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 탄소제로] ‘탄소 중립’ 외친 건설사들…수소사업 ‘이정표’ 될까?
[2050 탄소제로] ‘탄소 중립’ 외친 건설사들…수소사업 ‘이정표’ 될까?
  • 김주경 기자
  • 승인 2022.01.10 07:14
  • 수정 2022.01.10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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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사업 확대 위해 종횡무진…‘수소생산플랜트·그린수소’ 생산 박차
올해 IPO상장 목표 현대ENG…폐자원 활용한 ‘청정 수소’ 사업 확대
‘탄소포집·활용기술’ 관심도↑…‘DL이앤씨·삼성엔지니어링’ 도전장
삼성물산 건설부문, 그린 수소사업 비중 강화 …포스코와 협력 확대
SK에코플랜트, ‘친환경 기업’ 전환…‘폐기물·수소사업·연료전지’ 집중

[편집자주] 최근 탄소 중립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면서 건설업계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전세계각국에서는 최근 이상기후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자 ‘탄소중립’을 핵심가치로 내세워 대응에 나섰다. 국제사회는 ‘2050 탄소중립’을 주요가치로 내세웠다.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실질 순배출량 제로(0)를 선언 선언하며, 탄소 배출을 강제로 제한하기 위한 실천적인 행동에 돌입한 것이다. 건설사들도 탄소 저감을 위해 뛰어드는 모습이다. 친환경 내지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전면에 내세워 친환경 사업으로 재편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건설업계가 공들이는 분야는 수소 산업이다. 표면적으로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이지만 올해부터 주택 사업이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새 수입원을 확보해 미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 문제는 ‘탄소중립’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결과제로 만들었다. 공장에서 매연이 나오는 모습. /사진=픽사베이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로 인해 ‘탄소중립’을  선결과제로 만들었다. 공장에서 매연이 나오는 모습. /사진=픽사베이

글로벌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가치다. 거기에 편승하려면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반드시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건설업계는 향후 신재생 에너지인 수소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자원 생산 및 발전 시설 건립에 적잖은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한화건설은 아예 수소 생산시설인 플랜트 공장을 세울 정도로 수소 사업에 대한 의지가 크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은 하수 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침전물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수소생산 플랜트 공장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경기도 안산 반월 염색단지 내부 폐수처리장에서 발생하는 침전물의 가스화를 통해 연간 2만2000톤 규모의 수소를 포함해 스팀‧이산화탄소 등을 생산하는 친환경 프로젝트다.

폐수 슬러지(침전물)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인만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모두 회수해 판매하고 있어 탄소 중립 실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수소 관련 플랜트를 완성한 건설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충청남도 대산산업단지에서 부생수소를 활용한 세계 최초, 최대 규모 ‘대산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한 바 있다. 해당 발전소는 50MW규모이며, 연간 40만MWh 전력을 생산해 충남지역 약 16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공급하게 된다.

이 외 한화임팩트(전 한화종합화학)가 추진하고 있는 하는 수소혼소터빈 발전사업(기존 가스터빈을 개조해 수소와 천연가스를 함께 태워 연료를 생산)에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한화건설은 그동안 쌓아왔던 수소사업 경험을 십분 활용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회사 차세대 강점으로 평가받던 풍력사업 및 수처리 사업 등과 수소에너지 분야를 결합하여, 친환경 사업에 대한 종합적 솔루션을 제공하는 ‘그린 디벨로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충남 서산에 있는 수소연료발전소. [사진출처=한화건설]
충남 서산에 있는 수소연료발전소. [사진출처=한화건설]

한화건설은 향후 수소에너지 분야가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이번 수소생산 플랜트 건설을 계기로 수소시장에서 선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광호 한화건설 부회장은 “앞으로 다가오는 탄소제로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친환경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아 이에 대한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그린 디벨로퍼’로 도약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IPO상장을 앞둔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기업가치를 확대하고자 수소 사업에 공들이는 모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10월 현대제철, 두산중공업, 중부발전과 함께 정부의 2050 탄소중립에 발맞춰 ‘중형급 수소전소터빈사업 협력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2027년까지 충남 당진 지역에 80메가와트(MW) 중형급 수소전소터빈을 적용한 신규 발전소를 건설하고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소전소터빈 발전은 기존 가스터빈에 100% 수소를 연료로 사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국내 최초로 수소 100% 연소를 통한 수소전소터빈 발전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으며, 기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복합발전소에 비해 탄소 배출이 전혀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폐플라스틱’ 자원화 과정. [출처=현대엔지니어링]
‘폐플라스틱’ 자원화 과정. [출처=현대엔지니어링]

아울러 환경오염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와 폐플라스틱을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현재 폐플라스틱을 원료로 고순도 청정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실증 테스트를 마치고, 2022년부터 수소생산 플랜트 건설을 시작해 2024년 본격적인 상업생산을 목표로 추진한다. 총 사업비는 4000억원 규모로, 충남 당진에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그린 수소 생산기술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그린 수소 생산기술 개발을 위해 포스코, 포항공대, 한국원자력연구원 등과 협력해 고온 가스를 활용한 수소 생산을 목표로 MOU를 맺은 바 있다. 또한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해 미국 에너지 기업 USNC 및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손잡고 캐나다에서 초소형 원자로(MMR)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수소전소터빈 발전소의 주관사 역할 및 설계와 시공을 포함한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를  맡게 될 예정이다.

한편 수소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자 건설사들이 자체 개발에 나선 ‘탄소포집·활용기술(이하 CCUS)’도 주목받고 있다. 기술 상용화에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건설사는 DL이앤씨와 삼성엔지니어링이다.

