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2024년 미 대선을 벼랑끝으로 몰고갈 트럼프의 4번째 기소
[월드 투데이] 2024년 미 대선을 벼랑끝으로 몰고갈 트럼프의 4번째 기소
  • 최석진 기자
  • 승인 2023.08.16 07:01
  • 수정 2023.08.16 10: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 아이오와 행사장에서 열린 공화당 만찬 행사에서 연설한 후 퇴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 디모인 아이오와 행사장에서 열린 공화당 만찬 행사에서 연설한 후 퇴장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침내 네 번째로 기소됐다. 트럼프는 이번에는 2020년 미국 대선에서 조지아주 투표 결과를 뒤집기 위해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됨으로써 내년 미 대선을 15개월 앞두고 4개의 개별 형사사건에서 총 91건의 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게 되었다.

CNN방송은 이와관련, 15일(현지시간) 이번 네 번째 기소로 미국은 2024년 대선이라는 벼랑 끝으로 한 발 더 다가서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이 분석의 전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네 번째 형사 기소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2020년 조지아주의 선거인단 표를 뒤집어 승리를 훔치려 한 다층적 음모론의 규모가 아니다.

우리가 정말로 경악하는 사실은, 월요일 18명의 다른 혐의자들과 함께 또 다시 기소된 트럼프가 17개월 뒤면 47대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보존하고 수호하겠다고 선서하는 당사자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그가 그 가치를 훼손하려던 그 헌법에 손을 얹고.

트럼프의 일탈과 그 책임을 묻기 위한 후속 노력으로 초래된 중대한 정치적 위기는 네 번째 기소장이 공개되면서 심화되고 있다. 조지아주 검찰에 의한 기소는 현재 트럼프가 처한 사법 리스크와 그가 2024년 공화당의 대선 후보에서 선두주자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벌써부터 역사적인 갈등과 충돌을 예고한다 하겠다.

98페이지 분량의 이번 기소장에는 지방 공무원들에게 압력을 가하고, 주 의회에 부정 선거라고 허위 진술을 하고, 선거 사무 직원을 괴롭히고, 법무부 공무원과 마이크 펜스 당시 부통령을 회유하는 과정들이 놀랍도록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기소장은 “트럼프와 다른 피고인들은 트럼프가 졌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했으며, 고의로 선거 결과를 뒤집으려는 음모에 가담했다”고 밝히고 있다.

가히 초현실적 상황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제,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전례가 없던, 전직 대통령에 대한 기소를 일상적으로 보이게 하고 있다. 조지아주 혐의 외에도 그는 기밀문서의 불법 유출 및 2020년 대선 번복 시도와 관련된 두 건의 별도 연방 사건에서 잭 스미스 특검에 의해 기소되었다. 그는 또한 2016년에 포르노 배우의 입을 막기 위해 돈을 지급한 혐의로도 재판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 세 혐의 모두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조지아주에서도 그럴 것이 확실하다. 그는 조지아주 선거의 신성함에 대한 공격을 언론의 자유에 대한 권리 행사라고 항변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이 같은 사법 리스크에 직면해서도 재집권 시도를 포기하기는커녕 대통령이라는 권좌의 탈환 과정을 현재 그에게 직면한 소송의 쓰나미를 물리칠 역공의 수단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설령 트럼프가 백악관을 탈환하더라도 미국 연방 체제는 대통령이 주 당국의 조사와 형사재판을 중단시킬 수 없도록 보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지아주의 기소는 의미심장하다 할 수 있다.

엄청난 혐의

트럼프와 그의 전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를 포함한 공동 피고인들이 8월 25일 금요일 정오까지 조지아주 당국에 출두할 것을 요구하는 새로운 기소는 현재 전직 대통령이 직면한 사법 리스크를 가중시키고 있다. 다른 정치인이라면 이러한 위기 앞에서는 정치 인생을 마감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미국 역사상 이러한 정도로 사법 리스크에 직면한 정치인은 없었다.

그러나 점점 분노를 더해가고 있는 트럼프는 2024년의 대선이 2021년 1월 6일 미 국회의사당 난입 사태보다 훨씬 더 유독할 수도 있음을 내비치는 선동적인 수사로 계속 싸울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에 대한 기소를 선거 개입으로 주장한다. 그가 반복적으로 기소되고 있는 그 혐의를 반대로 주장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선 캠프 측은 성명을 통해 “민주당 지도자들의 이러한 행태는 미국 민주주의에 중대한 위협이 되며 미국인들이 대통령에게 투표할 정당한 선택권을 박탈하려는 직접적인 시도”라고 주장했다. 

“선거 개입이나 선거 조작이라 불러야 합니다. 국민의 선택을 억누르려는 집권 세력의 부당한 시도입니다. 이는 미국적이지 않은 술수입니다.”

트럼프 캠프의 성명서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나 이 같은 발언들은 2020년 트럼프의 부정 선거 주장과 민주주의에 대한 파괴 공작에 대한 국가적 심판과 충돌하며 미국을 정치적 벼랑 끝에 몰아넣고 있다. 자신을 권력의 희생자로 묘사하고, 자신의 대선 캠페인을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트럼프의 의지는 미국이 논쟁적이고 심지어 위험한 시기를 앞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의 원칙을 파괴하려는 전례 없는 시도를 기소하는 것은 국가의 이익에 합치된다. 그러나 트럼프의 전면적 대응과 법 집행 기관에 대한 그의 지지자들의 불신은 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대가가 얼마나 혹독한지를 또 한 번 보여줄지도 모른다. 배심원단과 유권자들이 결국 트럼프에게 어떤 판결을 내리든 간에 비극적인 국가적 분열과 갈등은 깊어질 것이다.

