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줌인] 러시아의 방어에 부닥쳐 고전하는 서방 무기들
[우크라 줌인] 러시아의 방어에 부닥쳐 고전하는 서방 무기들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7.28 05:48
  • 수정 2023.07.28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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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격퇴했다고 러시아가 공개한 서방 전차들의 파괴 장면 [러시아 국방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을 격퇴했다고 러시아가 공개한 서방 전차들의 파괴 장면 [러시아 국방부]

BBC는 27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작전을 이끌고 있는 서방 무기들이 러시아의 방어에 막혀 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서 더딘 반격을 지휘하고 있는 한 우크라이나 장군은 러시아 방어 때문에 서방 탱크와 장갑차 등의 군사 장비들이 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렉산드라 타나브스키 장군은 부하들이 여러 겹으로 설치된 지뢰밭과 요새화된 방어선을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작전을 우리 군대가 직접 수행해야 합니다.”

그는 러시아군의 방어가 우크라이나군의 “빠른 진격”을 방해하면서 “군사적으로 만만치 않은 자질”을 과시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적을 과소평가하지 않습니다.”

그는 이렇게 강조했다.

최근 미국이 내놓은 미확인 보고서에 따르면 본격적인 대반격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서 미국의 씽크탱크인 ‘전쟁연구소(The Institute for the Study of War)’는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군의 방어진지”를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서방이 제공한 탱크와 장갑차들이 전세를 결정적으로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공세 첫날에는 오리히프 시 근처에서 여러 대의 레오파드(Leopard) 탱크와 미국의 브래들리(Bradley) 장갑차들이 피해를 입었다.

러시아 전선을 돌파하기 위해 대부분 서방에 의해 훈련받고, 서방 무기로 무장한 우크라이나 제47여단은 공세가 시작된 지 얼마 있지 않아 지뢰 때문에 더 이상 진격을 못하고 있다가 러시아 포격의 표적이 되었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이미 실패했다고 주장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피해를 담은 여러 동영상들을 공개했다. 사실상 러시아에 결정타를 가했다기보다는 초반의 실패에 가까웠다.

BBC 취재진은 최전선 뒤 숲 속에 은폐하고 있는 이 여단의 야외 작업장을 방문했는데, 그곳에서 병사들은 현재 12대 이상의 장갑차(대부분 미국의 브래들리)를 수리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우크라이나에 도착했을 때는 멀쩡했을 이 군사 장비들이 지금은 전투의 상처를 안고 있었다. 부서진 궤도와 구부러진 바퀴는 이들이 러시아의 지뢰 공격을 받았음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장비를 수리하던 기술별 중 한 명인 셔르히는 “우리가 더 빨리 수리할수록 더 빨리 전선으로 복귀해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일부 장갑차는 아예 수리가 불가능해 예비 부품을 위해 해체하거나 다시 만들기 위해 “동맹 국가에 반납”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 시인했다.

서방이 제공한 장갑차들은 우크라이나군을 보호하는 데는 쓸모가 있지만, 대반격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인 러시아 지뢰를 뚫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BBC 취재진은 남쪽 전선을 취재하면서 영국이 제공한 마스티프(Mastiff) 장갑차가 파괴된 모습도 목격했다.

제47여단은 현재 지뢰를 제거하기 위해 구소련 시대의 전차 중 일부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장비들도, 앞에 지뢰 탐지 장치를 장착하더라도, 땅에 숨겨진 폭발물을 피할 수 없다.

최전선 근처에서 부대를 지휘하고 있는 탱크 부대의 사령관 막심은 취재진에게 최근 피해를 입은 T-64 탱크를 보여주었다. 이 탱크 전면에는 지뢰를 탐지해서 터뜨리기 위해 두 개의 롤러가 장착되어 있었다. 그는 전날 밤 보병들의 진격을 위해 지뢰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롤러 중 하나를 잃었다.

러시아군이 설치한 여러 겹의 지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이 방해받고 있다고 말하는 최전선의 탱크부대 지휘관 막심 [사진 = BBC캡처]
러시아군이 설치한 여러 겹의 지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이 방해받고 있다고 말하는 최전선의 탱크부대 지휘관 막심 [사진 = BBC캡처]

“일반적으로 이 롤러 장치는 최대 4번의 지뢰 폭발을 견딜 수 있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러시아인들은 지뢰 제거 장치를 파괴하기 위해 지뢰 위에 또 다른 지뢰를 겹쳐 놓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지뢰가 너무 많아서 매우 힘듭니다.”

막심 사령관은, 러시아 방어선 앞에는 4줄 이상의 지뢰밭이 있다고 덧붙이며 이렇게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지원군’ 소속 드론 정찰팀과 팀장 ‘독’(콜 사인)의 전투를 지켜보는 과정은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독(Doc)’이라는 콜 사인으로 불리는 드론 정찰팀장은 작년에 케르손 탈환 전투에 참여했었다. 그러나 그는 이번에는 훨씬 더 힘든 전투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전쟁에서 처음으로 병사들이 포 공격보다 지뢰에 더 많은 부상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독’은 최근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참호를 공격하는 동안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 중 하나를 보여주었다.

병사들이 진입하자마자 엄청난 폭발이 일어났다. 빈 참호에는 지뢰가 설치되어 있었다. ‘독’은 러시아군은 원격으로 지뢰를 터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병사들이 참호에 진입하면 원격 버튼을 눌러 폭발시켜 버립니다.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2주 동안 이러한 전술이 전개되는 현장을 목도하면서 그것을 “새로운 무기”라고 불렀다.

우크라이나의 남부 공세는 군사적 논리를 바탕으로 전개되고 있다. 러시아군을 갈라놓으면서 적에게 점령된 멜리토폴과 마리우폴로 진격해 크림반도를 탈환하는 작전이다. 그러나 이 작전은 우크라이나군이 이제 러시아군의 가장 강력한 방어선과 맞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타나브스키 장군은 부하들이 “너무나도 힘든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방어선도 궤멸시킬 수 있지만, 인내심과 민첩한 행동이 수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천천히 적을 지치게 하는 지연작전을 구사하고 있다고 장군은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시아는 병사들을 잃는 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으며, 최근 러시아군 지도부의 변화는 “모든 것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아직 모든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더딜지라도 공격은 분명 진행 중이며, 우리는 목표를 확실히 성취할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타나브스키 장군에게 현재 진행 중인 반격이 성공인지 실패인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지를 묻자 그는 미소를 지으며 “공격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지금 당신과 이야기하고 있을 수도 없었을 겁니다.”라고 답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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