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제도 변경 ②] 생·손보 모두 단기적 부진 전망…"CSM 확보에 사활 걸어야"
[회계제도 변경 ②] 생·손보 모두 단기적 부진 전망…"CSM 확보에 사활 걸어야"
  • 김수영 기자
  • 승인 2022.09.15 08:47
  • 수정 2022.09.15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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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잉여금, 생·손보 희비 가를 변수…높을수록 CSM 확보 유리
손보업계도 안심 일러…보유이원 하락, 사업비 등 여건 악화
내년 새 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서 보험사들은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열을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생보사는 부족한 LAT잉여금이, 손보사는 보유이원 하락과 사업비 부담이 과제로 꼽힌다. [출처=픽사베이]

내년부터 보험사들의 회계제도에 큰 변경이 있게 되면서 초점이 맞춰질 항목에도 변화가 예정돼 있다.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 기반으로 변경되면서 인식될 회계 상 주요 수익원도 수입보험료에서 보험계약마진(CSM) 위주가 되는 등 수익성 지표상 변화가 따를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변화가 생명보험사의 성장성을 더욱 직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게 되면서 손해보험사에 비해 보다 극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손보사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회계제도 변경으로 보험업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보다 구체적으로 짚어봤다. [편집자 주]


15일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 이후 단기적으로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성적 부진을 점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생명보험사들은 지속적인 업황 부진과 저축성보험에 더해 크게 상승한 금리 문제까지 겹치면서 손해보험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반면 IFRS17 대비가 충분했던 손보사들은 제도변화로 인한 변동성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어 상대적으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 여겨졌다.

하지만 금융시장 변동성이 더해지면서 이같은 관측도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 LAT잉여금, CSM 확보에 영향

생·손보의 희비를 가를 변수로는 책임준비금적정성평가(LAT) 잉여금이 꼽힌다. LAT잉여금은 IFRS17 도입에 대비해 책임준비금(보험부채)을 사전 적립하도록 한 것으로 보험사들이 이익계약을 얼마나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생·손보의 LAT잉여금 규모는 약 150조원과 97조원이다. 생보사들이 약 50% 이상 앞서고 있지만 이는 작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생보사가 보유한 보험부채의 평가가치가 줄어든 영향이다. 작년 같은 기간 손보사들의 LAT잉여금은 75조698억원으로 생보사들(72조8229억원)에 비해 소폭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LAT잉여금이 높은 보험사는 회계제도 변경 후에도 보험계약마진(CSM) 확보가 유리할 것으로 평가받는다. 보험영업부문에서의 수익인식이 CSM 위주로 변경되는 만큼 향후 수익성에 대한 기대치는 현재 LAT잉여금 규모에 따라 갈릴 수 있다는 얘기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LAT와 IFRS17이 사용하는 계리적 가정이 달라 LAT잉여가 곧 CSM+장래이익이라 볼 순 없다”라면서도 “LAT잉여금은 이익계약이 얼마나 많은지를 표시하므로 잉여금이 클수록 충분한 자본적립과 CSM확보가 용이할 확률이 높다”고 짚었다.

◇ 손보도 안심 일러…CSM 확보 어쩌나

손보사의 사정도 안심하긴 어렵다. 올해 상반기까지 손보사들은 저마다 역대급 실적을 내며 작년에 이어 새 기록을 썼지만 이 순익 일부는 보유자산을 매각해 나타난 결과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손보 상위 5사의 자산운용률은 모두 80%를 넘어선다. 총 자산의 대부분을 운용자산으로 굴린다는 소리다.

이들 5사의 실적은 모두 작년 상반기에 비해 크게 뛰었다. 0.8% 성장에 그쳤던 삼성화재의 경우 작년 상반기 삼성전자 특별배당 등 일회성 요인을 감안하면 약 18.9% 순익이 늘었고, KB손보는 2배 이상(+107.1%)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실적개선의 주된 원인으로는 손해율 개선 등 보험영업부문의 흑자가 꼽혔지만 투자영업부문에서 보유 중인 금융자산의 매각이 반영된 점은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이긴 어렵다. 당장의 흑자를 기대할 순 있지만 보유이원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유이원은 보험사가 현재 가진 자산과 금융자산 이자율의 차이로, 향후 벌어들일 수 있는 기대이익으로서의 의미도 갖는다. 즉 앞서 사들인 금융자산을 매각하면 당장 효과를 누릴 순 있지만 앞으로의 기대이익은 사라진다(보유이원 하락)는 것이다.

[출처=픽사베이]
초기 예상과 달리 손해보험사들 또한 IFRS17 이후 단기적인 업황 악화는 피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출처=픽사베이]

IFRS17 하에서는 CSM 확보가 중요해지고, CSM 확보를 위해서는 수익계약과 더불어 실질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자산 확보가 필요하다. 작년 상반기까지는 회계제도 변경 이후 손보업권의 유리를 점치는 시각이 많았지만 금융시장의 변동성으로 인해 이같은 시각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는 또한 앞서 보유 자산 등을 적극적으로 매각해가며 비용을 충당하던 보험사들이 최근 들어 자산매각을 줄이는 방향으로 선회한 이유이기도 하다.

많은 CSM 확보를 위한 수익성 좋은 신계약은 사업비 지출부담도 큰 만큼 초기 예상과 달리 손보사들 또한 업황 부진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그동안 완충자본 마련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온 보험사들이 IFRS17 도입 이후에도 지속적 자본확충 유인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진 못할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특히 업계 점유율이 낮은 중소형사들은 CSM 확보를 위해 지출해야 하는 사업비 부담이 커 이를 충당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또 다른 고민에 빠질 수 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CSM을 가져가기 위해선 그만큼의 사업비 지출이 필수적”이라며 “잉여금을 키우기 위해선 충분한 흑자를 내거나 자산 매각이익을 내야 하지만 현재 자산매각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제도 도입을 앞두고 수 년 전부터 별도 TF까지 꾸려 만전을 기해왔다”라며 “현재로서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새 제도라는 것이 늘 그렇듯 실제 도입효과는 추정과 다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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