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조선, “사업 다각화 일환...해상풍력 클러스터 조성”
[단독] 대한조선, “사업 다각화 일환...해상풍력 클러스터 조성”
  • 임준혁 기자
  • 승인 2021.04.29 20:04
  • 수정 2021.04.29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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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성 사장, 공식 석상서 추진의사 밝혀
기존 상선 건조 한계 봉착 위기감의 발로
실무자 “기획‧검토단계, 현실화까지 변수 존재”
대한조선 조선소 전경. [출처=대한조선]
대한조선 조선소 전경. [출처=대한조선]

전남 해남에 위치한 대한조선이 국내 중형 조선사 중 최초로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해상풍력 클러스터 조성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진행상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한조선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중소형 조선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차지하는 상선 수주 및 건조로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절박감에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대성 대한조선 사장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조선해양산업 CEO 포럼에 참석해 “현재 조선소 내 미개발 토지에 해상풍력발전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정 사장에 따르면 국내 중형 조선업체들은 ‘빅3’ 대형 조선사처럼 해상풍력발전 연구‧개발 등에 시간과 비용, 인원을 자체적으로 투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대한조선을 비롯해 STX조선해양도 최근 수주 소식을 간간히 전하고 있지만 선종은 중형 석유화학제품운반선(PC선)이나 중소형 유조선(탱커)에만 국한돼 있다.

이러한 선박들은 국내에서는 해당 선종 세계 최고봉인 현대미포조선, 대외적으로는 중국 조선소들과 수주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대형 조선사의 전유물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아직 중국보다 기술측면에서 앞서 있지만 PC선이나 중소형 탱커는 (중국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대한조선을 비롯한 국내 조선업체들의 물량을 빼앗아 가고 있다.

대한조선의 주력 건조 선종은 아프라막스(Aframax)급 탱커다. 이 선종은 가장 경제적인 유조선 선형으로 약 11만5000DWT(재화중량톤수)급이다. 대한조선은 올해 1분기 8척의 아프라막스급 탱커 8척에 대한 수주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1~2년 전 발주량이 바닥을 찍던 상황과 비교하면 분명 고무적인 일이다.

수주 확정에 있어 최종 관문인 선수금 환급보증(RG)도 발급이 확정된 상태다. RG(Refund Guarantee)는 조선사가 배를 건조해 발주사에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해 조선소가 선박 건조 비용으로 미리 받은 돈(선수금)을 금융기관이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을 서는 것이다. 조선사가 발주선사와 수주계약까지 체결했다 하더라도 은행으로부터 RG를 발급받지 못하면 건조계약은 무효가 된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1분기 수주 계약을 체결한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8척 중 5척에 대한 RG는 산업은행으로부터 발급을 이미 완료받은 상태”라며 “나머지 3척 중 2척에 대한 RG는 5월 3일, 1척은 내달 13일 발급이 확실시 된다”고 말했다.

대한조선의 경우 STX조선해양이나 대선조선 등 국내 타 중소 조선사와는 달리 RG를 비교적 수월하게 발급받아 신규 일감의 최종 확보를 비교적 일찌감치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조선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자금흐름이 대형 조선사보다 열악한 중소형 조선사에 대한 RG 발급에 매우 까다로운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건조 계약을 체결하더라도 중소 조선사들이 RG가 발행될 때 까지 마냥 웃지 못하는 상황은 현재진행형”이라고 고발했다.

국내 중소 조선사들이 처한 이같은 상황은 정대성 사장의 입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밝혀졌다. 정 사장은 “환율 하락과 원자재인 후판가격 상승 등 외부 변수로 중형 조선사들은 수지가 맞지 않는 상황”이라며 “RG 발급도 초조하게 기다리는 등 재무 상태가 좋지 않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조선(상선 수주 및 건조)만 갖고 영업하기는 정말 쉽지 않다”며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해남군의 화원조선산업단지에 해상풍력발전 클러스터 조성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조선이 지난 2010년 조선소 건립을 마친 화원조선산업단지(이하 ‘산단’)는 총면적 205만5622㎡(약 62만평) 규모다. 기존에 입지해 있는 대한조선뿐만 아니라 금속가공 제조업 등 업종을 추가해 해상풍력발전 기자재 생산의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중이다.

정 사장의 이 같은 미래 구상안은 해당 지자체의 발전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해남군은 산단에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에 따른 물류 기지 확보와 해상풍력발전 핵심 기자재인 블레이드, 하부구조물 등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한편 정부의 그린 뉴딜정책과 전남 블루이코노미 비전에 대처하는 친환경 에너지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지자체의 구상과 대표이사의 사업 추진 의사에 대해 대한조선 관계자는 “향후 사업 다각화 일환으로 기획‧검토하는 단계”라며 “산단은 대한조선 소유다. 해상풍력 발전 관련 기자재는 중후장대해서 광대한 부지를 필요로 하는데 이러한 규모를 갖춘 산업단지가 근처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클러스터 조성 과정에서 (우리 회사가)분양하는 것은 맞지만 유치하려는 업종(조선기자재 업체)이 겹칠 수도 있고, 해상풍력 발전 클러스터가 현실화되기까지는 거쳐야 할 단계가 많다”며 대한조선이 해당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것은 확정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임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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