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3강' 면세점 강남 집결...'따이공' 시장 왜곡, "제대로 된 경쟁 어렵다" 우려
'유통 3강' 면세점 강남 집결...'따이공' 시장 왜곡, "제대로 된 경쟁 어렵다" 우려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8.11.06 05:42
  • 수정 2018.11.06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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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1일 공식 문을 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내부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이달 1일 공식 문을 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내부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이달 1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코엑스몰 상권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그랜드 오픈, 롯데·신세계와 함께 유통 3강이 모두 면세점으로 강남에 집결하면서 면세업계 '강남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은 유통 3강이 이끄는 '면세대전' 시작과 함께 일대 강남 상권까지 활성화하리라는 기대치를 높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따이공'으로 왜곡된 현재와 같은 면세시장에서는 제대로 된 경쟁은 힘들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발전보다는 중국 보따리상 '따이공'만 배불리는 출혈경쟁, 소모전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여행이 풀렸다고는 하지만 북경이나 산둥 등지도 전세기도 안 되는 등 조건이 붙어 있고 이같은 제한으로 실제 여행 상품화할 수 있을 정도가 안 된다. 실제 풀렸다고 보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개별여행객들이 어느 정도 있지만 대부분 순수한 관광객이 아니고 중국 보따리상, '따이공'인 경우가 많고 이들이 국내 면세업계 수익을 올리는 주력층"이라며 "결국 이들이 원하는 것을 가장 많이 제공하는 업체가 매출 경쟁에선 유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업계는 명동쪽이 관광 등 입지나 물품 등 모든 요소들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강남지역에 대기업 사전면세점이 밀집, 새롭게 단지를 형성했다고 하더라도 일단 명동만큼 따이공 동선을 끌어들이는 데는 인위적으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이같은 유인책으로는 수수료가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뜩이나 면세업계가 수수료 등 마케팅 경쟁에 열을 올릴 것으로 예견되는 상황에서 업계 후발주자로서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명동도 아닌 강남에서 마케팅 경쟁에 주력한다면 강남지역에서도 롯데와 신세계가 이미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수수료가 아니라 브랜드·상품·서비스 등 이외 요소에 주력하더라도 업계 희비는 이들 따이공 선호와 동선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방한 목적이 관광이 아닌 재판매용 구매 위주인 따이공에게 주변 관광 자원은 중요한 게 아니다. 강남권 신규 면세점들이 차별화 지점으로 강조하는 미디어 파사드나 미디어 월 등 디지털 외관상 볼거리도 현재 매출 관점에서는 핵심은 아니다. 

이들 동선을 좌우할 수 있는 요소는 조금 더 본질적인 부분이다. 관련 업계는 각 사별 매출 성공의 가늠자로 따이공의 선호 물품, 브랜드 확보를 꼽고 있다. 화장품과 한국산품 물량 확보가 대표적이다. 이외 넓은 대기 장소나 주차장, 입지 등 접근성도 중요하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K뷰티 국내 화장품 주력의 명동본점에 비해 'K 패션 성지'로서 강점을 피력한다는 입장이어서 '화장품', 특히 '국산 화장품'에 구매가 몰리는 따이공 선호도로 본다면 다소 매력이 떨어진다. 명동에 몰린 따이공 구매동선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는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이나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월드타워점도 마찬가지다. 따이공 매출은 화장품, 특히 국산 화장품을 브랜드수, 물량 등에서 많이 확보하고 있을수록 유리하다. 한국산품은 외국인 경우 시내면세점 매장 현장에서 바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국산품을 많이 갖춘 매장일수록 따이공 구매가 몰릴 수 있다. 

서초구 반포로 강남 센트럴시티 5개층 약 3906평(1만3570㎡) 규모 브랜드 350개의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연말까지 1800억원, 올해 7월부터 내년 7월까지 매출 목표는 5000억원으로 잡고 있다. 국내 브랜드 매장 할애 공간은 36%로 국내 면세점 중 높지만 화장품보다 패션·잡화에 주력하면서 오히려 따이공 선호는 비껴가버렸다. 

