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입국자들에 한해 자가격리 면제를 허용하고 나선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산 백신 접종자도 이에 포함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외교부에 따르면 주미 대사관을 비롯해 뉴욕·로스앤젤레스(LA)·휴스턴·애틀랜타·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 등 미국 내 공관들은 28일부터 자가격리 면제서 발급 신청을 받는다. 주중 한국대사관은 28일부터 방문 접수, 주일 대사관은 다음달 1일부터 방문·온라인 접수를 시작한다. 외교부는 격리 면제서 발급까지 대략 1주일가량 소요될 것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번에 새로 포함된 자가격리 면제 대상자는 국내 체류 중인 배우자나 자신 또는 배우자의 직계존비속을 방문하는 해외 체류자다. 외국인인 경우 국내에 거주하는 직계가족이 내국인이거나 장기체류 외국인이어야 하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가족관계증명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고 모두 면제 대상에 포함되는 것은 아니다. 동일 국가에서 백신별 권장 횟수를 모두 접종받고 2주가 경과해야 한다.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승인한 화이자·모더나·아스트라제네카(AZ)·얀센·시노팜·시노백 등이다.
문제는 최근 중국과 러시아산 백신 사용국에서 코로나19 재확자가 속출하고 있단 점이다.
대표적인 곳이 몽골, 바레인, 세이셸, 칠레 등이다. 이들 국가는 백신 접종률이 높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들 국가의 1회 백신 접종률은 61~71%에 이른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비율도 50~68%에 달한다. 미국의 2차 백신 접종 완료율(45%)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이들 4개국은 지난주 신규 코로나19 확진 상위 10개국에 나란히 포함됐다.
세이셸과 바레인은 전체 접종자 10명 중 6명, 몽골은 10명 중 9명이 시노팜을 각각 접종했다. 칠레는 10명 중 8명이 시노백을 맞았다.
몽골에서도 지난 20일 신규 감염자 2400명이 발생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4배나 증가한 수치다. 세이셸은 인구 100만명당 감염자 수가 716명에 달한다. 칠레에서도 연일 5000~7000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바레인에서는 지난달 31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다인 3273명을 기록했다.
이같이 일부 지역에서 생산된 백신에 대한 불신이 커지다 보니 이를 맞고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내·외국인 접종자에 대한 자가격리 면제 허용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백신 접종 완료로 자가격리 조치는 면제됐지만 백신 효과가 확실하지 않아 이들이 국내에서 감염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이유서다.
이같은 움직임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추세다. 특히 코로나19 변종인 델타 바이러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우려가 커지면서 각 나라별로 대립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EU소속 유럽국가들이다. 이들은 나라별로 의견 차이를 좀처럼 좁히질 못해 애를 먹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는 EU 의료당국 승인 받은 백신만 인정해야한다 주장 중인 반면 그리스 비롯한 관광국들의 경우 경제를 위해서라도 방역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그리스, 키프로스는 현재 러시아산 백신이나 중국산 백신을 접종한 입국자에게까지 격리를 면제하고 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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