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줌인] '정크 DNA는 쓰레기 유전자?'...대뇌 세포에서 중요한 역할 차지한다는 '반전의 비밀'
[사이언스 줌인] '정크 DNA는 쓰레기 유전자?'...대뇌 세포에서 중요한 역할 차지한다는 '반전의 비밀'
  • 유 진 기자
  • 승인 2023.01.14 06:35
  • 수정 2023.01.14 12: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간의 대뇌에 '정크 DNA'가 중요한 세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인간의 대뇌에 '정크 DNA'가 중요한 세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정크 DNA의 비밀을 찾아라!'

생물학계에서는 형질을 만들지 않는다고 알려진 ‘정크(Junk, 쓰레기) DNA’가 인체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지, 아니면 유기체 없이도 살 수 있는지, 단지 부수적인 것에 불과한지에 대한 논쟁이 수십년간 이어져왔다.

30억 염기쌍에 달하는 인간 게놈 중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는 약 2%에 불과하다. 그 외 98%는 분열되거나 부서진 유전자다. 이처럼 인간이란 유기체나 진화와 관련이 없는 유전자를 쓰레기 유전자와 같다고 ‘정크 DNA’라고 부른다.

과학자들은 한때 인간 게놈의 많은 부분을 ‘정크 DNA’가 차지한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는 유전 코드의 큰 부분이 복잡한 분자인 ‘단백질’을 만들어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 소위 정크 DNA라고 불리는 이 DNA가 세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원들은 인간들이 특별히 대뇌를 가지고 있는 것은 실제로 정크 DNA가 큰 역할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학 전문 매체 ‘라이브사이언스(livescience)’는 최신호에서 일명 쓰레기 유전자로 불리는 정크 DNA가 인간 대뇌에 중요한 세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최근 네이처 에코로지&에볼루션 저널에 발표된 이 연구는 인간의 뇌가 큰 엽들과 복잡한 정보 네트워크를 성장시킬 수 있게 해준 유전자가 정크 DNA에서 나왔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어느 시점부터 정크 DNA는 단백질을 코딩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고, 그 새로운 단백질들은 인간의 뇌 진화에 중요했을지는 확실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 독일 뮌스터대 진화생물물리학자 에리히 보른베르크 바우어 박사는 "정크 DNA 유전자가 뇌 발달에 역할을 할 수 있고,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인지의 원동력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단백질 코드 유전자는 세포가 복제하고 그들의 DNA의 복사본을 만들 때 탄생한다.

세포가 새로운 DNA 분자를 구성함에 따라, 돌연변이는 유전자 코드에 나타날 수 있고, 변형된 유전자는 그들의 전임자들이 그랬던 것과 약간 다른 단백질을 발생시킬 수 있다. 

정크 DNA에서 태어난 유전자인 드노보(de novo) 유전자는 단백질을 만드는 능력을 획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라이브사이언스
정크 DNA에서 태어난 유전자인 드노보(de novo) 유전자는 단백질을 만드는 능력을 획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라이브사이언스

정크 DNA에서 태어난 유전자인 드노보(de novo) 유전자는 단백질을 만드는 능력을 획득한다는 점에서 더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세포는 단백질 코드 유전자를 읽고 ‘RNA(리보핵산)’라고 불리는 분자에 그들의 유전적 청사진을 주입한다. 그 후 세포 활동에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하는 기관인 리보솜은 RNA 청사진을 사용해 원하는 단백질을 만들어 낸다.

정크 DNA는 다양한 RNA를 만드는데 사용될 수 있지만, 이 RNA 분자들 중 극소수만이 세포가 DNA를 수용하는 핵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을 연구진들이 발견했다.

단백질 코드 DNA로 변하기 위해서는 정크 DNA가 먼저 핵을 탈출해 리보솜에 도달할 수 있는 RNA를 만들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진들은 인간, 침팬지(판트로글로디테), 더 먼 영장류 친척인 붉은털원숭이(마카쿨라타)의 게놈을 비교해 정크 DNA가 단백질 코드 DNA로 변형된 74사례를 확인했다.

이 변화의 핵심은 RNA가 핵을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는 돌연변이를 정크 DNA가 포착했다는 것이다.

인간과 침팬지는 이 새로운 유전자 중 29개를 공유하는데, 이는 인간과 침팬지가 붉은원숭이와 공유했던 진화 조상으로부터 분리된 후 유전자가 출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머지 45개의 드노보 유전자는 약 600만 년 전 인간과 침팬지가 서로 분리된 후에 나타났는데, 이는 이 유전자가 인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 독특한 유전자들 중 9개가 인간의 뇌에서 활동적으로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들은 여러 실험에서 그 유전자들의 기능을 조사했다.

일부 테스트는 실험실 접시에서 자란 뇌의 작은 3D 모델을 사용했다. 두 개의 유전자는 이 작은 뇌를 그 유전자가 없는 것보다 더 크게 자라게 했다.

유전자를 조작한 쥐에서 이 두 유전자는 각각 평균 이상의 뇌 성장을 이끌었고 설치류의 뇌에 인간과 같은 융기와 홈을 형성했다.

정크 DNA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중요한 성분들 중 일부를 제공했을 것이라고 연구진들은 설명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실험에서 사용된 작은 뇌가 실제 크기의 인간 뇌를 포착하지 못하고 연구에서 쥐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크 DNA의 비밀'을 푸는 작업은 지금부터가 시작인지도 모른다.

[위키리크스한국=유 진 기자]

yoojin@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