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0일 은행장들을 만나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금감원장은 이날 취임 후 처음 17곳 은행장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금리를 산정·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추진중인 예대금리 산정체계와 공시 개선방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되도록 철저히 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또 금리인하요구권 제도 운영을 지속적으로 활성화해 소비자의 금리부담이 완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가계부채가 시스템리스크로 현실화되지 않도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안착 등 대출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달라고 언급했다. 실수요자 애로 해소를 위한 단계적 규제 정상화조치들이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전산·내규 등 준비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은행권이 취약차주에 대한 사전관리를 강화해 연착륙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은행 자체적으로 급격한 대출금리 인상시 연체가 우려되는 차주 등에 대해 저금리대출로 전환해주거나 금리조정 폭과 속도를 완화해 주는 방안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신용·다중채무자·고(高)DSR 차주 등 취약 차주에 대해 채무상환능력 변동 등을 밀착 모니터링해 선제적으로 채무 상담, 맞춤형 지원을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기업차주 또한 금리·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일시적 유동성 애로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지원해 달라고 했다. 구조적 취약 기업에 대해서는 사업전환·재편 유도 등 구조 조정을 추진하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이 금감원장은 현재 경제상황이 미 연방준비제도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공급망 차질 등 리스크 요인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복합위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상당기간 금리·물가상승이 지속되면서 국내외 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은행권에 경각심을 갖고 리스크 취약요인에 철저히 대비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금감원장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재정·금융 지원으로 부도율이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에서 거액의 금융사고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은행 금융사고 검사가 마무리되면 금융위원회와 함께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제도 개선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금감원장은 "위기 상황에서도 은행권이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주길 기대한다"며 "금감원도 은행권과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박성호 하나은행장, 이원덕 우리은행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서호성 케이뱅크 대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한별 기자]

star@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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