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이 하루 만에 막을 내린 가운데, 러시아 정규군의 허술한 대응에 대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들이 진격할 당시, 러시아가 남부을 쉽게 내줬다는 이유에서다.
25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은 모스크바에서 500㎞ 떨어진 보로네시주와 350㎞ 거리의 리페츠크주까지 단숨에 올라갔다.
이들이 1000㎞ 가까운 거리를 돌파할 동안, 러시아 정규군과 간헐적인 교전을 벌이면서도 비교적 순조롭게 북진할 수 있었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발언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을 통해 "(로스토프주) 사령부를 접수할 때 총알 한 발도 쏘지 않았고, 어느 누구의 업무도 방해하지 않았다"라며 "누구도 죽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러시아 정규군 병력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집중 투입되면서 정작 중요한 핵심 지역 방어에 허점을 보인 게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일간 뉴옥타임스(NYT)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이 반란 당시 사용했던 차량은 용병들을 실어 나르는 일반 트럭이다. 심지어 무방비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전해진다.
모스크바는 대테러 작전 체제를 발령하고 보안 조처를 강화했다. 그러나 당일 오후가 돼서야 서남부 외곽에 기관총 포대를 설치하는 등 다소 허술한 경계를 취했다.
영국 국방부는 일일 정보보고에서 러시아 정규군 중 일부가 "바그너 그룹을 묵인하며 소극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바그너 그룹의 이번 반란으로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벨라루스 텔레그램 미디어 넥스타는 러시아군이 헬리콥터 6개와 항공관제기 1기 등 항공기 7기를 손실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반체제 인사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는 "푸틴과 프리고진은 정리가 된 것 같다"라며 "근데 우리의 '완고한' 쇼이구는 어디 있나"라고 꼬집었다.
DPA 통신의 보도에 의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소이구 장관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태도 변화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문수 기자]
doorwater0524@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