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필현의 시선] 한국MSD ‘묘수’는 뭐였을까?
[조필현의 시선] 한국MSD ‘묘수’는 뭐였을까?
  • 조필현 기자
  • 승인 2021.07.16 11:59
  • 수정 2021.07.16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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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피터스 한국MSD 대표이사. [출처=한국MSD]
케빈 피터스 한국MSD 대표이사. [출처=한국MSD]

3세대 약물로 평가받고 있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 펨브롤리주맙)’가 폐암 1차 건강보험 급여에 한 발짝 다가섰다. 키트루다는 최근 열린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암질환심의) ‘급여 적합’ 판정을 받았다. 급여에 나선 지 4년여만의 성과다. 그동안 키트루다는 급여 첫 단계인 암질환심의 조차 통과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성과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암질환심의는 키트루다는 PD-L1 발현 양성이면서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등에 대해 조건부 통과 결정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EGFR 또는 ALK 변이가 없는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페메트렉시드·플라티눔 병용),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파클리탁셀·카르보플라틴 병용) 등도 통과 대상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급여 판정 내용이 어렵다. 조금 쉽게 풀자면 “키트루다 폐암 1차 치료제의 단독·병용요법 모두 급여 확대 필요성이 존재한다”라는 보건당국의 판단으로 보면된다.

그렇다면 한국MSD는 이번 암질환심의에 어떤 전략으로 임했길래, 이런 성과를 얻어 낼 수 있었을까. 한국MSD는 이번 협상 내용을 절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제약업계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정보를 종합해 보면 어느 정도 추정은 가능하다. 먼저 한국MSD가 키트루다 ‘초기 치료 3주기 재정분담안’을 일부 수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급여 확대 필요성이 높았던 한국MSD가 재정분담안을 먼저 보건당국에 제출했고, 이 부분에서 양측 모두 이해관계가 맞았다는 얘기다. 한국MSD는 그동안 협상에서 ‘초기 치료 3주기 재정분담안’ 수용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트루다 초기 3주기 무료 치료 재정분담안은 약값 약 30% 인하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케빈 피터스 한국MSD 대표이사(사진)는 암질환심의에 앞서 전문언론과 인터뷰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수준의 제안을 제시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수주 이내에 급여에도 진척이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키트루다 접근성 확대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정부가 고민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케빈 피터스 대표이사의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제안은 ‘초기 치료 3주기 재정분담안’ 수용이라는 히든카드를 던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키트루다가 암질환심의에 통과했다고 해서 안심은 금물이다. 겨우 급여를 위한 첫 단계를 넘었을 뿐이다. 심사평가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약값 협상이 남아있다. 보험 급여를 위한 험난한 여정이 많이 남아있다. 키트루다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암을 완치하면서 효능·효과가 주목받았다. 흑색종이 뇌에까지 전이돼 뇌종양으로 치료를 받아왔는데 뇌 정밀검사 결과 암세포가 사라진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키트루다는 면역항암제 중 5년 장기 데이터를 보유한 유일한 제품이다. 현재 전 세계 52개국의 폐암 환자들이 1차 표준요법으로 키트루다를 사용하고 있다. 케빈 피터스 한국MSD 대표이사는 “우리의 역할은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하는 데 필요한 모든 옵션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도 폐암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이 하루빨리 확대되길 기대한다.

 [위키리크스한국=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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