DL이앤씨가 짓고 있는 ‘탄소 네거티브 공장’ 건설 프로젝트로 짓고 있는 대산파워 바이오매스 에너지 설비 전경. [사진출처=DL이앤씨]
DL이앤씨가 짓고 있는 ‘탄소 네거티브 공장’ 건설 프로젝트로 짓고 있는 대산파워 바이오매스 에너지 설비 전경. [사진출처=DL이앤씨]

올해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면서 투명한 지배구조 기반을 갖춘 DL이앤씨는 친환경 신사업 분야 등 사업구조 재편에 나서고 있다. 

DL이앤씨는 2010년 초부터 탄소 포집 국책연구과제에 참여해 관련 기술 개발에 힘써왔으며 이산화탄소 포집 플랜트 기본설계 능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기반해 국내 최초로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탄소 네거티브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공장은 연간 14만6000톤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으며, 오는 2023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다.

DL이앤씨는 대산파워와 지난 10월 이산화탄소 포집 및 활용 공장 건설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대산파워가 운영 중인 충남 서산시 대산읍 소재 바이오매스 에너지 설비에 탄소 포집 및 활용 공장을 건설하는 공사다. 바이오매스 에너지 설비는 연료인 우드칩(나무조각)을 연소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바이오매스는 추가적인 탄소 배출이 없는 탄소 중립 에너지원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DL이앤씨와 대산파워는 바이오매스 배기가스에서 탄소를 포집해 활용하는 BECCU(설비를 설치해 국내 최초로 탄소 중립을 넘어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을 마이너스로 만드는 탄소 네거티브를 실현한다는 목표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지은 ‘사우디 마덴암모니아’ 플랜트 전경. [사진출처=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이 지은 ‘사우디 마덴암모니아’ 플랜트 전경. [사진출처=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도 수소 디벨로퍼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그 일환으로 수소 사업 전반에 걸친 핵심기술을 보유하기 위한 투자와 파트너십 구축, 연구개발 등에 나서고 있다. 

특히 친환경 수소 운반 수단으로 주목받는 ‘그린 암모니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린 암모니아는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재생에너지와 연계해 생산한 그린 수소를 이용해 제조한 암모니아를 뜻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전세계에서 중대형 암모니아 생산 플랜트 건설 경험을 통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탄소중립과 수소 분야의 사업 확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아예 그린수소 사업을 전면에 내세워 친환경 건설사로 도약을 꾀한 곳도 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SK에코플랜트다.

삼성물산은 미래 성장에 대비하기 위한 한 축으로 그린수소 사업 추진을 준비 중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포스코와 함께 손잡고 그린수소 사업 확대에 나선다.

그린 수소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로 액체나 고압 기체로 저장, 운송할 수 있어 탄소 중립을 위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수행 경험, 그린수소 사업을 확대 중인 중동에서의 사업경험과 역량,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그린수소 사업 확대에 힘 쏟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한 자회사 환경시설관리가 운영하고 있는 '경상공공하수처리시설' 전경. [출처=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 자회사 환경시설관리를 인수했다. 환경시설관리가 운영하고 있는 '경상공공하수처리시설' 전경. [사진출처=SK에코플랜트]

지난 5월 SK건설에서 사명을 바꾼 SK에코플랜트는 건설사가 아닌 글로벌 친환경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ESG‧탄소중립이 시대적 추세인 만큼 과감하게 친환경 사업을 전면에 내세워 사업 재편에 나선 것이다. 최근 다각적인 M&A에 나선 것도 그 일환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 폐기물 처리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지난해 종합 환경 폐기물 업체 ‘환경시설관리’(전 EMC홀딩스)를 1조원에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6000억원을 투입해 폐기물 업체 7곳을 인수했다. 건설 폐기물뿐만 아니라 의료폐기물 처리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또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 재생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해상풍력 발전시장 선점에도 공들이는 모습이다. 약 4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 삼강엠앤티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수소에너지 사업에도 힘쏟고 있다. 두산중공업‧한국지역난방기술 MOU를 체결해 수소 가스터빈을 이용한 분산형 집단에너지 사업을 추진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행보는 수소에너지 활용하고자 수소 터빈 열병합발전 플랜트 설계 기술 확보에 나서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미래 에너지 성장의 핵심축이 될 수소산업의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수소 원료를 원료로 활용한 이 사업이 탄소중립과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주양규 SK에코플랜트 플랜트사업단장(왼쪽 첫번째)과 김호기 한국지역난방기술 전무(왼쪽 두번째), 박홍욱 두산중공업 부사장이 온라인 화상 협약식을 마친 후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SK에코플랜트]
주양규 SK에코플랜트 플랜트사업단장(왼쪽 첫번째)과 김호기 한국지역난방기술 전무(왼쪽 두번째), 박홍욱 두산중공업 부사장이 온라인 화상 협약식을 마친 후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SK에코플랜트]

이 뿐만이 아니다. 폐자원을 초고온으로 가열해 대기오염물질은 모두 분해하고 수소를 추출한 뒤 이를 연료전지에 공급해 청정 전력을 생산하는 고체 산화물 연료전지(SOFC) 발전사업도 함께 추진 중이다.

에코플랜트와 사업 참여 기관은 2024년까지 1600억원을 투입해 울산에 16MW급 SOFC 발전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 시설은 하루에 70톤의 폐자원을 처리해 3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16MW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건서업계 전문가들도  탄소 중립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수소사업이 미래성장동력을 견인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규제와 코로나19에 따른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주택사업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확대된 상황”이라며 “대형건설사들도 수소산업 육성 차원에서 투자를 확대해 관련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수소 사업에 너도나도 뛰어드는 것은 차세대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앞으로 건설사들은 단순 주택사업이나 플랜트 사업보다는 폐기물 처리·이산화탄소 재활용 방안 등 친환경 부문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재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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