대선 결과 전복 혐의에 대한 연방 기소와 함께 조지아주의 기소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을 쓰러뜨린 워터게이트 사건, 빌 클린턴의 탄핵으로 이어진 백악관 인턴과의 불륜을 포함한 현대 미국의 정치 스캔들을 왜소하게 만들고 있다.

나아가 조지아주에서 민주주의를 전복하려 했던 상세한 목록은 또한 백악관과 상원 선거에서 중요한 전쟁터가 되었던 이 주에서 벌써부터 열광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풀턴카운티 페니 윌리스 검사장(가운데)이 도널드 전 트럼프 대통령 기소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 조지아주 애틀랜타 풀턴카운티 페니 윌리스 검사장(가운데)이 도널드 전 트럼프 대통령 기소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기소 혐의가 가리키는 범죄

기소는 검찰이 주장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기소장의 내용은 아직 법적 판단이나 트럼프 측 변호인의 반대 심문을 거치지 않았으며, 혐의를 벗어날 수 있는 반대심문을 거치지는 않았다. 따라서 트럼프는 다른 시민과 마찬가지로 유죄가 입증될 때까지 무죄 추정의 원칙을 보장받는다.

그러나 수백만 명의 미국인은 이미 트럼프가 브래드 라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11,780표를 더 찾아내라고 강요한 내용을 녹음을 통해 들었다.

트럼프 측이 제기했지만 기각된 일련의 소송들과 국회의사당 폭동 이후 트럼프 때문에 무너질 뻔한 미국 민주주의 체제가 어떻게 지켜졌는지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2020년 미국 민주주의는 많은 공무원들의 용기 때문에 무너지지 않았다. 그들 중 다수는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뿐만 아니라 조지아와 애리조나 같은 주의 공화당원이었다. 그러나 선출되지 않은 시민들도 역할을 했다. 트럼프의 압력 때문에 삶을 망쳤다고 증언한 조지아 선거 관리원 루비 프리먼과 완드리아 모스 같은 이들이 그들이다.

그러나 네 번째 기소도 트럼프 지지의 기현상을 끊어내지 못할 것이다

이번 기소는 미국 역사상 민주주의에 대한 가장 노골적인 공격 중 하나에 대한 적절한 대응으로 수백만 명 미국인들의 뇌리에 꽂힐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를 지지하는 열성층을 포함해 수백만 명은 이번 기소도 무시할 것이 확실하다.

많은 공화당원들과 그 지지자들은 트럼프에 대한 여러 차례의 기소가 그의 백악관 복귀를 두려워하는 민주당의 음모라는 주장을 확고하게 믿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선거 제도가 부패했다는 보수주의자들의 믿음 또한 많은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결국 수년 동안 이러한 주장을 가스라이팅해온 트럼프의 시도가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는 2016년 선거인단에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이겼지만, 일반 투표에서 뒤처지면서 선거 제도가 사기로 오염됐다고 처음으로 허위 주장을 했다.

많은 공화당원들은 또한 트럼프에 대한 기소를 러시아 관련 수사에서 부당하고 입증되지 않은 공모 혐의로 보는 같은 프리즘을 통해 보고 있다. 나아가 그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잘못에 대한 증거가 드러나지 않았음에도 탈세와 연방 총기 혐의에 관한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한 최근의 무죄 판결을 법이 공평하지 않다는 증거로 간주한다.

또, 지지자들을 지키기 위해 기소돼도 기쁘다는 트럼프의 수호천사 같은 주장은 풀뿌리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 인기다. 따라서 네 번째로 기소되었다고 해서 트럼프는 이전 세 건의 기소보다 정치 경력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공화당 예비 선거에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 같은 라이벌이 트럼프의 정치적 책임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네 번째 기소가 된 뒤 월요일 하원 공화당 최고위 의원들의 신속한 반응은 당내의 트럼프의 괴력이 얼마만한지를 과시했다. 예를 들어 공화당 하원의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은 “조 바이든의 최고 정적 트럼프 대통령을 표적으로 삼기 위해 직위를 무기로 활용하는, 또 다른 불량 극좌 급진 지방 검사”라고 혹평했다. 뉴욕주의 하원의원인 그녀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거짓 혐의를 물리치고 2024년 백악관을 되찾을 것”이라고 덧붙여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소는 경합주(swing state)와 교외 거주 핵심 유권자 및 온건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에게 불리한 여론을 형성할 수 있다. 여기에 전직 대통령이자 공화당 대선 후보가 내년의 대부분 시간을 재판에 소비하는 광경도 검증되지 않은 모습이다. 관련해서 펜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을 역임한 마크 쇼트는 아무도 트럼프의 놀라운 사법 리스크가 가져올 정치적 파장을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월요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기소와 실제 재판에서 법정에 앉아 있는 것과 그것이 유권자에게 미치는 영향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 = 최석진 기자]

dtpchoi@wikileaks-kr.org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27, 1001호 (공덕동, 풍림빌딩)
  • 대표전화 : 02-702-2677
  • 팩스 : 02-702-16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소정원
  • 법인명 : 위키리크스한국 주식회사
  • 제호 : 위키리크스한국
  • 등록번호 : 서울 아 04701
  • 등록일 : 2013-07-18
  • 발행일 : 2013-07-18
  • 발행인 : 박정규
  • 편집인 : 박찬흥
  • 위키리크스한국은 자체 기사윤리 심의 전문위원제를 운영합니다.
  • 기사윤리 심의 : 박지훈 변호사
  • 위키리크스한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위키리크스한국. All rights reserved.
  • [위키리크스한국 보도원칙] 본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립니다.
    고충처리 : 02-702-2677 | 메일 : laputa813@wikileaks-kr.org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