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인센티브 확대로 '위드 코로나' 첫발... 싱가포르의 길이냐, 영국의 길이냐
접종 인센티브 확대로 '위드 코로나' 첫발... 싱가포르의 길이냐, 영국의 길이냐
  • 유 진 기자
  • 승인 2021.09.05 07:39
  • 수정 2021.09.0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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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선별검사소[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선별검사소[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2개월 넘게 이어지는 가운데 신규 확진자 수가 좀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주말·휴일 검사건수 감소 영향이 반영되는 주 초반에는 1천300∼1천400명대까지 떨어졌다가 중반부터 다시 2천명 안팎으로 치솟는 주간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특히 전국적으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가 8주째 이어지고 있지만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인도 유래 '델타형' 변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데다 방역 조치에 대한 피로감도 쌓이면서 거리두기 효과는 갈수록 약화하는 양상이다.

현시점에서 유행을 억제할 유일한 방법은 백신 접종을 신속히 확대하는 것뿐이라는 게 당국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정부는 지금의 방역 강도를 유지하면서 접종을 확대할 경우 이달 5∼20일 사이에 2천300여명으로 정점을 찍고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전 국민의 70%에 대한 1차 접종이 끝나는 추석 연휴(9.19∼22) 이후에는 하루 확진자가 1천명대 초반으로 내려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4차 대유행의 기세를 꺾기 위해 현행 거리두기를 내달 3일까지 한 달 더 연장했다.

다만 거리두기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과 예방접종 확대를 고려해 일부 방역 조치는 완화했다.

접종 인센티브 확대, 식당·카페 영업시간 연장 등의 조치를 두고는 사실상 '위드(with) 코로나'로의 방역체계 전환을 위한 첫발을 뗀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위드 코로나는 확진자 억제보다는 위중증 환자 관리에 집중하는 방역 체계를 뜻한다.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천804명이다.

직전일(1천708명)보다 96명 많았다. 최근 한 달간 금요일 확진자는 주별로 1천928명→1천877명→1천791명→1천804명을 나타냈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주말 영향으로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1천475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의 1천744명보다 269명 적었다.

최근 밤 시간대 확진자 발생 추이를 고려하면 1천500명대, 많으면 1천600명 안팎에 달할 전망이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 7월 7일(1천211명)부터 50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으며 이날로 61일째가 된다.

최근 1주간(8.29∼9.4)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1천619명→1천485명→1천370명→2천24명→1천961명→1천709명→1천804명을 기록해 하루 1천710명꼴로 나왔다. 이 가운데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약 1천671명이다.

최근 4주간(8.8∼9.4) 주간 지역발생 일평균 확진자 수를 보면 1천780명→1천751명→1천702명→1천671명을 기록해 소폭이지만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델타 변이 확산세 속에 대규모 인구 이동을 동반하는 추석 연휴가 자칫 추가 확산의 고리가 될 수도 있어 방역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정부는 일단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 조치는 내달 3일까지 4주간 더 연장해 시행키로 했다.

대신 수도권 등 4단계 지역 식당·카페의 매장내 영업 종료 시간을 오후 9시에서 10시로 1시간 연장했다.

거리두기 체계상 원래 오후 10시였던 것을 4차 대유행 대응 차원에서 오후 9시로 앞당겼다가 다시 환원하는 것이다. 이는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자영업자의 경제적 피해 등을 고려한 조치다.

또 예방접종 완료자에 대해서는 사적모임 관련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위드코로나 정책은 해외사례를 잘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 중에서도 '싱가포르'가 모범국가 사례로서 주목되고 있다. 싱가포르는 현재 예방접종 완료율이 세계 최고 수준인 80%에 육박했는데도 신중한 방역완화 정책을 펼쳐 치명률을 독감 수준으로 잘 관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영국'은 대표적인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국가로 꼽힌다. 영국은 70%에 가까운 높은 접종 완료율을 보이고 있지만, 싱가포르와 달리 급격한 방역완화 탓에 하루 확진자가 2만명대에 달하는 등 재확산세를 겪고 있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 시행에 앞서 해외 사례를 충분히 참고해 방역체계를 정비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통계와 영국 글로벌 데이터 단체인 '우리의 세계 통계(Our world in data)'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9월 1일(현지시간) 기준 누적 확진자 6만7800명 중 사망자 55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치명률은 독감 수준(0.1%)보다 낮은 0.08%가 된다. 치명률 집계가 어려운 일부 국가를 제외하곤 전세계 최저치다.

접종완료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해외 통계 데이터상 지난 8월 30일 기준, 싱가포르의 1~2차 접종완료율은 77.7%였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보다 하루 전에 80%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특히 치명률이 낮은 이유는 높은 접종률 때문만은 아니다. 신중한 방역 완화책을 펼쳤던 게 시너지 효과를 줬다는 해석이다.

싱가포르는 지난 6월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독감처럼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위드 코로나(코로나와 공존)'를 천명했다. 이에 확진자 동선 추적을 중단하고, 중환자 관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재택치료도 확대했다. 당시 1차 접종률은 70%, 접종완료율 50%정도일 때다.

앞서 우리 정부가 9월말 1차 접종률 70%, 접종완료율 50%를 달성할 때 위드 코로나를 본격 검토하겠다고 밝혔던 것만 봐도 싱가포르 행보가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싱가포르는 8월 8일 들어 2차 접종률도 70%를 기록하면서 8월 10일부터 방역조치를 한 단계씩 완화하기 시작했다. 당시 1차 접종률은 79%에 달했다.

싱가포르는 접종률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번거로운 백신 예약제를 폐지하고, 누구나 예약없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기존에 사적모임을 2명까지로 제한했던 것을 백신 접종 완료자는 최대 5명까지 외식을 할 수 있게 풀었다.

9월에 백신 2차 접종률 80%를 달성시 모임 제한 기준을 더 완화하고 여행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마스크 착용은 아직 의무로 남겨뒀다.

싱가포르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7월 중순 100명을 넘어섰다가 8월 들어 100명 아래로 내려간 뒤 최근 200명을 넘어 다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긴 하다. 다만 치명률은 0.1%를 밑 돌아 뚜렷한 예방접종 효과를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치명률 0.9%과 단순 비교하면 9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영국의 사례도 상당히 중요해졌다. 영국은 2차 접종완료율이 50%를 넘으면서 지난 7월 위드 코로나를 선언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 성적은 싱가포르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올 상반기만해도 1% 아래였던 치명률이 최근 1.9%로 올랐다. 그 만큼 확진자도 다시 급증했다. 일일 확진자는 예방접종이 본격화됐던 올 1월 6만명대에서 5월 1000명대로 급감했지만, 최근 다시 크게 증가해 지난 8월 30일 기준 2만6227명을 찍었다.

갑작스러운 방역완화가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와 모임 제한 등을 전면 완화했다가 일부 전문가들의 반대로 결국 다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의무가 아닌 점이 피로도가 높은 영국의 방역에 역효과를 불러 일으킨 셈이다.

yoojin@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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