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FOCUS] 태영, 채권단 최후통첩에 다급했나?…오너일가 사재 출연 등 ‘자구책’ 수정
[건설 FOCUS] 태영, 채권단 최후통첩에 다급했나?…오너일가 사재 출연 등 ‘자구책’ 수정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4.01.04 17:23
  • 수정 2024.01.04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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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그룹, 금융권 비판에 백기…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전액 태영건설 지원
윤석민 회장·윤세영 창업주 사재 480억 출연…“일부 지분 매각해 현장 투입”
태영, ‘워크아웃 불발’ 위기…채권단, 사재 출연 등 알맹이 빠진 자구책 비판
창업주 윤세영 회장 직접 나서 ‘회사 살릴 기회달라’ 읍소…채권단 반응 냉랭
강석훈 산은 회장 강도높은 비판…“자구 약속어기면서 회사 살려 달라는 것”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 전경. [사진=태영건설]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 전경. [사진=태영건설]

태영그룹이 채권단의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4일 태영그룹에 따르면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관련해 주채권은행에 약속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을 지난 3일부로 태영건설에 모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와이홀딩스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산업은행에 약속한 그룹 차원의 자구계획 중 자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원 가운데 잔액 259억원이 어제 일자로 태영건설에 지원됐다”고 말했다.

티와이홀딩스에 따르면 태영인더스트리를 매각해 손에 넣는 현금 1549억원 가운데 400억원은 워크아웃 신청 직후 태영건설의 협력업체 공사대금 지급에 지원됐다.

이후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라 티와이홀딩스에 청구된 연대채무 중 리테일 채권의 상환에 890억원이 추가로 지원됐으며, 나머지 259억원은 지난 3일 태영건설 공사현장 운영자금 등에 모두 투입됐다.

티와이홀딩스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산업은행에 약속한 그룹 차원의 자구계획 중 자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가운데 잔액 259억원이 어제 일자로 태영건설에 지원됐다”고 밝혔다.

티와이홀딩스에 따르면 1549억원 중 400억원은 워크아웃 신청 직후 태영건설의 협력업체 공사대금 지급에 사용됐다. 이후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에 따라 티와이홀딩스에 청구된 연대채무 중 리테일 채권의 상환에 890억원이 투입됐으며, 나머지 259억원이 어제 태영건설 공사현장 운영자금 등에 마저 지원됐다.

티와이홀딩스는 이 가운데 연대보증 리테일 채권 상환에 대해 “워크아웃 신청으로 즉시 채무를 상환해야 하는 태영건설을 대신해서 티와이홀딩스가 개인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직접 상환한 것”이라면서, “자구계획 내용대로 매각대금 전액이 태영건설을 위해 사용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 가운데 1133억원은 티와이홀딩스 지분의 주식양도소득세가 공제된 이후 금액이며, 416억원은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 지분의 주식양도소득세 공제 후 금액이다.

한편 이날 티와이홀딩스는 484억원 규모의 사주 일가 사재출연 내역도 함께 공개했다.

티와이홀딩스에 따르면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은 태영인더스트리 지분 매각 대금 416억원(주식양도소득세 공제 후)을 모두 태영건설에 지원했다. 이와 별개로 태영건설 자회사 채권 매입에도 30억원을 투입했다. 윤 회장의 부친으로 태영그룹 경영에 복귀한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 역시 태영건설과 자회사 채권 매입에 38억원을 썼다.

태영그룹에 따르면 윤석민 회장과 티와이홀딩스의 태영인더스트리 지분을 매각한 대금은 워크아웃 신청 직후부터 협력업체 공사대금 지급, TY홀딩스의 태영건설 연대보증 리테일 채권 상환, 태영건설 공사현장 운영자금 등에 순차적으로 지원됐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1차 채권단 설명회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채권단 400여 곳이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신청 관련 1차 채권단 설명회가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채권단 400여 곳이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태영그룹은 지난 3일 워크아웃을 신청해 동의를 얻어내는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채권단을 대상으로 자구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채권단의 반응은 냉랭한 분위기다.

