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치료 가능 전 세계 10곳 불과” 암 부위 정밀 타격
윤홍인 교수 “췌장암·폐암·간암 등 생존율 높일 것”
연세세브란스가 꿈의 암 치료기 ‘중입자치료’를 상반기에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간 중입자치료를 받기 위해 해외 원정을 떠나면 드는 비용만 1~2억 원에 달했다. 따라서 이제 국내 의료원에서도 국내 최초로 중입자치료를 시작함으로써 국내 난치성 암 환자들의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연세세브란스에 따르면 중입자치료의 원리는 가속기 싱크로트론이 탄소 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고정형 또는 회전형 치료기를 통해 에너지빔을 환자의 암세포에만 정밀하게 조사한다.
중입자치료는 국내 병원이 현재 운용 중인 기존 방사선치료와 양성자 치료보다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중입자의 생물학적 효과는 X-선 및 양성자보다 2~3배 정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중입자가 양성자보다 질량비가 12배 높으므로 질량이 무거운 만큼 암세포가 받는 충격 강도는 크다.
연세의료원이 선보이는 중입자치료기는 고정형 1대와 회전형 2대다.
회전형은 360도 회전하며 중입자를 조사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에서든 환자 암세포에 집중 조사가 가능하다. 평균 치료 횟수를 낮출 수 있던 비결이다.
치료 횟수는 평균 12회로 X-선, 양성자 치료의 절반 수준이다. 환자 한 명당 치료 시간은 2분 정도 소요된다. 준비과정에 시간이 소요돼 치료기 3대에서 하루 동안 약 50여 명의 환자를 치료할 계획이다.
치료 후에 환자가 느끼는 통증은 거의 없고 바로 귀가할 수 있다.
회전형 치료기 2대를 선보이는 것은 연세의료원이 최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병원은 10여 곳에 불과하며 회전형이 들어간 곳은 일본 2곳, 독일 1곳이다.
일본과 독일을 포함한 3곳도 회전형은 1대씩 보유 중이다. 회전형은 방사선을 암 부위에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만큼 치료 효과는 높이는 동시에 부작용은 줄일 수 있다.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암은 혈액암을 제외한 모든 고형암이다.
윤홍인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중입자치료는 췌장암, 폐암, 간암 등 여러 고형암에서 생존율을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며 “골·연부조직 육종, 척삭종, 악성 흑색종 등의 희귀 암의 치료는 물론, 기존 치료 대비 낮은 부작용과 뛰어난 환자 편의성으로 전립선암 치료 등에서도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조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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