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제도 변경 ①] 도입까지 4개월 '준비 한창'…보험업계에 가져올 변화는
[회계제도 변경 ①] 도입까지 4개월 '준비 한창'…보험업계에 가져올 변화는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9.11 10:44
  • 수정 2022.09.11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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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부터 IFRS4→IFRS17…보험영업수익 인식 등 변화
현재가치 반영…수입보험료→CSM 위주, 저축성보험 제외
보험수익 줄지만 순익은 늘 수도…보다 직관적 판단 가능
내년 1월부터 보험사들의 회계제도에 큰 변화가 예고돼 있다. [출처=픽사베이]
내년 1월부터 보험사들의 회계제도에 큰 변화가 예고돼 있다. [출처=픽사베이]

내년부터 보험사들의 회계제도에 큰 변경이 있게 되면서 초점이 맞춰질 항목에도 변화가 예정돼 있다.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 기반으로 변경되면서 인식될 회계 상 주요 수익원도 수입보험료에서 보험계약마진(CSM) 위주가 되는 등 수익성 지표상 변화가 따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변화가 생명보험사의 성장성을 더욱 직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되면서 손해보험사에 비해 보다 극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손보사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회계제도 변경으로 보험업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보다 구체적으로 짚어봤다. [편집자 주]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회계투명성 확보를 위한 다각도의 노력에도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여전히 부정적이었다. 한국이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4)을 처음 도입한 것은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현재 보험업권에 적용되고 있는 IFRS4는 각국의 관행을 인정한 기준이지만 2023년 새해를 기점으로 변경을 앞두고 있다. IFRS9 및 IFRS17이 그것으로 전 세계적인 통일 기준이다.

IFRS9은 자산부문에 대한 기준, IFRS17은 부채에 관한 기준이다. 타 금융권은 이미 IFRS9이 도입돼 있지만 보험업권은 한시적으로 적용을 면제받아왔고 내년부터 IFRS17과 함께 적용을 앞두고 있다.

IFRS17의 대표적인 변화는 잘 알려진 보험부채의 시가평가다. IFRS17 시스템이 처음 공개됐을 때 보험사들 대부분은 보험계약부채가 대폭 늘어 자본금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표했다. 하지만 고금리 저축성상품의 판매를 줄이는 등 보험사들은 자체적인 체질개선에 나섰고 금융당국 또한 조금씩 제도를 정비하면서 이같은 우려는 상당 부분 해소됐다.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IFRS17의 시가평가 방식은 그대로 유효한 만큼 보험사로서는 부채의 증가를 피하긴 어렵다. 특히 과거 저금리 기조 하에서 대규모로 확정형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판매해 온 생보사들이 짊어진 부담은 더욱 크다. 여러 보험사들이 자본증권을 발행하고 보유자산 등을 매각하며 자본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 현재가치에 따라 성적 평가

이번 회계제도 변경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현재가치다. 그동안은 기존 계약이나 신계약의 보험료 수입을 가입 시점을 기준으로 그대로 반영했다면 앞으로는 할인율을 적용해 현재가치에 따라 보험영업부문에 대한 성적이 평가된다.

구체적으로 보험영업부문에서의 수익 인식은 보험계약마진(CSM)을 중심으로 변경된다.

현재 보험사의 수익은 수입보험료(초회보험료+계속보험료)로 인식되는데 이같은 방식은 일정 기간 내에 제공된 보험서비스의 수익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가령 보험료를 일시납한 경우 해당 회계연도에서 미래 수익까지 현재 수익으로 간주해버리는 식이다.

CSM은 IFRS17의 핵심 개념 중 하나로 현재가치로 환산한 보험계약의 미래이익을 말한다. 초기에는 보험계약을 부채로 인식했다가 기간을 두고 상각분을 수익으로 전환하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당기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장기적인 손실계약 판매도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IFRS17이 도입되면 CSM이 음(-)의 값(손실계약)을 갖는 경우 즉각 손실비용으로 처리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로선 당기 성적에 신경쓰느라 실적 부풀리기 등을 시도할 필요도 사라지게 된다.

생명보험사들이 저축성상품의 비중을 줄이고 있지만 일부 생보사들의 경우 대부분 저축성상품으로 구성되는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조달한 초회보험료가 늘었다. [출처=픽사베이]
생명보험사들은 IFRS17 등 새 회계제도 도입에 맞춰 확정형 고금리상품을 포함한 저축성상품의 비중 축소 및 보장성상품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체질을 개선해오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보험서비스 제공과 직접 연관이 없는 저축보험료도 보험영업수익에서 제외된다.

현행 IFRS4에서 보험영업수익은 위험보험료·저축보험료 등의 단순 합으로 구성되지만 IFRS17 도입 후에는 보험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안 실제 지급되지 않은 보험금 및 사업비는 더 이상 비용이 아닌 수익으로 인식된다.

달리 말하면 보험사가 거수보험료를 수익으로 인식(현금주의)하는 현재와 달리 회계기준일 별로 계약자에게 실제 제공한 보험서비스가 수익 인식의 기준(발생주의)이 된다. 여기서 보험서비스 제공과 관련이 없는 저축성보험료는 제외된다는 얘기다.

확정형 고금리가 아니더라도 생보사들이 저축성 상품의 비중을 줄이고 보장성 상품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보장성 상품은 장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큼 CSM 또한 높은 수준으로 얻을 수 있다.

결국 회계제도가 바뀐 뒤 보험사의 수익은 현재 보험료수익에서 저축성보험료를 제외한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지지만 변화하는 보험영업 포트폴리오 등을 감안할 때 순익은 오히려 늘어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IFRS17 도입에 따라 손익계산서 등의 작성방식이 변경되면서 보험사의 성과를 보다 직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장기계약 특성 상 특정 기간에 상응하는 보험료 수익을 별도로 살펴보는 것이 난해했던 이전과 달리 일정기간 제공된 보험서비스에 해당하는 보험료 수익을 구분하기 용이해질 것”이라 내다봤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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