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백악관X파일(119) “무슨 수를 쓰든, 제주 한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켜라!” 외교부 특명
청와대-백악관X파일(119) “무슨 수를 쓰든, 제주 한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켜라!” 외교부 특명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2.03.19 06:40
  • 수정 2022.03.19 0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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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한-미 정치 40년 비사를 엮는 청와대-백악관 X파일. [위키리크스한국]

1995년 11월, 공화당이 주도해 통과시킨 1996년도 예산안을 클린턴 대통령이 거부하자 의회와의 관계가 매우 껄끄러워지고 국정 운영에도 차질이 생겼다.

클린턴 대통령은 미국 내 일정에 초점을 맞추느라 일본 공식 방문 일정은 물론, 오사카에서 열릴 APEC 정상회담 일정마저 취소했다. 대신 앨 고어 부통령이 참석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일본 정부의 실망감을 달래기 위해 1996년 4월 일본과 러시아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이 주미한국대사관에 알렸다. 이 소식을 접한 외무부는 클린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는 일정에 방한도 검토해줄 것을 요청하라고 대사관에 지시했다. 박건우 대사는 국가안전보장회의와 미 국무부의 상임 관료들에게 한국 정부의 뜻을 전했다.

한 백악관 관리는 그 초청에 우선 감사를 표하며 한국의 안보 상태를 고려해 진지하게 판단하겠지만, 1996년 대선 이후 클린턴 대통령의 정치 스케줄이 꽉 짜여있기 때문에 확답하기 어려움을 표명했다.

마찬가지로, 미 국무부 역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백악관 정치 고문의 의견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떤 고위급 관리는 자신의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한국의 전직 대통령 두명이 수감 중인 시기에 클린턴 대통령이 방한하는 것은 미 국민들에게 따가운 시선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상회담은 1996년 제주 정상회담
정상회담은 양국의 현안을 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가 많다. 김영삼 정부는 1996년의 경우 한미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총체적인 노력을 전개했다. 사진 왼쪽부터 박건우 주미대사, 공로명 외교장관, 제임스 레이니 주한미대사, 안토니 레이크 백악관 안보보좌관. /WIKI DB

1996년 1월, 박건우 대사는 업무 협의차 워싱턴으로 돌아온 제임스 레이니 주한미국대사와 회담했다. 레이니 대사는 미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갑자기 취소된 적이 한 번 있기 때문에 이번에는 꼭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국에 관해서는, 김영삼 대통령이 얼마 전 워싱턴을 방문했었기 때문에 한국 방문을 밀어부치는 것이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2월 4일, 백악관 일일 브리핑에서 ‘방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백악관 대변인은 “클린턴 대통령이 일정상 한국을 방문할 수 없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박 대사는 클린턴 대통령의 측근을 별도로 만나, 왜 방한이 이뤄져야 하는지 자세히 설명하면서 이번 방문의 중요성을 강조한 한국 정부의 서한도 보여줬다. 외무부는 동원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 방한이 이뤄지도록 애를 썼다.

3월 26일 공로명 한국 외무부 장관은 베이징에서 레이크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을 접견한 후 워싱턴으로 왔다. 공 장관이 워싱턴을 떠난 후 백악관은 주미한국대사관에 ‘클린턴 대통령의 일정에 제주도 방문을 넣었다’고 알려왔다. 잠도 제대로 못자고 애태우며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노심초사하던 공 장관의 다리가 풀리는 순간이었다.

[특별취재팀= 최석진, 최정미, 한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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