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매입·소각에 대한 가이드라인 없어 "주주가치 제고 불확실"
메리츠금융그룹 3사(메리츠금융지주·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가 배당성향을 10%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메리츠는 30%가 넘는 수준의 높은 배당성향을 보여왔기 때문에 배당주로도 꼽혔다. 이에 증권업계는 메리츠 3사에 대해 매도 리포트를 내며 향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18일 메리츠화재는 1만7600원으로 보합 마감했다.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증권은 전일 대비 각각 2.42%, 3.33% 오른 1만6950원, 4345원으로 장을 마쳤다.
메리츠 3사는 전날 13~16% 하락했다. 메리츠화재 16.78%, 메리츠증권 13.83%, 메리츠금융지주 15.56%로 하루 사이 급락을 보였다.
이는 지난 14일 메리츠 3사가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으로 배당하겠다'는 내용의 공시를 낸 영향이다.
최근 3년간 3사의 배당성향은 메리츠금융지주 66%, 메리츠화재는 35.2%, 메리츠증권 38% 였다.
메리츠 측은 "자사주 매입, 소각 등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향후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실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해당 공시를 발표하자 KB증권에서는 흔하지 않은 매도 보고서를 내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 규모와 시기에 대한 설명이 없어 주주 환원율 하락 우려와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며 메리츠증권에 대해 투자의견은 '중립'에서 '매도'로, 목표주가는 4800원에서 4000원으로 낮춰 잡았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배당 축소를 동반한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주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주주환원 정책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메리츠 3사의 투자포인트가 배당이었다는 측면에서 당분간 주가 투자심리 악화를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보수적인 접근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 1분기 손해보험사 실적은 자동차 손해율과 장기 사업비율 개선에 따른 보험수지 개선 등으로 대부분 컨센서스를 20% 이상 상회했다"라며 "이 중 메리츠화재는 장기사업비율이 커버리지 사 중 가장 높은 합산 비율 폭을 이끌었는데 이번 중장기 배당성향 하향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회사 측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가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예고된 배당 성향에 비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주주가치 제고 방향은 불확실하다"고 진단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2만원에서 1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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