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대 기숙사 환불금 미지급 사태 10개월만에 해결되나?
경기대 기숙사 환불금 미지급 사태 10개월만에 해결되나?
  • 김지형 기자
  • 승인 2020.10.26 15:20
  • 수정 2020.10.26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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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 "서희건설 1, 2학기 기숙사비 아직도 환불하지 않아"
서희건설 "대금 6억원 지급하고 경기대가 기숙사 운영해라"
피해 학생들 "1, 2학기 기숙사비 빨리 환불해야"
경기대학교 수원캠퍼스 기숙사인 '경기드림타워'[사진=서희건설 제공]
경기대학교 수원캠퍼스 기숙사인 '경기드림타워'[사진=서희건설 제공]

경기대학교 수원캠퍼스 기숙사비 환불을 두고 서희건설 측과 경기대 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기숙사비 환불에 대해 학교 측과 서희건설이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면서 중간에 낀 학생들만 애를 때우고 있다.

다른 경기지역 대학들은 모두 1학기 기숙사비를 환불해줬는데 2학기가 절반이 지나도록 아직도 1,500명 가량의 경기대 학생들은 환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6일 경기대 총학생회에 따르면, 학교 측은 경기대 민자기숙사인 '경기드림타워' 기숙사비 환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2020학년도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이사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경기대 고위 관계자는 "추경편성 작업에 들어갔다. 오는 11월 10일쯤 이사회에서 승인될 것 같다"면서 "이번 추경은 기숙사비 관련 환급금 등 학교 전반적인 예산의 과부족을 메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대는 추경을 통해 장학금 형식으로 6억 800만원의 장기입실자할인환급금을 예산에 편성하면, 서희건설이 이 대금을 받은 뒤 20억원을 웃도는 1, 2학기 기숙사비를 환불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대 측은 지금 당장 1, 2학기 기숙사비 환불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서희건설 측은 자금(장기입실자할인환급금)을 경기대 측이 서희건설에 지급하면 학생들에게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아울러, 서희건설 측은 환불 건과 함께 학교가 기숙사 운영을 인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양측 간 협약서에 따르면, 서희건설은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합리적인 사유가 있어야 가능하겠지만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학교가 적극적으로 거부할 수 있는 그런 협약서 상 명시가 없어 학교에서는 인수를 하기로 한 상태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서희건설 측과 경기대 측과의 파열음은 지난 2016년 2학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희건설 측은 기숙사 입사율이 떨어지고, 원리금상환도 힘든 상황이 되자 갑자기 더이상 할인을 못하겠다고 하고 할인이 없는 정상금액을 통보했고, 학생 입장에서는 기숙사비가 11% 인상된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됐다.

서희건설 측은 기숙사비가 갑자기 인상된 상황에서 기숙사비 인상뿐만 아니라 경영이 어려우니까 동절기 난방 온도를 28도에서 22도로 변경하고 ▲ 온수관련 남녀동 및 공용부설정온도를 40도에서 30도로 낮추고 ▲ 정수기를 1층에만 설치하고 ▲ 무인택배서비스도 중단하는 등 이 같은 부대서비스를 제한하겠다고 했고 이 때문에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원성을 샀다.

참고로, 서희건설은 경기드림타워를 시공·운영 중이다. 2011년 8월 개관한 경기드림타워는 2000여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기숙사다. 서희건설은 직접 출자해 세운 (주)경기라이프를 통해 경기드림타워를 위탁관리 중이며, 경기라이프는 이 기숙사 시공사인 서희건설이 90% 지분을 가지고 있는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이 기숙사는 서희건설이 건설자금을 투자하고 경기라이프가 20년간 운영권을 가지는 방식(수익형 민자사업·BTO)이다.

총학생회는 추경 편성이 최대한 빨리 진행돼 환불조치가 이뤄지도록 협조해 나갈 예정이며, 만약 서희건설 측과 학교 측의 협의가 불발돼 환불이 안될 경우, 항의방문과 성명서 등 행동적 조처와 법적 절차를 같이 이어나갈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학생들은 학교 측과 서희건설이 어떤 계약상의 관계에 놓여있든 살지도 않은 기숙사비는 당연히 먼저 환불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피해 학생은 "기숙사비 환불문제가 지난 3월부터 불거졌는데, 1학기 끝날 때까지도, 이후 여름방학까지도 해결이 안 돼 분노하고 있다"면서 "학교 측은 뾰족한 방안이 없다면서 계속 기다려달라고만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서희건설 측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는 설명도 있었다.

또 다른 한 경기대 관계자에 따르면, 서희건설이 원리금도 상환못하는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가 터져 학생들이 환불해달라고 하니 결국 백기를 들었다는 설명이다. 서희건설의 기숙사 원리금보다 이자가 더 많은 실정이기 때문이다. 원리금에 대한 이자는 14~28억원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매월 기숙사 운영비가 2억원정도 든다. 적자를 탈피하기 힘든 구조라는 지적이다.

그는 "대환대출과 관련해서는 현재 서희건설 대출은 약정이 돼 금리를 조정할 수 없으니까 경기대가 기숙사를 인수하면서 대출을 갈아타자고 했고, 9%에 달하는 최초 대출에서 6% 정도 낮은 2~3%금리로 사학재단 대출을 대환대출로 바꾸려고 했지만 기존 대출금도 부담인데 추가 대출은 안된다고 해서 성사가 안됐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서희건설이 경기드림타워 BTO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무리하게 장밋빛 제안을 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시선도 있다. BTO사업의 경우 공모를 하고 제안서를 심사해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정 업체들이 제안을 하면 서류심사 이후 3~4개업체를 선정해 PT를 하고 종합점수를 매겨서 사업자를 선정한다. 보통 3배수를 뽑아서 다시 재심사를 해 최종 선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경기대 홍보실 측은 "서희건설에서 자체적으로 다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공식 입장을 얘기할 부분이 아닌 것 같다"라면서 말을 아꼈다.

위키리크스 한국은 기숙사비 환불에 대한 서희건설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홍보 담당자와 접촉을 시도했지만 결국 연락이 닿지 않았다.

[위키리크스한국=김지형 기자]

kjh@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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