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후 택시기사 폭행' 혐의 이용구 법무차관직 사의
'음주 후 택시기사 폭행' 혐의 이용구 법무차관직 사의
  • 윤여진 기자
  • 기사승인 2021-05-28 10:54:12
  • 최종수정 2021.05.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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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법무차관 임명되고 6개월만
지난해 12월 16일 새벽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해 12월 16일 새벽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법무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음주 후 탑승한 택시에서 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이용구(사진) 법무차관이 28일 사의를 표했다.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이 차관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8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비검찰 출신 첫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검찰 과거사 재조사 업무를 주도했다. 지난해 1월 법무부 공수처출범준비팀을 겸임했지만 3개월만에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사직해 추미애 당시 법무장관과 갈등 관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는데, 지난해 12월 법무차관으로 화려하게 복귀한 바 있다.  

법무부는 이날 이 차관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차관에 임명된 지 6개월 만이다. 이날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은 이 차관은 "남은 1년, 법무·검찰 모두 새로운 혁신과 도약이 절실한 때이고, 이를 위해 새로운 일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법무부는 6월 초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임기를 시작하면 대검 검사급 인사에 착수할 방침인데 이때 같은 검사장급인 법무부 실·국장급 인사도 함께 이뤄진다는 점을 이 차관이 스스로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 차관은 차관 인명 전인 지난해 11월 6일 밤 서울 서초구 자택 앞에서 술에 취한 자신을 깨운 택시기사 뒷덜미를 잡는 방법으로 폭행하고 이틀 뒤 이 과정이 찍힌 블랙박스 영상 삭제를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택시기사 신고에 출동한 서초파출소 경찰은 이 차관이 운행 중인 여객운송사업용 차량에서 운전자를 폭행했다고 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적용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사건을 인계받은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달 12일 피해자가 처벌의사가 없다며 가해자와 합의했고, 폭행 시점은 택시가 정차할 때로 특가법이 적용되는 '운행 중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의사불벌죄인 단순폭행죄를 적용한 뒤 이 차관을 피의자로 입건하지 않았다. 특가법은 피해자 처벌의사에 상관없이 가해자를 처벌하고, 2015년 6월부터 '일시정차한 경우'도 ‘운행 중인 경우'로 본다는 점에서 서초서가 이 차관이 유력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인 점을 의식해 봐주기 수사했다는 논란이 제기됐다. 조사를 담당한 A경사가 이 차관 폭행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을 본 까닭에 특가법을 적용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드러나자 경찰은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지난 1월 출범한 서울경찰청 청문·수사 합동진상조사단은 26일 서초서 서장(총경)과 형사과장(경정)이 사건 당시 이 차관이 유력 인사였다는 점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서장은 사건 발생일로부터 사흘이 지난 지난해 11월 9일 생활안전과로부터 가해자가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된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형사과장에게 '사건의 증거관계를 명확히 하라' 지시했고, 형사과장은 인터넷 검색으로 이 차관 신분을 재확인했다는 것이다. 같은 날 서초서 생활안전계 서무가 서울청 생안계 직원에게 이 차관 신상을 보고했다는 점에서 최초 경찰 해명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도 논란이 예상된다. 다만 진상조사단은 "처리 부서인 수사부서에는 일체 보고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28일 김창룡 경찰청장은 "(이 차관 사건을) 서울경찰청, 경찰청은 보고받은 바도 없고 청와대에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동언)는 지난 22일 이 차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면서 관련 수사도 곧 마무리 될 예정이다. 

[위키리크스한국=윤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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