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이 압수수색 해도 사건 가져간다는 공수처장, '범죄수사 필요한 때' 대법 판례 몰랐나
[단독] 검찰이 압수수색 해도 사건 가져간다는 공수처장, '범죄수사 필요한 때' 대법 판례 몰랐나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21-04-16 11:52:38
  • 최종수정 2021.04.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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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이 16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에 출근하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강제수사에 착수했다면 사건 이첩이 어렵다는 검찰 입장에 김진욱(사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16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선 14일 대검찰청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한 이후 이첩 요청은 불가하다'는 의견을 공수처에 보낸 바 있다.  

이날 오전 김 처장은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가 사건 이첩을 요청할 때 기준인) '수사 진행 정도'와 관련해 (대검이 응할 수 없다고 말한 때인) '수사가 상당 정도로 진행될 것', 이것은 좋다"면서도 "하지만 압수수색은 수사 초반에 증거 수집을 위해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다. 이것과 상당한 정도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부분과는 연결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수처장이 다른 수사기관에게 중복수사에 한해 사건 이첩을 요청할 수 있다고 정한 공수처법 제24조 1항이 그 기준으로 명시한 '수사 진행 정도' 문구 해석을 두고 검찰과 일치를 보지 못한 것이다. 대검이 이첩 요청의 실무 기준으로 제시한 '수사가 상당 정도 진행된 상황'에는 동의하지만 이때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때'는 아니라는 취지다. 

하지만 이같은 김 처장 해석은 '압수수색은 수사 필요성이 상당한 때 적법하다'는 대법원 판례에 맞지 않는다. 압수수색 요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를 규정한 형사소송법 제215조 해석과 관련 대법원은 2004년 3월 "(압수수색 요건인)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라 함은 단지 수사를 위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강제처분으로서 압수를 행하지 않으면 수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라고 최초 판시하며 압수처분이 위법하다는 원심 결정에 불복한 검사의 재항고를 기각했다. 그러면서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를 '상당성이 있을 때'로 재규정했다. 당시 인천지검 검사는 피의자에게 폐수무단방류 혐의를 적용해 공장부지 뿐 아니라 기계류 일체와 폐수운반차량 전부를 압수했었다. 대법원은 "수사상의 필요에서 행하는 압수의 본래의 취지를 넘는 것으로 상당성이 없을 뿐"이라는 원심 판단을 그대로 수긍했다. 압수수색 요건을 '수사에 필요한 때'가 아닌 '수사 목적에 필요하다고 상당한 때'로 엄격하게 본 것이다. 

그런데 '압수수색은 수사가 상당 정도 진행된 때가 아니다'란 김 처장 말은 '압수수색은 수사가 상당 정도 진행된 때 한다'는 대법원 판결과 상충된다. 당시 대법원은 압수수색 요건과 시점을 필요성(증거 수집이 필요한 때)이 아닌 상당성(증거를 수집하지 않으면 수사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때)으로 정했다. 실제 학계 다수설도 당시 대법원 판례에 따라 '임의수사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경우'는 압수수색 요건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가 아니라고 본다. 

결국 압수수색 시점에도 사건 이첩을 요청할 수 있다는 김 처장 발언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변필건)가 수사 중인 '김학의 전 법무차관 사건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사건을 향후 공수처가 이첩 요청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는 해당 사건에서 이미 이규원 검사가 피의자인 사건을 넘겨받았다.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에 파견됐던 이 검사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공모해 '김학의 성접대 사건' 면담보고서를 허위로 꾸몄다는 혐의(허위공문서 작성)를 받는다. 김 처장 해석에 따르면 중앙지검이 이 비서관을 이 검사 공범으로 입건하고 강제수사 착수하면 혐의를 받는 시점에서 민정비서실선임행정관으로 고위공직자인 이 비서관 사건도 가져갈 수 있다. 공수처는 이 검사 사건 직접수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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