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징계 파문] 법무부 징계위 '한동훈 살리기는 징계사유' 윤석열에 정직 2월 
[검찰총장 징계 파문] 법무부 징계위 '한동훈 살리기는 징계사유' 윤석열에 정직 2월 
  • 최정미 기자
  • 기사승인 2020-12-16 08:49:55
  • 최종수정 2020.12.16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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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사건 감찰·수사 방해 등 4가지 인정
최고 수위 해임도 나왔지만 정족수 모자라
尹 "임기제 총장 내쫓아... 실체 없는 사유"
16일 새벽 4시 10분쯤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가 법무부 청사를 나와 기자들의 질문을 받던 중 꺼낸 메모지. [사진=연합뉴스]
16일 새벽 4시 10분쯤 '윤석열 검찰총장 검사징계위원회' 2차 심의를 마친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가 법무부 청사를 나와 기자들의 질문을 받던 중 꺼낸 메모지. [사진=연합뉴스]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위원장 직무대리 정한중)는 15일 오전 10시 34분부터 16일 오전 4시까지 약 17시간을 심의,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정직 2월을 징계의결했다. 지난달 24일 추미애 법무장관이 윤 총장 직무를 집행정지하면서 징계청구한 지 22일 만이다. 징계위는 혐의 6개 중 채널A 사건 감찰 및 수사 방해 등 4개를 인정했다. 검사징계법상 중징계처분 집행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중으로 '재가' 할 것으로 보인다.  
 
정한중 징계위원장 직무대리는 16일 새벽 4시 10분쯤 과천 법무부 청사를 나오며 "의견이 많아서 상당히 오랫동안 토론하다가 합의했다"며 "과반수가 되는 순간 윤 총장에게 유리한 양정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징계의결은 징계위에 참석한 위원 가운데 과반수가 양정에 의견일치를 봐야 한다. 일치가 없으면 무거운 징계엔 가벼운 징계가 부분집합으로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해 정족수를 따진다. 가령 위원 4명이 각각 해임, 정직 6월, 정직 2월, 견책 의견을 밝히면 정족수인 3명의 교집합 '정직 2월'로 결론을 정한다. 이번 징계위에서도 해임, 정직 4월, 정직 2월까지 다양한 처분이 제시됐다고 한다. 

이번 징계위에서 가장 쟁점이 된 징계청구 사유는 '채널A 사건 감찰 및 수사 방해'다. 윤 총장 측근 한동훈 검사장이 피의자로 입건됐던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에서 대검찰청 수준의 감찰 및 수사 방해가 있었다는 것이다. 윤 총장은 이 사건을 대검 감찰부가 아닌 인권부에 배당한 바 있다. 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한 검사장에게 강요미수 공범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고 보고하자 대검 전문수사전문단 회부를 지시했다. 당시 윤 총장은 이 사건 지휘를 대검 부장회의에 맡겼다가 결론이 나지 않자 '대검 지휘부와 수사 실무진 의견 불일치 시 수사자문단 심리' 대검 예규에 따른 것이다. 윤 총장 측은 해당 혐의가 징계사유에 들자 "사실상 한동훈을 쫓아내려고 추 장관 최측근 이성윤 중앙지검이 수사를 책임진 기획수사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법무부가 가장 자신감을 보인 '재판부 불법사찰'과 '정치적 중립 위반'도 징계사유로 인정됐다. 윤 총장 측은 '재판부 성향은 공개된 자료로 공소유지 참고자료' '차기 대권 여론조사 1위 결과는 윤 총장 의사와 상관없이 나온 것'이라며 두 가지 징계사유는 대수롭지 않다는 태도였다. 

징계청구 사유 중 '언론사 사주와 부적절한 접촉' '감찰 협조 의무 위반'은 징계사유이지만 징계하지 않는다는 '불문'(不問) 결정이 나왔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서 태블릿PC를 보도한 JTBC가 조작설을 주장한 변희재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한 이후 홍석현 중앙홀딩스 사장을 만난 것을 두고 혐의를 구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윤 총장이 홍 사장을 우연한 자리에서 만났고, 그 시점도 이미 변씨를 검찰이 기소한 이후다. 또 직무집행정지 사건에서 법원이 방어권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단정했는데, 방어권을 보장했다는 전제인 '감찰 불응'은 자가당착이 될 수 있는 우려가 징계위원들 사이에서 있었다. 나머지 징계청구 사유인 '채널A 사건 감찰 정보 유출'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감찰 감찰방해'는 '무혐의' 판정됐다. 법무부는 지난 4월 '한동훈 검사장을 감찰하겠다'고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보내온 문자메시지를 윤 총장이 유출했다고 주장했지만 뒷받침하는 자료는 없었다. 한 전 총리 사건은 채널A 사건처럼 대검 감찰부가 아닌 인권부에 배당한 것이 핵심인데, 징계청구 사유엔 수사방해 부분이 없다는 점이 징계사유 인정 여부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장은 "임기제 검찰총장을 내쫓기 위해 위법한 절차와 실체 없는 사유를 내세운 불법 부당한 조치"라며 "헌법과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잘못을 바로 잡겠다"며 즉각 반발했다. 윤 총장 측은 문 대통령이 정직처분을 집행하는대로 곧바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법원에서 심판 중인 사건만 직무정지취소 본안 사건, 징계취소 집행정지 및 본안 사건 등 모두 3건이다. 지난 1일 행정법원이 '직무집행정지처분 집행정지'를 인용했을 때처럼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인정되는지가 핵심이다. 윤 총장 잔여임기는 7월가량으로 그중 2월을 강제로 쉬게 하는 게 검찰에 어떤 영향을 줄지 배당받는 재판부는 고심하게 된다. 당장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을 수사 중인 대전지검 수사는 동력을 잃을 것으로 관측된다. 윤 총장 지휘를 받아 수사 중인 대전지검 수사팀은 감사원 감사 방해 '윗선'으로 채희봉 전 산업정책비서관 등 청와대를 지목하고 있다. 조만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출범하면 사건은 '무조건 이관'이 가능하다. 정권 수사가 축소되거나 좌초되는 모양새를 법원이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실질적 법적 쟁점으로 떠오르게 됐다.  

[위키리크스한국=최정미 기자]

prtjami@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