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부결…아워홈 미래 불투명
최근 아워홈 내부에서 '남매의 난'이 재점화 되면서 구지은 부회장이 쫓겨날 위기에 처하면서 회사의 비전 역시 불투명해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아워홈은 강서구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어 구지은 부회장 등 사내 이사들의 재선임 안건이 부결됐다. 이에따라 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6월 끝난다. 대신 경영 경험이 부족한 첫째 언니인 구미현 씨와 그의 남편 이영렬 전 한양대 의대 교수가 선임됐다.
업계는 지난해 배당 갈등으로 인해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고 바라봤다. 지난해 4월 주총을 앞두고 구 전 부회장과 구미현 씨는 주주들에게 지급할 배당 총액으로 각각 2966억 원과 456억 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구 부회장은 30억 원을 제시하면서 가결됐다. 이같은 이유가 구미현 씨가 구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 표를 던진 핵심 이유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한다.
구지은 부회장이 이사회에서 퇴출되면서 회사의 미래 역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구 부회장 체제에서 아워홈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회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약 8% 증가한 1조9835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943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76%가량 상승했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낸 지 3년 만에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번 역대급 실적에는 구 부회장의 핵심 과제로 여겼던 '글로벌 사업 확대' 전략이 빛을 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주총에서 구 부회장은 퇴출 당하면서 그가 언급한 '식음업계 테슬라'로의 도약 역시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구 부회장은 1월 신년사에서 "아워홈은 일반적인 식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넘어 IT와 푸드테크 기술에 기반한 서비스를 고도화해 식음업계 테슬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아워홈은 글로벌 푸드&헬스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 시장에 진출을 준비했다. 회사의 계획으로는 ▲단체급식(MCP) ▲식자재유통(TFS) ▲외식(GP) ▲가정간편식(HMR) 등 4대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글로벌 진출을 준비한다고 선언했으나 모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구미현 씨가 구 전 부회장과 손을 잡으면서 구 부회장의 앞으로의 입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우선 아워홈은 자본금 10억 원 이상인 회사는 사내이사를 3명 이상 둬야 한다는 상법에 따라 주총을 다시 열고 추가로 사내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아워홈 관계자는 "구지은 부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나더라도 원래 계획대로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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