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인수 9부 능선 점령 동부건설, 시너지 날까
한진중공업 인수 9부 능선 점령 동부건설, 시너지 날까
  • 임준혁 기자
  • 승인 2021.04.27 19:08
  • 수정 2021.04.27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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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 센트레빌, 한진중공업 해모로 아파트 브랜드 보유
에너지 환경 사업 해상플랜트 접목 예상, 한진중공업 조선은 상선 수주가 관건
동부건설 사옥 사진. [출처=동부건설]
동부건설 사옥 사진. [출처=동부건설]

동부건설컨소시엄이 한진중공업의 경영권 인수를 확정하면서 두 기업의 시너지 효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부건설과 한국토지신탁, NH, 오퍼스 프라이빗에쿼티 등으로 구성된 동부건설컨소시엄은 지난 15일 한진중공업 채권단과 필리핀 BDO은행으로부터 한진중공업 주식 5567만2910주를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매각 대상주는 전체 한진중공업 주식의 66.85%에 달한다.

지난해 12월 KDB산업은행·수출입은행·시중은행 등으로 구성된 한진중공업 주주협의회채권단은 한진중공업 지분매각과 관련해 동부건설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안건을 통과시킨 바 있다.

업계에서는 동부건설컨소시엄이 건설과 조선 사업을 절반 비중으로 다루는 한진중공업을 최종 인수하게 되면 전략적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점쳐지는 것은 주력 업종인 건설업에서의 상승효과다. 시공능력평가 21위(2020년 기준)에 이름을 올리는 동부건설은 '센트레빌', 시평 46위 한진중공업은 '해모로'라는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공급 확대를 대대적으로 공언하고 있는 것도 이번 인수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린뉴딜 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친환경 에너지 사업도 추진 동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동부건설은 현재 소각사업과 하수처리 등 환경에너지사업을 영위하는 동부엔텍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여기에 한진중공업의 해상 플랜트 기술이 결합되면 친환경 분야에서는 강점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동부건설 측에서도 동부건설과 한진중공업은 같은 건설업을 영위하지만, 각자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다만, 동부건설컨소시엄은 지역 단체와 노조의 비판부터 넘어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일전부터 일각에서는 동부건설컨소시엄의 한진중공업 인수를 두고 "영도조선소를 밀어 버리고 아파트를 세우려 하는 것 아니냐", "수익성 문제로 조선업은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 바 있다. 한진중공업 노조와 부산시민대책위원회 등 시민단체는 고용보장 및 단협승계 등 장기적 운영방안 제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부산시민대책위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작년 4월부터 밀실에서 추진되던 매각은 결국 부동산 개발자본인 한국토지신탁을 모기업으로 한 동부건설컨소시엄이 매매계약을 체결했다"며 "매각입찰조건인 조선업 3년 유지는 결국 3년간 폐업수순을 밟아 조선소를 없애고 막대한 부동산개발로 수조 원대 이익만 챙길 것이란 의심을 거둘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 동부건설 측은 조선업을 영위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동부건설의 위기관리 능력과 경영 노하우를 통해 한진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도 조기에 달성 가능하다"면서 "대외적 우려와는 달리 최근 조선업 시황이 좋아짐에 따라 조선 부분 정상화도 차질없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조선업계의 수주 실적은 지난 2008년 이후 13년 만에 1분기 기준 최대 기록이다.

관건은 한진중공업 최고 경영진이 상선을 비롯한 조선 사업 부문에 대한 영업 및 수주활동을 재개하느냐에 달려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9년 5월 한진중공업은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이병모 현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이병모 사장이 한진중공업 조선부문의 대표이사를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었다.

한진중공업에는 건설부문에서 경력을 쌓은 이윤희 전 대표이사 사장이 있었기 때문에 두 대표이사가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이 유력했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이병모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에 올라 조선과 건설사업 부문을 모두 총괄하게 됐다.

이병모 한진중공업 대표이사는 “오랜 세월 조선소 현장에 몸담으며 쌓아온 노하우를 살려 회사의 조기 정상화를 목표로 내실과 재도약의 발판을 다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진중공업이 조선 전문가인 이병모 사장을 선임한 것이 조선 사업분야의 특수선을 제외한 일반 상선이 일감 바닥이 나 이를 만회하기 위해 영업통인 그를 앉혔다는 주장이 제기됐었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출처=한진중공업]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출처=한진중공업]

선박 영업과 설계, 생산, 경영 등 조선사업의 주요 업무를 두루 거친 경험을 앞세워 국내 중형조선사의 회생에 앞장서 온 그가 위기에 빠진 한진중공업 조선사업 분야를 책임지게 된 것이다.

당시 일각에서는 한진중공업이 해군, 해경, 관공선 등 방산 사업분야에서만 수주를 따내고 있어 상선 사업을 접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선(상선) 전문가인 이병모 사장의 선임은 그동안 발주가 전무했던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과 중소형 컨테이너운반선에 대한 영도조선소에서의 건조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는 방증으로 읽혀졌었다.

하지만 이병모 사장 취임 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한진중공업 조선사업 분야는 방산 분야에만 수주에 열을 올리고 있다. 민간(상선) 분야는 수주를 위한 영업조차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선 전문가인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지 2년이 다 됐지만 한진중공업 조선(상선) 부문에서의 이렇다 할 수주 소식이 전해지지 않자 동부건설컨소시엄이 인수 후 영도조선소를 부동산 개발로 쓸 공산이 크다는 우려로 이어졌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이병모 한진중공업 사장은 지난 23일 열린 ‘제1회 조선해양산업 CEO 포럼’에 참석해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상선 건조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놨다.

한편, 동부건설컨소시엄은 현재 진행 중인 기업 실사를 거쳐 기업결합 승인과 방위 사업 등에 대한 주무관청의 승인이 이뤄지면 잔금 지급 등의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오는 6~7월쯤 인수합병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ljh6413@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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