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난립하는 ‘한강어촌체험마을’…지역 주민들 “피해 심각”
불법 난립하는 ‘한강어촌체험마을’…지역 주민들 “피해 심각”
  • 최태용 기자
  • 기사승인 2019-02-13 16:37:59
  • 최종수정 2019.02.1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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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법‧식품위생법‧소방법‧하수도법 등 위반 소지
혈세 15억 들여…“어민 가장한 외지인 배만 불려”
경기도 김포시 전류리에 있는 한강어촌체험마을의 준공 당시(왼쪽) 모습과 현재 모습. 준공 당시엔 주차장이 개방돼 있었지만, 현재는 발을 쳐 차량 출입을 막고 사실상 식당으로 이용하고 있다.
경기도 김포시 전류리에 있는 한강어촌체험마을의 준공 당시(왼쪽) 모습과 현재 모습. 준공 당시엔 주차장이 개방돼 있었지만, 현재는 발을 쳐 차량 출입을 막고 사실상 식당으로 이용하고 있다.

공익을 위해 조성된 한강어촌체험마을이 식당으로 둔갑해 특정인의 사익에 이용되는 가운데(2월 11일 보도), 이 식당에서 각종 불법이 자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경기도 김포시에 따르면 하성면 전류리에 있는 한강어촌체험마을은 대지면적 1000여㎡, 건축면적 215㎡, 연면적 700여㎡로 지하 1층과 지상 1‧2층으로 이뤄져 있다. 땅은 영어조합법인 한강어촌체험마을 소유지만, 건물은 시 소유로 건축비 15억원을 정부(12억원)와 지자체가 전액 부담했다.

이 건물 용도는 지하 1층이 주차장 및 일반창고로, 지상 1‧2층이 소매점으로 등록돼 있다. 이 가운데 시 심의를 통과한 지상 1층은 음식점영업이 가능하다.

그런데 용도와 별개로 현재 이 건물은 ‘000 무한리필’이 전체를 쓰고 있다.

지하 1층은 4면의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투명비닐로 된 발을 쳐 놓고 차량의 출입을 막았다. 발을 걷어내더라도 내부 전체를 식탁과 냉동창고, 계산대가 차지하고 있어 주차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체험장으로 이용하기로 한 지상 2층도 마찬가지다. 식탁과 의자가 빼곡해 영락없는 식당이다. 김포시에 확인해보니 용도변경을 허가한 사실이 없어 건축법 및 식품위생법 위반 소지가 있어 보인다.

아울러 소방시설 확보와 관련해 소방법 위반, 건물 용도와 관련해서는 하수도법 위반 소지도 있다.

준공허가부터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건축법상 지하로 인정된 지하1층은 절반 이상이 흙으로 묻혀있어야 하는데 건물의 모습을 보면 지하층 대부분이 외부에 노출돼 있다.

이에 대해 한강어촌체험마을 영어조합법인 관계자는 “지하층의 식탁 등은 영업 목적이 아닌 그냥 쌓아 놓은 것”이라며 “지상 2층도 식당처럼 보이지만 체험장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용도변경 등을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데 별도의 절차가 필요 없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사업 취지 변질, 식당 수익 외지인 주머니로

하지만 지역 주민들의 말은 달랐다. 관광객이 몰리는 봄·가을 건물 전체를 식당에서 사용하는 바람에 마을 전체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주민 A씨는 “처음엔 주차장에 수족관만 가져다 놓더니 나중엔 주차장이고 2층이고 식탁을 놓고 영업까지 하고 있다”며 “식당 이용객들의 차량으로 건물 주변은 물론 다른 상가에까지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B씨도 “여기서는 잡히지도 않는 왕새우, 꽃게(간장게장)를 파는 게 지역 어민들의 이익 창출과 무슨 관련이 있나”라며 “외지인들이 어민을 가장해 세금으로 자기 배만 불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포시도 지하 1층과 지상 2층이 음식점으로 이용된다면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시 식품위생과 관계자는 “일반음식점 영업허가는 지상 1층만 나 있다”며 “직접 조사해 문제가 발견된다면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강어촌체험마을 조성은 ‘특수상황지역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특수상황지역 개발사업은 북한 접경지역인 김포시의 상황을 고려해 지역 주민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사업비 대부분을 지원한다. 전임 유영록 시장 시절 계획돼 준공까지 마쳤다. 

다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당초 사업은 지역 어민들이 땅을 제공하면 정부·경기도·김포시가 건축비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지역 어민들은 체험마을 운영을 위해 영어조합법인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땅 매입비용에 부담을 가진 지역 어민들이 조합법인에서 하나둘 이탈하기 시작했고 결국 외지인들이 장악하게 된다.

현재 조합법인 구성원은 10명에 불과하며 대부분 마을이나 어업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대표들만 봐도 1명은 본업이 전기공사인데다, 다른 1명은 지역과 관련 없는 인물이다.

결국 지역경제 활성화, 어민들의 수익 증대라는 기존 목적을 한참 벗어난 사업으로 변질돼 버렸다.

상황이 이런데도 김포시는 별다른 문제 인식이 없어 보인다. 한강어촌체험마을 주무부서인 농업기술센터는 인력부족을 이유로 체험마을 운영과 관련한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하다. 어떤 대안을 만들 수 있겠나”라고 되물으며 “정상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최태용 기자]

1981roos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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