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홈쇼핑에 이어 편의점까지 유통업계가 '비닐 사용 줄이기'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이들 노력과 맞물려 비닐 사용과 불필요한 포장 감축을 위해서는 "소비자 인식 전환이 병행돼야 한다"며 이를 독려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4월 중국발(發) '쓰레기 대란' 이후 정부도 1회용품 줄이기와 재활용 촉진대책을 마련하고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5개 대형마트업계와 '일회용 비닐쇼핑백, 과대포장 없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을 맺기도 했다.
대형마트업계는 정부와 매장내 속비닐(롤백)을 크기와 배치 관리를 통해 50% 이상 감축키로 했다. '1+1' 등 마트용 행사상품 추가포장도 자제하고 과대포장 제품 입점제한 등을 통해 관리해나가기로 했다.
이보다 앞서 이마트가 2009년부터 시행한 '비닐 쇼핑백 없는 점포' 캠페인도 그해 이마트 6000만장(120개 점포 기준) 감축으로 결실을 맺었다. 감소 움직임은 업계 전반 확산되면서 비닐봉투를 장바구니로 대체했다. 이후 이마트는 찢어지는 종이봉투를 부직포로 전환하면서 지난해엔 종이봉투 사용을 완전히 중단했다.
홈쇼핑업계뿐만 아니라 편의점업계까지 '비닐 사용 줄이기'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CJ ENM은 홈쇼핑업계 처음 친환경 종이 포장재를 도입했다. 택배 박스 포장에 사용하는 비닐 테이프를 종이 재질 테이프로 바꾸고 부직포 행거 의류 포장재도 종이 행거 박스로 대체했다. 뽁뽁이와 스티로폼 대신 종이 소재 완충제도 도입했다. 고객층은 내부 비닐 포장 등을 일일이 풀어야 했던 기존 포장에 비하면 "분리 수거할 때 편하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GS리테일의 GS25도 이달 12일부터 편의점업계 처음 종이 봉투를 도입한다. GS25는 크기에 따라 150원(大), 100원(小)에 판매할 예정이다. 봉투는 20원을 주고 구입해야 하지만 기존 비닐 봉투와 함께 종이 봉투까지 선택폭을 넓힌 것이다. 이외 원두커피 카페25 아메리카노 구입시 개인 용기를 사용하면 큰컵 용량은 200원, 작은컵 용량은 100원씩 할인해준다.
식품 제빵업계도 힘을 싣고 있다.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도 비닐 봉투 대신 재생 용지 종이 봉투 사용을 늘린다. 두 기업은 2일 환경부와 이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고 파리바게뜨는 연말까지 전국 3367개 매장에서 비닐 봉투 사용량을 90% 이상 감축할 계획이다. 뚜레쥬르도 전국 1306개 매장에서 내년 1월까지 비닐 봉투 사용량을 80% 줄인다. 아울러 플라스틱 빨대와 일회용컵 사용도 줄인다.
지난 5월 스타벅스·엔제리너스·파스쿠찌·이디야 등 16개 커피전문점,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등 5개 패스트푸드점도 컵 사용과 관련해 환경부와 1회용품을 줄이고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개인컵을 사용하면 혜택을 주는 등 재활용을 촉진하고 다회용컵 사용을 장려한다.
이와 맞물려 업계 일각에서는 "비닐 사용을 줄이고 불필요한 과대 포장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무엇보다 소비자 선호와 인식 변화가 우선"이라며 "기업은 소비자 선호를 따라가게 돼 있다. 소비자가 간단한 포장을 선호하고 선택하면 과대 포장이 줄어드는 것은 수순"이라고 봤다.
eesoa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