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앞둔 KB라이프, 라이벌 신한과 '생보 대결' 주목..."따라잡긴 아직 역부족"
출범 앞둔 KB라이프, 라이벌 신한과 '생보 대결' 주목..."따라잡긴 아직 역부족"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12.14 18:24
  • 수정 2022.12.14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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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KB라이프생명 공식 출범…물리·화학적 결합 동시 추진
단기간 진통 불가피 할 수도…저축성 비중 높아 향후 성장과제도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은 23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양사 합병에 대한 인가를 얻었다고 밝혔다. [출처=각사]
내년 1월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 통합 법인인 KB라이프생명이 공식 출범한다. [출처=각사]

KB금융의 통합 생명보험법인 ‘KB라이프생명’이 출범을 목전에 두면서 라이벌인 신한금융과의 경쟁구도 형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 각 분야에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 중인 양대 지주사가 약 1년 반 간격으로 생보산업에 힘을 쏟으면서 정면대결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내달 KB금융은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으로 나뉜 2생보 체제를 마무리 짓고 통합 법인으로 KB라이프생명을 공식 출범시킨다.

KB금융은 서울 강남에 위치한 푸르덴셜타워를 거점으로 양사의 물리적 통합을 마무리 짓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전산시스템 개발까지 마치고 출범과 동시에 적용을 목표로 하면서 화학적 결합까지 동시에 추진 중이다.

은행·카드·증권·보험 등 금융 각지에서 신한금융과 경쟁구도를 형성 중인 KB금융이 신한금융의 통합 생보법인(신한라이프) 출범 1년 반 만에 생보 쪽으로도 힘을 실으면서 양측의 경쟁구도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각도 다양하다.

◇ 규모는 다소 부족…‘완전한 통합’이 관건

당분간은 신한의 우세를 점치는 시각이 많아 보인다. 규모의 경제가 통용되는 보험산업 특성 상 회사의 크기를 무시할 수 없는데 신한라이프의 몸집이 너무 커져버려서 따라잡는 건 아직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다.

앞서 신한금융은 지난해 7월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통합 법인으로 신한라이프를 출범시키며 단숨에 자산규모 기준 생보업계 4위까지 뛰어올랐다.

9월 말 기준 신한라이프의 자산 규모는 68조4156억원으로 삼성(279조1299억원)·한화(125조8248억원)·교보생명(114조516억원)에 이은 업계 네 번째다.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KB라이프생명은 33조5360억원(KB·푸르덴셜생명 합산)으로 업계 7위권이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보장성 비중을 올려도 단기적으로는 설계사 수수료로 빠지는 사업비가 높게 책정되는 것처럼 영업력 확장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어야 가능하다”라며 “지주 쪽에서 얼마나, 어떻게 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지만 양쪽(신한라이프·KB라이프생명) 차이를 생각해보면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KB금융은 앞으로 화학적 결합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어 진통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신한라이프는 작년 물리적 통합을 마무리 지었지만 내부 시스템 및 인사(HR)통합 문제로 1년여 간 진통을 앓았다. 지난 8월 노사가 협상을 마무리 지으며 현재 통합과 관련된 문제는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KB라이프생명은 내달 물리적 결합을 앞두고 있을 뿐 화학적 결합까지는 갈 길이 남은 상태다.

다른 생보사 관계자는 “신한의 통합을 지켜보면서 같은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는 의지가 반영됐을 것”이라면서도 “아무리 제도적으로 준비를 잘 하더라도 단기적으로는 직원들 간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인사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은 출범과 동시에 완전한 통합을 목표로 양사 직원 통합 워크숍을 진행해오는 한편, 전산 시스템 통합까지 채비 중이지만 별개 법인이던 직원들이 뭉치면서 불협화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KB라이프생명 초대 대표로 발탁된 이환주 현 KB생명 대표에게 주어진 지상명령도 양사의 화학적 결합인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인수합병(M&A) 과정을 겪은 한 금융권 관계자는 “M&A이라는 게 외부에서 보이는 것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라며 “투자자들이나 외부인이 보기엔 두 회사가 하나 됐으니 다 완료된 것처럼 보이지만 보고양식 같은 사소한 것부터 직급·승진체계같은 문제들이 내부적으로 남게 된다. 이를 오롯이 회사가 떠안고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보장성 vs 저축성…남아 있는 성장과제

화학적 결합까지 마무리 된다 해도 과제는 남아 있다. 신한라이프의 경우 회사에 부담이 높은 저축성보험의 비중을 대폭 줄이는 한편 보장성보험의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지만 KB라이프생명은 아직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높다.

업계에 따르면 생보사의 수입보험료 구분 가운데 생존보험과 생사혼합보험은 상당 비중이 저축성보험으로, 이 규모는 신한라이프가 약 33조5400억원, KB라이프생명(KB생명·푸르덴셜생명 합산)이 약 1조3984억원이다.

저축성보험은 만기 시 약정수익률이 포함된 원리금을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하는 만큼 회사에 걸리는 부담이 높다. 반면 보장성보험은 기본적으로 장기계약에 수보가 높아 보험사들이 이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내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서는 보험사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 보장성보험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작년 말 기준 KB라이프생명의 수입보험료(KB·푸르덴셜생명 합산) 가운데 저축성보험의 비중은 약 46.48%(일반계정 기준)로 업계 평균치(약 33~35%)를 10%p 이상 상회한다.

채널별로도 저축성보험의 비중이 높은 은행 창구(방카슈랑스)를 통한 보험료수입이 신한라이프는 170억원(9월 말 기준)에 그치는 반면 KB라이프생명은 3743억원(KB·푸르덴셜생명 합산)으로 높은 편이다.

다만 통합 법인 출범에 앞서 지난 7월 KB라이프생명이 자회사 보험대리점(GA)으로 KB라이프파트너스를 출범시키며 대면채널 강화에 나서고 있어 향후 긍정적인 변화도 예상된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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