창업주인 윤세영 회장까지 직접 나서 다시 기회를 달라며 호소했지만 채권단의 입장은 강경했다. 태영 측이 제시한 자구책을 놓고 진정성이 보이지 않았다며 냉정하게 평가한 것이다.  채권단은 설명회 첫날부터 격앙된 목소리로 '태영건설 워크아웃' 절차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임을 간접적으로 예고한 셈이다. 

이날 윤세영 회장은 “ 일부 언론에서 부동산 PF 규모가 9조 원이라고 보도됐지만, 실제 문제가 되는 우발채무는 2조5000억원 정도로 회생 가능성이 있는 기업인 만큼 채무를 상환할 기회를 주시면 어떻게든 태영을 살려내겠다”고 호소한 것이다. 

그러나 채권단의 분위기는 냉랭했다. 산업은행 등 주요 채권단은 태영그룹이 첫 약속부터 어겼다는 입장을 밝히며, 태영그룹 계열사인 태영 인더스트리 매각자금 모두 태영건설을 구제하는 지원금으로 사용되어야 한다고 최후통첩을 날린 것이다.

태영건설이 지난 3일 오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관련 채권단 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열어 자구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태영건설이 지난 3일 오후 산업은행 본점에서 기업구조개선(워크아웃) 관련 채권단 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자구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산업은행]

채권단이 제시한 원상복귀 시점은 늦어도 5일까지다. 태영그룹이 약속을 어기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도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도 함께 전했다.

앞서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4일 태영그룹에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549억원을 당초 약속대로 전액 태영건설에 지원하라”는 의사를 강하게 전달했다. 쉽게 말해 1149억원을 늦어도 태영건설에 지원하지 않으면 사실상 워크아웃을 승인해주기 어렵다는 최후의 통첩을 날린 것이다.

태영그룹 지주사 격인 TY홀딩스는 태영인더스트리(태영홀딩스) 매각자금 1549억원 가운데 일부인 약 400억원만 태영건설 지원금으로 썼다. 나머지 1149억원 중에서 809억원 가량은 이미 TY홀딩스의 채무보증 상환에 사용해 채권단과의 약속을 어겼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태영그룹 약속대로 태영인더스트리 자금을 태영건설 지원에 투입하지 않는다면 회사 측이 내세웠던 4가지 자구안 가운데 하나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채권단도 워크아웃을 진행하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채권단은 태영이 당초 약속한 자구 계획을 처음부터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채권단에 따르면 태영 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포함해 자회사 에코비트‘ 매각대금, 골프장 ‘블루원’과 ‘평택 싸이로’ 지분을 태영건설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대부분이 태영건설이 아닌 지주사 TY홀딩스의 채무를 갚는 데 사용했다는 입장이다.다만, 채권단은 태영그룹 총수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나 지주사 TY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 매각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자구책에서 배제되자 강하게 비판했다.

채권단은 또 12시까지 1149억 원 넣으라는 요구도 지키지 않았다며, 자구책을 구두 약속이 아닌 '공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양윤석 TY홀딩스 미디어정책실장은 “남은 기간 채권단이 어떤 말씀들을 주시면 충분히 검토하겠다 이런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금융권에 따르면 눈물을 흘리며 지원을 호소했던 윤 회장은 사재출연에 대한 채권단의 질문도 받기 전에 자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과 관련한 채권단 설명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신청한 것과 관련한 채권단 설명회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주채권은행인 강석훈 산업은행회장은 “태영그룹이 약속한 자구계획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강 회장은 “회사 측이 구체적인 자구계획안을 제시하지 않고 단지 그냥 열심히 하겠으니 도와달라고만 하는 취지로만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상식적으로 채권단이 이 모습으로, 이 제안으로 워크아웃 개시에 동의한다고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고 입장을 전했다. 

결국 워크아웃 성공여부는 태영건설에 달렸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태영그룹 오너일가가 규모있는 사재출연을 포함한 강도 높은 자구안을 추가적으로 내놓지 않으면 워크아웃 문턱을 넘기기가 현실적으로 녹록치 않음을 직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워크아웃 승인보다 중요한 것은 워크아웃이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데 회사를 소유한 태영그룹 오너일가가 선제적으로 나서서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성공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면서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하는 오는 11일까지 납득할 만한 추가적인 자구안을 다시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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