 주총에서 사내이사 연임이 좌절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대한항공은 물론 재계에서 첫 사례다.
반면 한진칼 주총에서는 조 회장의 측근인 석태수 사장이 무난하게 연임에 성공했다. 이는 내년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한진칼 연임 역시 큰 변수가 없는 한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대한항공의 경우 이사 선임건이 정관에서 특별결의사항으로 규정돼 있어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반면, 한진칼은 일반결의사항으로 과반의 찬성이 있으면 문제강 없다.
물론 올해 대한항공 주총 때와 마찬가지로 국민연금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주식 11.6%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조양호 회장의 연임에 반대표를 던지며 안건을 부결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반면 한진칼 주총에서는 석태수 사장 연임 안에 찬성표를 던져 KCGI의 개입을 차단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내년 한진칼 주총에서 오너 일가의 연임 안에 찬성표를 던질 지는 미지수다. 물론 한진칼의 이사선임 및 해임 건이 일반결의사항인 만큼 7.34%의 지분을 갖고 있는 국민연금이 반대를 해도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방어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론을 무시하기 어렵다. 조양호 회장의 혐의가 입증될 경우 문제가 더욱 커질 수 있다. 대한항공과 같이 국민연금이 사전에 반대의사를 표명할 경우 여론몰이가 될 수도 있다.
완전히 안심할 수 없는 이유다. 대한항공의 경우 우호지분율이 33.34%로 한진칼의 우호지분율 29% 수준에 비해 높았지만 3분의 2 이상 찬성이라는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물론 64.1%의 높은 찬성표를 얻은 것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과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논란으로 인해 애초에 국민연금의 개입이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이 수성하지 못한 데는 그룹의 자금 사정도 한 몫 했다. 자금이 없으니 추가지분 확보가 불가능했다.
현재 국민연금의 대한항공 지분율은 1% 정도 증가해 영향력이 더욱 커졌다. 내년 한진칼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주식 보유를 늘리고 반대표를 행하면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어진다.
조양호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복귀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년 뒤엔 1949년생인 조양호 회장의 나이가 74세가 된다. 충분히 은퇴를 고려할 만한 나이다. 이 기회에 조원태 사장 체제 구축에 좀 더 힘을 쏟을 수도 있다. 물론 현재 여론을 감안하면 조원태 사장도 경영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위키리크스한국=문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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