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말 신용융자 이자 수익 588억원...전년比 33.3%↑
키움 측 "비대면 서비스만 운영해 이자율 높을 수밖에"
개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키움증권이 개인고객들을 대상으로 가장 많은 대출이자 폭리를 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융자는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현금이나 보유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해주는 것으로, 증권사는 은행 대출 대비 높은 금리를 책정하는 대신 단기간 대출을 통해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1~7일 기준 7.5% ▲8~15일 기준 8.5% ▲16~90일 기준 9.0% ▲91일 초과시 9.5%로 책정돼 있다. 이같은 이자율은 자기자본 기준 국내 10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국내 10대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기간에 따라 4.5~9.5% 수준으로 구성돼 있다. 기간별로 살펴보면 1~7일 구간 이자율은 4.5~7.5%로 대신증권이 가장 낮고 하나증권과 키움증권이 가장 높았다. 8~15일 구간은 6.1~8.5%로 NH투자증권이 가장 낮고 키움증권이 가장 높다. 16~30일 구간은 7~9%, 31~60일 구간은 7.5~9%의 이자율이 책정됐다. 두 구간에서도 이자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키움증권'이었다.
키움증권은 올해 1분기 신용거래융자 이자수익으로 588억원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1분기 441억원 대비 33.3% 가량 증가한 것이다.
전체 증권사 가운데 신용거래융자 이자 수익규모는 삼성증권(696억원)에 이어 두번째이지만 신용거래융자이자 수익 증가폭은 주요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크다. 뿐만 아니라 최근 증시 악화로 지난해에 비해 전체적으로 국내증시 일평균 거래가 줄어든 상황임에도 신용거래융자이자 수익이 늘어났다.
이처럼 키움증권 신용거래융자 수익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배경에는 '일반 개인투자자'들이 존재한다. 실제 키움증권의 경우 다른 대형증권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머니무브 현상을 겪는 와중에도 신용거래융자 잔고 변화가 거의 없다시피 했다.
새롭게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된 것도 키움증권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키움증권은 지난 4월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종투사로 지정됐다. 종투사 지위가 주는 가장 큰 특혜는 신용공여 한도가 기존 자기자본 수준에서 자기자본의 200% 수준까지 확대되는 데 있다.
이 같은 효과 때문에 키움증권이 종투사로 지정된 직후 일부 업체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비쳤다. 리테일 강자인 키움증권이 고금리 이자장사에 돌입할 경우 막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키움증권은 17년째 국내 주식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키움증권은 20%에 가까운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만큼 많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이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시장 분위기도 키움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국내외 시장 모두 미국발 긴축 쇼크 등으로 조정 국면이 길어지고 있다. 이같은 시기에 증시 변동성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고 있는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급감하는 반면, 증권사들의 경우 자산을 지키기 위한 투자자들로부터 쏠쏠한 이자수익을 챙길 수 있다.
키움증권은 개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증권사인 만큼 기존 개인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키움증권 관계자 "금투협 신용융자 이자율 자료는 대면용과 비대면용이 섞여져 가장 낮은 수치로 공시된다"면서 "키움증권의 경우 따로 지점을 운영하지 않아 비대면 고객 대상으로만 서비스를 진행하기 때문에 이자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위키리크스한국=장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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