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도 '오픈 인슈어런스' 도입하나…"아직은 시기상조" 우려
보험업계도 '오픈 인슈어런스' 도입하나…"아직은 시기상조" 우려
  • 유경아 기자
  • 기사승인 2021-04-12 16:12:03
  • 최종수정 2021.04.1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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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간 API 개방 통한 ‘오픈 인슈어런스’ 도입 관심 고조
각 보험사, 핀테크·데이터 기업과 손잡고 오픈 API 활용 서비스
"디지털 혁신 미비·시장 참여자 간 리스크 증대" 제기도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보험업계에서 오픈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간 API 개방을 통한 ‘오픈 인슈어런스’ 도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이 ‘개방형 혁신’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며 ‘오픈뱅킹’ 서비스를 출범한 후 소비자 편의성이 높아지면서 보험사간 API 개방에 따른 시장 변화도 기대되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보험업계에서는 보험사가 보유한 고객정보에 타 보험사나 핀테크(Fin-Tech) 기업 등 제3의 서비스 제공자가 ‘오픈 API’를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오픈 인슈어런스’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험사의 ‘디지털 혁신’과 궤를 같이 하는 ‘오픈 인슈어런스’는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와 고객경험 확대, 운영효율 개선 가능성 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기존 고객에게도 새로운 서비스 경험 제공이 가능해지면서 고객 유지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개방형 혁신의 대표적 사례인 ‘오픈뱅킹’의 경우 핀테크 기업과 은행들이 표준화 된 방식의 API로 1개의 금융 서비스 앱에서도 사용자가 보유한 모든 은행 계좌가 조회되고, 자금이체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지난 2019년 12월 시행, 국내 41개 금융기관이 참여 중이다.

특히 오픈뱅킹은 시범운영되던 2019년 10월30일부터 11월5일까지 일주일간 102만명이 오픈뱅킹에 183만 계좌를 등록했고, 같은 기간 일 평균 174만건을 이용하며 금융소비자들 사이 빠르게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보험업권은 해외에서 다양한 장점으로 다수의 보험사와 핀테크 기업이 오픈 인슈어런스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유럽보험연금감독청(EIOPA) 조사에 따르면 유럽 27개 국가 중 17개 국가에서 오픈 인슈어런스를 활용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보험료 지급관리, 보험료 산정, 상품 판매 등의 업무 영역에서 활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도입한 보험사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스페인에서는 오픈 인슈어런스를 활용해 보험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디지털 의료 플랫폼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각 보험사마다 일부 핀테크, 데이터 기업과 손잡고 오픈 API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신한생명은 헬스케어 데이터 플랫폼 기업 레몬헬스케어와 협약을 맺고 가입자가 보험금 청구시 진료비 영수증 등의 증빙서류를 제출할 필요 없이 국내 30개 병원에서 바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서류 제출이나 방문절차 없이 클릭 몇 번으로 ▲필요서류 확인 ▲필요서류 수령 ▲보험금 청구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또 KB손해보험은 공공기관 오픈 API를 활용해 건물 주소만으로도 보험료 산출이 가능한 ‘승강기사고배상책임보험’을 지난 2019년 7월 출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서류 없이 온라인을 통해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기업성보험 온라인 간편가입서비스‘를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규제 샌드박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 받아 운영 중이다.

디지털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은 모빌리티 플랫폼 ‘타다’를 운영 중인 VCNC와 제휴를 맺고 모빌리티 플랫폼 보험시장에도 뛰어들었다. ‘타다’ 앱 내 고객용 ‘타다 대리’와 캐롯의 고객 정보 시스템 간에 API 연동으로 선보인 서비스다. 고객이 ‘타다’ 앱을 통해 대리운전 서비스를 신청할 경우, 캐롯은 실시간으로 배정된 드라이버의 정보를 공유 받아 주행 시작부터 종료시까지 관련 보험을 적용하게 된다.

다만 ‘오픈 인슈어런스’ 도입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로써는 각 보험사마다 진행 중인 디지털 혁신도 오래되지 않은 상황이고, 시장 참여자간 리스크를 증대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고객정보 활용 증가는 사생활 침해, 데이터 유출, 위험집단 간 차별, 금융소외 등 소비자 보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면서 “보험회사 및 제3의 서비스제공 기관 측면에서 오픈 인슈어런스 확대는 평판리스크, 사이버리스크, 집중리스크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yooka@wikileaks-kr.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