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은행장 겸직 논란" DGB금융지주, 내부출신 은행장 탄생 이뤄질까
"회장·은행장 겸직 논란" DGB금융지주, 내부출신 은행장 탄생 이뤄질까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9.09 17:08
  • 수정 2020.09.09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상 초유의 회장 구속 사태 이후 '회장·행장' 분리 목소리 높아져
김태오 회장 "회장·은행장 분리와 내부출신 은행장 선임 약속 지킬것"
임성훈 DGB대구은행 부행장, 행장 최종 후보자로 낙점... 계획보다 3개월 지연
코로나19 여파로 해외연수 일정은 취소 유력
지난해 1월 29일 열린 DGB대구은행장 취임식에서 김태오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월 29일 열린 DGB대구은행장 취임식에서 김태오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DGB금융지주가 임성훈 DGB대구은행 부행장을 대구은행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 차기 행장 최종 후보군 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온 은행장 육성프로그램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과거 ‘셀프 추천·겸직’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지배구조 개혁이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DGB금융지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3일 임 부행장을 차기 행장 최종 후보자로 낙점했다. 지난 2년6개월 동안 김 회장이 겸직하던 대구은행장 자리는 이달 말 새로 채워질 예정이다.

DGB금융은 지난 2018년 5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비자금 조성과 부정 채용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아온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이 구속된 것이다. 박 전 행장은 2014년 3월부터 2016년 6월 사이 대구은행 신입 행원 채용 과정에서 15명을 부정 채용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박 전 행장은 비자금과 채용비리 수사 등으로 퇴진 압박을 받자 같은해 3월 대구은행장과 DGB금융지주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1심에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아 복역했고, 대법원에서 해당 형이 확정된 뒤 지난해 10월 출소했다. 

박 전 행장의 사임 이후 차례로 박명흠, 김윤국 직무대행이 행장을 임시로 맡다가 DGB금융은 김태오 하나HSBC생명(현 하나생명) 대표이사 사장을 회장으로 영입했다. DGB금융은 출범 이후 항상 회장·행장 겸직 체제를 유지해왔던 탓에 김 회장은 행장 자리도 도맡게 됐다. 

김 회장이 행장 겸직을 하게 되자 세간에서 '겸직 반대'의 여론이 불거졌다. 자회사 최고경영자추천후보위원회(자추위)가 김 회장과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돼있어 회장이 직접 인사에 관여하는 권력 독점 논란이 일었던 것이다. 대구은행 사외이사를 비롯해 사무금융노조연맹 소속 대구은행노조에서도 김 회장의 겸직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김 회장은 지난해 1월 취임사에서 "회장과 은행장의 분리와 내부출신 은행장 선임에 대한 약속은 지킬 것"이라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지연·학연의 연고주의와 그에 따른 줄서기식 문화는 과감하게 타파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예비 은행장 후보인 현직 임원들의 다양한 직무 경험과 성과 창출능력 확인을 위해 겸직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을 양해해달라면서 회장, 은행장의 분리와 내부출신 은행장 선임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약속 이행을 위해 학연이나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차기 은행장 육성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현직 임원과 임원 예정자들을 대상으로 2020년에 2차 후보군 3명을 선정한 뒤 별도 육성 프로그램을 거쳐 2020년 6월 최종 내정자를 선발한다는 계획이었다. 코로나19 등 이슈로 3개월 가량 계획이 밀리긴 했으나 지난 3일 임 부행장을 행장 최종 후보자로 낙점했다. 계획에 따르면 선발된 내정자는 6개월간 해외 연수기간을 거쳐야 하지만 코로나19 이슈로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차후에도 회장·행장 분리와 내부출신 은행장 선임 약속이 계속 이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동안 회장·행장 분리가 그룹 내에서 이뤄진 적이 없기에 한시적 변화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5대 금융지주들은 물론 BNK·JB금융지주 등 다른 지방금융사들도 회장·행장 분리 정책을 고수하고 있어 차후 약속이 무산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실적 부진으로 연임 가능 여부가 불투명하다. 오는 2021년 3월까지 임기가 예정돼 있지만 지난해 지방금융지주들 가운데 순익 꼴등을 기록했고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도 받았다. 

올해에는 코로나19 등 이슈로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DGB금융의 올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1851억원으로 작년 동기대비 8.2% 감소했다. 코로나19 초기 대구·경북지역 중심으로 확진자가 대거 늘어나면서 지역경기가 침체된 영향을 받았다. 다만 DGB금융 내부에서는 코로나19 충당금(250억원가량)을 제외하면 전년 동기와 유사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기자가 쓴 기사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