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생명 출범 ‘D-122’…통합법인을 바라보는 두가지 '우려의 시선'
KB라이프생명 출범 ‘D-122’…통합법인을 바라보는 두가지 '우려의 시선'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8.31 15:14
  • 수정 2022.08.31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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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라이프생명 내년 1월 출범 예정...4개월여 남아
통합 후 업계 8위 수준으로…유기적 결합이 관건
부진한 생보업황 걸림돌…수익성 개선 가능할까
[출처=푸르덴셜생명]
서울 강남구 푸르덴셜 타워. [출처=푸르덴셜생명]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통합법인(KB라이프생명) 출범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가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 사안에 맞춰지고 있다.

첫번째는 물리적 결합과 별개로 내부통합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 같은 업종에서 경쟁구도가 형성될 신한라이프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신한라이프가 1년 이상 HR제도 통합 등으로 잡음이 일었던 만큼 KB라이프생명 또한 출범 후 비슷한 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다.

여기에 부진한 생보업황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되겠느냐는 의심도 있다. 신한라이프 역시 출범 이후 줄곧 감익을 겪었고, 금융시장 상황도 좋지 않은 만큼 한동안은 부진한 성적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 신한 전철 밟을라…내부결합 요주의

업계가 중요하게 보는 사안 가운데 하나는 유기적 결합이 원만하게 마무리 될 것인지 여부다. 외견상 두 개 법인을 하나로 합치는 것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내부적인 시스템이나 인사제도를 통합하는 것은 기존 직원들 간 이해가 깔려있어 복잡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는다.

작년 7월 통합한 신한라이프(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의 경우 1년 이상 HR제도 통합 문제로 노사갈등을 빚다가 최근 들어서야 봉합 수순에 들어섰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KB라이프생명이 통합 후 이와 비슷한 전철을 밟지 않을지를 지켜보고 있다.

다만 별개 그룹이던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의 통합과 달리 푸르덴셜·KB생명의 통합은 KB금융이라는 한 지붕 내에서 지내왔던 만큼 큰 잡음이 일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푸르덴셜·KB생명은 계속 합병 얘기가 나왔다. 언제 할지를 모르는 시간문제였을 뿐”이라며 “KB금융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고 3년 만에 하는 합병이고 신한라이프의 사례를 보면서 느낀 점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내부 통합작업을 조금씩 진전시켜오고 있다고 들었다”라며 “한 식구끼리 따로 먹던 밥을 이제 같이 먹자는 건데 가족끼리 언제 먹을지, 뭘 먹을지 정도는 미리 얘기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은 현재 ‘라이프 원’으로 불리는 통합 인프라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라이프 원은 IT·상품개발·보험계약·입출금 등 모든 보험업무 서비스에 대한 시스템 통합 프로젝트로, 지난해부터 관련 시스템 컨설팅을 받고 공동구축사업을 관리할 전문조직까지 선정했다.

푸르덴셜생명 관계자는 “통합 공식화 전부터 생보끼리 함께 하는 라이프 원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라며 “통합 발표 후 더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직원 수가 신한라이프보다 적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 임직원 수는 총 857명(각각 504명, 353명)으로 신한라이프(1661명)의 절반가량이다.

다만 통합법인 출범 직후에는 1년여 간 분리된 시스템을 사용한다.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이 목표로 하는 라이프 원 전면도입 시기는 내년 말로, 통합법인 출범 직후부터 약 1년여 간은 각각의 전산시스템을 사용한다.

◇ 부정적인 생보 업황…제판분리로 비용 효율화

KB라이프생명은 내년 1월 출범이 예정돼 있다. 존속법인은 푸르덴셜생명으로, KB생명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KB금융 생보수익을 사실상 전담하고 있는 푸르덴셜생명의 순위는 자산규모 기준 국내 생보사 가운데 중하위권이지만 통합 후에는 몸집을 크게 키우고 업계 8위 수준까지 올라서게 된다.

일반적으로 보험업은 규모의 경제가 잘 반영되는 업권으로 여겨진다. 몸집이 크면 그만큼 사업기반·영업력을 강화할 여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각 사별로 상품 간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보니 보험가입을 고려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만기까지 회사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은 회사를 선택한다. 대개 이 선택은 회사의 규모와 연관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중장기적인 생보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적인 문제로는 금융시장 불안정이 꼽힌다. 변액보험 등 보증준비금 부담이 늘어나는데다 투자영업부문에서도 감익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한라이프 역시 작년 7월 통합법인 출범 이후 지속적인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장기성장을 목표로 보장성 강화, 저축성 축소 등을 추진하면서 신계약이 늘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지만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경우 단기적이나마 KB라이프생명 또한 실적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올 연말까지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고되고 있고 인구성장률도 감소세에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업황 자체의 중장기 전망은 부정적이다. 두 생보사 간 시너지효과가 제대로 발휘될지 의심스러운 관측이 나오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특히 보험영업의 경우 수익 상당부분을 여전히 대면채널에 의존하고 있어 전속설계사 확장이 절실하지만 그만큼 비용적인 부담을 무시할 수도 없다.

푸르덴셜생명의 보험영업 중심은 텔레마케팅(TM)과 방카슈랑스다. 반면 KB생명은 다이렉트채널(DM)을 통한 하이브리드(hybrid) 영업이 주를 이룬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KB생명의 등록 설계사 수는 1596명(5월 말 기준)으로 집계되지만 이 중 146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KB손해보험과 교차판매 계약을 맺은 설계사들이다. 교차판매는 손보사에서 생보상품을 팔 수 있도록 등록된 설계사로 타 업종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계약이다.

서울 여의도 KB생명보험 사옥. [출처=KB생명보험]
서울 여의도 KB생명보험 사옥. [출처=KB생명보험]

KB생명은 공식적인 설계사 채널은 없지만 DM채널을 통해 만들어진 계약에서 추가계약을 모집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KB생명 관계자는 “4~5년 전부터 설계사 채널 자체를 없애고 전략 자체를 방카슈랑스와 GA(법인보험대리점)을 통한 제휴비즈니스 위주로 정했다”라고 설명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 6월 제판(제조·판매)분리를 통해 판매조직을 KB라이프파트너스로 떼어내며 비용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생보협회에 따르면 제판분리 직전인 지난 5월 기준 푸르덴셜생명의 설계사 수는 1764명이다. 이들 모두가 전속설계사였지만 KB라이프파트너스로 소속을 옮겼다.

다만 통합법인 출범 후 KB생명에 위촉된 설계사들은 KB라이프파트너스로 합류할 계획은 아직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KB생명 관계자는 “KB생명 설계사들은 DM채널에 소속돼 있는 분들로 푸르덴셜생명(KB라이프파트너스) 설계사와는 완전 다른 개념”이라며 “통합 후 KB생명 설계사들이 판매법인으로 간다는 것은 논의된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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