신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내년 목표 매출 6700억원 가량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10층까지 3개층에 약 4311평(4250㎡) 규모 420여개, 온라인전용 브랜드까지 600여개 브랜드를 갖추고 있다. 이 가운데 8층 명품, 9층 화장품·잡화 매장은 150여개 국내외 뷰티 브랜드를 구비, 따이공 선호를 고려하면 무난한 구성이라고 볼 수 있다. 

매장 규모 에비뉴엘동과 타워동 연결로 8~9층 약 5252평(1만7334㎡)으로 가장 크고 9층 화장품 매장도 잇츠스킨, 에이지트웨니스, 바닐라코, 더 샘,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이지듀 등 중소 화장품 인큐베이팅관 등 국산 화장품을 고루 갖춘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도 따이공 매출에서는 유리한 편이다. 현재도 상반기 매출 5000억원대다. 연내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유통 3강 면세점 위치는 전철역으로는 삼각 벨트, 지리적으로는 일직선 형태다. 현대백화점면세점과 롯데면세점 코엑스점이 있는 삼성역,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위치한 잠원·반포 일대부터 종합운동장을 거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송파구까지 쇼핑 동선을 형성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전철 3·7·9호선 환승역, 33개 버스 노선 등 국내 교통 허브에 위치해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원스톱 출국 서비스와 함께 인천공항까지 리무진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한국도심공항, 전철 2·9호선, 39개 버스 노선 등을 갖추고 있다.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전철 2·8호선, 공항버스까지 23개 노선을 갖추고 있다. 

내국인이 아니라 개별여행객, 여행사로 들어오는 따이공 등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다면 한국도심공항을 갖춘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조금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접근성 측면에서 신세계면세점은 다소 내국인에 최적화돼 있다. 

하지만 이들 따이공 대부분이 카니발 등 자가 승합차량을 이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접근성 관건은 인근 도로 원활한 차량 흐름과 주차 시설이다. 특히 주차장 규모와 내부 대기 시설 등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월드타워점은 서하남IC, 송파IC, 테헤란로, 올림픽대로 등으로 자차 이동 동선은 비교적 쉬운 편이고 코엑스몰도 올림픽대로를 이용하면 용이한 편이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백화점 지하 주차장뿐만 아니라 고속터미널 3번 출구 외부 신세계 파미에 주차장까지 갖추고 있지만 강남 고속터미널 일대는 상습 정체지역으로 따이공 입장에서 접근성이 좋은 편은 아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대백화점 별관 주차장 개보수로 중대형 전용 주차장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주차시설이 부족하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향후 외부, 공영주차장 등을 추가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주차 요금은 롯데면세점이 위치한 롯데월드몰·타워는 오전 10시~오후 8시까지 10분당 500원, 이외 시간 10분당 200원이 적용된다. 티켓 소지자는 시간당 적용 요금을 할인해준다. 신세계는 구매 금액별로 무료 주차가 최대 5시간(10만원 이상)까지 적용된다. 주차 비용면에서는 어디가 낫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관련 업계는 업계 매출 정상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따이공' 위주 면세시장 정상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왜곡된 시장을 바로 잡지 않는다면 중국 여행시장이 풀리는 것은 국내 관련 업계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이다. 업계는 여러 관계 기관이 합동 TF팀을 구성하든지 나서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어 업계 한 관계자는 특정 방안 마련 전 따이공 특성을 잘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따이공 업체 대부분 화교가 아니다. 중국 현지 교포가 운영한다"며 "이들은 우리말이 되고 중국 현지망이 있지만 언제든 문제가 생기면 쉽게 업을 정리하고 손 떼버리면 그만인 사람들이다. 피해는 남은 업계 등이 떠안게 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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