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연말 미국행 임시선박 투입 약속 지키나?
HMM, 연말 미국행 임시선박 투입 약속 지키나?
  • 임준혁 기자
  • 승인 2020.12.23 17:25
  • 수정 2020.12.23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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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갈등 수면위 부상 전 국내 수출기업 지원위해 투입 공언
노조파업시 수출입 물류대란 예상...중견·중소기업 수출 난관
HMM, “조정기간 중...불발시 중재委 과정 남아있다. 31일 투입”
미국행 임시 선박인 'HMM 인테그랄호'가 지난달 30일 출항을 앞두고 부산신항에서 미주 지역으로 향하는 국내 중견, 중소 수출기업의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사진=HMM 제공]
미국행 임시 선박인 'HMM 인테그랄호'가 지난달 30일 출항을 앞두고 부산신항에서 미주 지역으로 향하는 국내 중견, 중소 수출기업의 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사진=HMM 제공]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선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HMM이 이달 말 국내 중견·중소 대미 수출기업의 상품을 실어나를 임시 선박을 투입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어 향후 추이가 집중된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 노사는 23일(1차)과 29일(2차) 조정신청 결과를 앞두고 있다.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이하 ‘HMM 해원노조’)은 지난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제출했는데, 사측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이후 노조 찬반투표를 통해 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관련법인 선원법상 운항 중이거나 해외 항만에 기항하는 선박은 파업이 불가능하지만 국내에 정박 중인 선박은 파업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입항시 항만 컨테이너터미널에 배를 대지 않고 화물을 내리지 않는 방법으로 파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파업이 현실화된다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수출 물류대란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제때 화물 하역이 이뤄지지 못하면 제때 화물을 싣지 못하고 자연히 출발 시간도 늦춰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선사는 물론 화물 운송을 맡긴 수출 기업(화주)도 동시에 피해를 보게 된다.

확인 결과 23일 현재 조정신청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로 밝혀졌다.

현재 전 세계 해운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상반기 위축됐던 해상 물동량이 하반기부터 급증하면서 선박뿐만 아니라 컨테이너 박스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프랑스의 해운산업 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세계 미운항 선박율이 지난 5월 말 역대 최대치인 11.6%까지 증가한 이후 11월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인 1.5%로 감소했다. 즉 선박 고장이나 수리 등으로 운항이 불가능한 선박 외에는 모든 선박이 항로에 투입·운항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 선박을 임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러한 여건에서 HMM은 지난 8월 국내 수출기업들의 요청에 따라 미주서안 임시항로(부산~LA)에 직기항 서비스로 임시 선박을 투입한 바 있으며, 이후 매달 임시선박을 투입해 왔다.

해운산업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미주항로에 임시선박을 투입하기 위해서는 HMM이 기존 노선에 투입 중인 선박을 재배치해야 하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먼저 선박이 기존에 배치된 노선을 공동 운항하는 선사들의 사전 동의를 얻어야 되는데 (재배치)이후 선박을 공유하지 못하는 점으로 인해 합의가 쉽지 않다”며 “또한 기존 노선을 이용하던 화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시 다른 노선에서 소규모 선박을 재배치하는 등의 수고들이 필요하다. 결국 단 한 척의 임시선박 투입을 위해 선사가 운영하는 100척에 가까운 선박의 모든 기항 일정, 항로 계획, 하역 순서 등을 전면 재조정해야 한다”며 HMM이 수익보다 국익을 우선시 해왔다고 평가했다.

HMM 해원노조가 파업도 불사하겠다며 임금인상을 요구한 것이 이슈화되기 전까지도 HMM은 미주항로에 국내 중소·중견 수출기업 화물 운송을 위한 임시 선박 투입을 결정했었다. 이달만 해도 지난 10일 46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분)급 컨테이너선을 투입해 해당 항로 이용 화주들의 시름을 덜어줬다.

하지만 해원노조(선원)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이달 31일 투입·운송하기로 잠정 결정한 5000TEU급 선박의 정상 운항 여부에 화주들과 업계의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HMM 측은 기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HMM 관계자는 “해원노조가 지난 14일 중노위에 조정신청을 제출했지만 현재 조정기간인 만큼 31일로 예정된 5000TEU급 임시 선박 투입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설사 조정이 안 되더라도 중재위원회를 거쳐 중재신청을 하고 (결과를)기다리는 시간을 감안할 때 이달 중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확률은 극히 낮다”고 밝혔다.

이어 “대미 중견·중소 수출기업들은 노조의 움직임에 동요하지 않고 이달 말 투입되는 임시 선박에 선적할 화물을 계속 접수하고 있다”며 “지난달처럼 전체 적재량의 약 55~60%가 중견·중소기업 화물로 채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사측에서 임금인상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해원노조들의 일종의 ‘항의 표시’”라며 “일각에서 제기된 파업 임박론은 사실과 동 떨어져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대미 수출기업 물동량 추이에 따라 변동이 있겠지만 내년 2월까지 임시 선박을 해당 항로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현 사태가 해소될 때까지 앞으로도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동원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정근 HMM 해원노조 위원장은 “채권단과 사측은 부채를 상환해야 한다며 직원들에게는 적절한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인건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3%로 매출 대비 매우 적으나 인건비를 줄여서 부채를 상환하려는 사측의 태도에 선원들은 격분하고 있다”고 파업 강행 의사를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해운협회 관계자는 “HMM 사태가 파업까지 치닫지 않고 노사 양측이 원만한 조정을 해야 한다”며 “노사 양측에서 각각 그동안 감내해 온 고생을 감안해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안 접근이 이뤄져야 할 것이며 연내에 양쪽 모두 윈윈하는 결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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