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 순항? '현대중공업-대우조선' 데자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 순항? '현대중공업-대우조선' 데자뷔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3.01.26 11:16
  • 수정 2023.01.2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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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국 기업결합 심사 마무리… 美·日·英·EU 남아
EU 경쟁당국 부정적? '에어캐나다 인수 무산' 선례
경쟁제한 노선 많고 부채비율 높아 인수효과 반감
EU 당국, 과거에도 현대중공업·대우조선 결합 불허
대한항공 보잉 777 ⓒ대한항공
대한항공 보잉 777. [출처=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가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는 가운데 올해 1분기 중 심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심사를 마무리하면 2025년 상반기에 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심사 당국이 시장 독점 우려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는 데다 심사 통과 시에도 높은 부채비율·고용승계 등 문제가 산적해있어, 과거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과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은 이달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14개국의 승인이 필요한데, 현재 10개국의 심사가 마무리됐다. 남은 국가는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일본으로 이중 영국과 EU는 각각 이달과 내달 중 최종 결정을 할 방침이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추가 심사를 하기로 하며 작년 안에 끝날 예정이었던 심사가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다. 일본에선 아예 인수합병이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항공사가 해당 국가에 취항하며 우리나라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어 관련 당국이 시장 독점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수 완료를 위해선 주요 경쟁 국가들의 승인을 받아야하고, 단 한 국가라도 승인하지 않을 경우 성사될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진두지휘하는 KDB산업은행은 과거 대우조선해양 매각 때와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산업은행은 당시 조선업계 빅3중 하나인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추진했는데 EU 경쟁당국이 독점 우려로 인수를 불허하면서 약 2년 10개월만에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

업계 2위 현대중공업이 3위인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독과점 우려가 짙었고, 매각이 결정되던 당시 대우조선해양 내부에서도 동종업계 인수에 따른 구조조정 우려로 강한 반대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재현될 수 있다. 유럽 경쟁당국은 2021년 에어캐나다의 현지 항공사 인수를 불허하는 등 항공사 사이 합병에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21년 1월 유럽연합에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했는데 EU 집행위원회는 내달 17일까지 승인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연합뉴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출처=연합뉴스]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 무산으로 3년 간 노력이 물거품이 됐고, 인수합병 추진 과정에서 노조와 빚은 갈등 등을 고려하면 기회비용 또한 상당했다. 빅딜 백지화로 조선업에서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가운데, 대한항공도 인수가 무산될 시 같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심사에 통과해도 우리 공정위와 해외 경쟁당국이 반납을 요구한 슬롯들이 예상보다 많아 양사의 합병 효과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특히 중국 등 중단거리 노선 슬롯이 국내 LCC들이 아닌 해외 항공사들 수중에 넘어갈 경우 국내 항공산업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심사를 모두 통과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1조5000억원을 들여 지분 63.9%를 확보할 예정이다. 인수금액은 대한항공 2021년 말 기준 자기자본(2조3358억원)의 64% 수준이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은 작년 상반기 말 기준 부채비율이 6544.6%로 집계됐는데, 200%만 넘어도 부실기업 소리를 듣는 만큼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높은 부채 탓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성공적으로 인수해도 적정 가치보다 높게 인수했다는 '승자의 저주'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필수 신고국가인 미국, EU, 일본 및 임의 신고국가인 영국의 기업결합 승인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라며 "영국의 경우 경쟁당국에서 대한항공이 제출한 시정안을 수용해 심사를 확정할 예정이며 회사는 이들 경쟁당국과 적극 협조해, 조속한 시일 내에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sus@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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