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시대의 서막] 인류, 건물 옥상에서 택시를 타다
[UAM시대의 서막] 인류, 건물 옥상에서 택시를 타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2.01.07 07:06
  • 수정 2022.01.07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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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너·드로이안·더 배트', 영화 속 미래 자동차
UAM, 인구 폭증에 교통혼잡 해소할 운송수단
비상 착륙·완전 자율주행 대비한 기술 연구 필요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한 스피너.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 등장한 스피너.

지난 1982년 개봉한 공상과학(SF)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는 '스피너'라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등장한다. 영화의 배경은 당시 37년 후를 상상한 2019년의 로스앤젤레스(LA)인데 스모그와 산성비로 덮인 어두운 도시다. 주인공 데커드(해리슨 포드)는 지구에 불법적으로 들어온 인조인간(레플리칸트) 처형하기 위해 스피너 자동차를 타고 하늘을 날며 도시를 누빈다. 지난 2017년 개봉한 후속작 '블레이드 러너 2049'에서 스피너는 인간의 조작 없이도 운항하는 '자동운항' 기능을 갖추며 진보했다.

1985년 영화 '빽 투 더 퓨쳐'에는 하늘을 나는 타임머신 자동차 '드로이안'이 등장한다. 드로이안은 원자력의 근간인 플루토늄을 동력원으로 사용해 시간여행이 가능한 타임머신 자동차다.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이는 물체의 길이는 짧아지고,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는 특수 상대성 이론에 의거해 제작된 자동차다. 이후 2편에서 비행 능력이 추가돼 원자로 대신 핵융합로를 장착하기까지 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2012년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에도 '더 배트'라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등장한다. 주인공 브루스 웨인(크리스찬 베일)은 위기에 빠진 고담시를 구하기 위해 칩거 했던 8년의 세월을 청산하고 다시 배트맨이 된다. 더 배트는 고담시를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며 악당 베인이 주축이 된 테러 세력에 대항하고, 수직·수평 비행으로 적이 쏘는 유도미사일을 빠른 속도로 피하면서 미사일과 발칸포 등 첨단 무기로 시민을 구출한다.

이렇게 영화 속에서 미래의 상징으로 그려진 하늘을 나는 자동차는 예전부터 개발 논의가 활발했다. 1940년대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개인용 비행체(PAV)라 불리는 개인 교통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유럽과 미국 등은 도로 혼잡을 막을 대안이자 경제적·사회적 잠재력을 지닌 PAV를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이후 무인기 기술 수준을 진보시켜 항공기 조종법을 몰라도 운행할 수 있도록 논의가 진전됐다. 

PAV에서 더 나아간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는 대표적인 미래 교통 수단으로 꼽힌다. UAM은 지상과 항공을 연결하는 3차원 도심 항공 교통체계로, 도심 상공에서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활주로 없이 도심의 교통 요지에 위치한 버티포트(Vertiport, UAM 이착륙장)를 환승센터, 터미널 또는 버스정류장처럼 활용해서 비행할 수 있다. 정부는 2025년 UAM 최초 상용화를 목표로 정하고 현재 제도 마련 및 기술 개발 등을 추진 중이며, 안전성 검증을 위한 실증사업에 나서고 있다. 

UAM은 미래 인구 폭증으로 인한 교통 혼잡을 해소할 중요한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다. 교통 혼잡으로 인한 통행시간의 증가는 삶의 질에 악영향을 끼칠 뿐더러 기존의 교통수단은 에너지 소비와 탄소 배출량도 증가시킨다.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위원회가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 '제로'를 선언했고, 전세계 138개국은 탄소중립 선언‧지지에 나선 상황에서 친환경 운송 수단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상황이다.

이중 지상 교통수단은 막대한 투자 비용에 지리적 한계로 획기적인 대안은 아니다. 공중에서는 헬리콥터 등 교통수단의 도입을 모색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 현재도 헬리콥터는 대표적인 공중 이동수단이지만 높은 가격과 소음으로 인한 지역주민과의 갈등, 연료비 등의 이유로 대중적으로 사용되기 어렵다. 반면 UAM은 소음이 매우 작고, 수직이착륙이 가능해 좁은 공간에서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와 우버가 추진해온 '하늘을 나는 택시'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 /현대차 제공
현대차와 우버가 추진해온 '하늘을 나는 택시' 도심항공교통(UAM, Urban Air Mobility) [출처=현대차]

영화와 비교하면 UAM의 수준은 어디까지 진보했을까. UAM은 아직 상용화 이전의 초기 단계이다. 이때문에 사업화를 위해 공유택시 개념의 서비스로 시작하고 있다. 글로벌 승차공유 업체 우버는 2016년 공유기반 '에어 택시' 사업계획을 선포하며 선제적으로 나섰다. 에어택시는 여객 운송을 목적으로 공항과 공항 사이를 부정기적으로 운항하는 소형 항공기로 PAV와 UAM를 절충한 개념이다. 국내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 SK텔레콤, 카카오 등 기업이 뛰어들었다.

상용화를 위해선 안전 장치가 아직 미흡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UAM은 비행을 가능하게 하는 양력이 부족해 동력을 잃으면 쉽게 추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비상착륙장인 헬리포트가 있지만 도심이 아니면 헬리포트를 이용하기 어렵고 아직 숫자도 부족한 형국이다. 건축물 옥상에 광장이나 헬리포트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하는 조항은 사라졌다. 위험물이 존재할 경우 물체를 인식할 수 있는 객체 인식 기술도 필요하다.

2027년 완전 자율주행(Lv.4) 상용화 이후를 위한 검증도 필요하다. 완전자율주행에 필수적인 회피, 통신, 관제 등 기술과 규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 미국 연방항공국은 이를 고려하면 UAM 초기 운영은 현재의 규제에 적합한 전기 수직이착륙기(eVTOL)를 사용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용화 이전에는 유무인 겸용 자율비행 개인용 항공기(OPPAV) 형태의 기체로 운행을 시작할 수 있다. OPPAV는 원격 조종·자율비행 또는 조종사가 탑승해 운행하는 유무인이 혼재된 PAV 형태다. 용이한 조종과 현재의 수준에선 지정된 경로로만 운행하는 OPPAV가 적합하다는 것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023년까지 OPPAV 기술 검증을 완수하겠다는 목표를 지난해 4월 제시했다.

정부 기관에서는 국토교통부가 도심 내 수직 이착륙을 특징으로 하는 UAM의 탑승 시설 구조와 제반 설비에 관한 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도심 내 안전한 운용과 효율적인 운항을 위해 도심 3차원 지도를 구축하는 등 UAM의 본격 활용도 준비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지능형 교통체계 기본 계획 2030'는 이런 사항을 아우르고 있다. 자동차·도로, 철도, 항공, 해상 각 교통 분야별 지능형 교통체계를 개발·보급하기 위한 추진 전략이다.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로 교통 시설과 이용자가 쌍방향으로 소통하며 교통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계획의 특징이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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