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투데이] 영국 시골 헛간에서 발견된 변사체 신원 조사...전 유럽으로 확대
[월드 투데이] 영국 시골 헛간에서 발견된 변사체 신원 조사...전 유럽으로 확대
  • 유진 기자
  • 승인 2023.12.04 05:37
  • 수정 2023.12.04 05: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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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사자의 유골을 통해 재구성한 얼굴 모습 [사진 = 햄프셔 경찰]
변사자의 유골을 통해 재구성한 얼굴 모습 [사진 = 햄프셔 경찰]

“혹시 이런 사람을 아시나요? 그렇다면 경찰에 신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2017년 영국 외딴 시골에서 한 남성의 유골이 발견되었었다. 그동안 이 남성의 신원을 추적하던 영국 경찰이 뜻을 이루지 못하자 유럽 전역을 상대로 공개수사에 나섰다고, 3일(현지 시각) <유로뉴스>가 보도했다.

정확히 6년 전, 영국 시골의 경찰은 실마리가 잡히지 않는 변사체를 대하고 고민에 빠졌었다.

경찰은 다른 사건을 조사하던 중 햄프셔의 버려진 헛간에서 우연히 시신 한 구를 발견한 것이다.

“유골로만 남아 있었습니다.”

햄프션 경찰 강력반의 더글러스 어팅 반장은 <유로뉴스>에 이렇게 설명하면서 시신이 사망한 지 수년이 흐른 것으로 추정했다.

사망자는 키 177~180cm 정도에, 갈색 머리의 50대 백인 남성이었다.

사망자의 유골 옆에는 담뱃갑과 비니(모자의 한 종류)와 안경, 범죄 스릴러 소설이 놓여 있었으며, 경찰은 그가 “순탄치 않은 삶을 살거나 여행 중”이었을 것으로 짐작한다고, 어팅 반장은 자세히 설명했다.

그 외에는 아무런 단서도 없었다.

경찰은 변사체의 유골이 발견된 영국 남부 햄프셔주 미셸데버의 버려진 낙농장에서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여권이나 운전면허증 등을 발견하지 못했다. 

“사망자의 신원을 추정할 수 있는 문신이나 보석 같은 장신구를 찾지 못했습니다.”

어팅 반장은 이렇게 말했다.

뿐만 아니라 변사체의 사망 원인도 오리무중이다.

“이런 종류의 사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뚜렷한 외상도, 무기 흔적도, 자살 징후도 없었습니다.”

강력반 어팅 반장은 이렇게 덧붙이면서 현재 경찰은 그가 자연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햄프셔 경찰은 과학 수사의 도움을 받기 위해 변사체의 칫솔과 치아에서 DNA 샘플을 채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은 신원 파악이라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사망자의 DNA는 영국의 범죄 데이터베이스나 실종자 명단에 있는 누구와도 일치하지 않았다.

경찰은 고심 끝에 인류학자인 크리스 린 박사에게까지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변사체의 두개골을 이용해 그의 얼굴을 재구성해 달라고 요청한 뒤 이를 언론에 뿌렸다. 이 내용은 2019년 영국 전국 신문에 게재되었다.

그 결과 이야기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

변사체가 발견된 곳에서 가까운 마을인 이첸 스토크(Itchen Stoke)에서 목격자 부부가 나타난 것이다. 목격자들은 그 남성이 2012년에 집 문을 두드리더니, 길을 헤매는 중인데 마당에 텐트를 쳐도 되는지를 물었다고, 햄프셔 경찰에 말했다. 그들은 그렇게 하도록 해주었다.

나아가 그가 “매우 지저분한 상태”였고, “영어를 꽤 잘 구사했지만, 프랑스 억양이 강했다”고 목격자들은 경찰에 말했다.

변사자의 유골이 발견된 햄프셔주 미셸데버 낙농장의 헛간 [사진 = 햄프셔 경찰]
변사자의 유골이 발견된 햄프셔주 미셸데버 낙농장의 헛간 [사진 = 햄프셔 경찰]

목격자들은 그날 밤 그와 함께 식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서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덧붙였다.

사망자의 이름을 기억할 수 없었던 목격자들은 그가 프랑스 군인 출신으로 부상 때문에 소리를 들을 수 없었던 것으로 회상했다.

목격자들 중 한 사람은 그가 전직 군인이었다고 말했으며, 소지품을 다루는 방식으로 보아 “군사 업무와 관련이 깊을 것”으로 짐작했다고 말했다.

의문의 남성은 또한 자신이 프랑스의 유명 여배우 까뜨린느 드뇌브와 함께 일했다고 목격자들에게 말했지만, 햄프셔 경찰은 그녀의 소속사를 통해서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가 정확히 왜 영국 남부에 있었는지는 불분명하다. 

의문의 프랑스 남성은, 당시 영국에 들어온 지는 얼마 되지 않았으며, 여자친구를 만나기 위해 아일랜드로 가는 도중에 영국 전역을 여행 중이라고, 목격자들에게 말했다.

그러나 어팅 반장은 “모든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그가 일종의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지만, 강력반 반장은 이는 “단지 하나의 의견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 중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 과정에서 그가 DNA 흔적을 남겼다면 우리는 지금쯤 그 사실을 파악했을 겁니다. …… 그러나 아직은 모든 것이 미스터리입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다음날 아침 그 남성은 목격자 부부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건네는 음식과 돈을 마지못해 받아들고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길로 사라져 갔다고, 어팅 반장은 설명했다.

추가로 드러난 단서를 바탕으로 햄프셔 경찰은 다시 한 번 과학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그들은 레딩대학의 스튜어트 블랙 박사 팀의 도움을 받아 변사자의 치아에 대한 동위원소 분석을 실시해 그가 정확히 어디에서 왔는지 알아냈다.

블랙 박사는 동위원소 분석법을 “지문 추적”에 비유하면서 어린 시절 음식물 섭취를 통해 굳어진 치아 법랑질에 형성된 화학물질로 해당자가 자란 곳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블랙 박사의 분석에 따르면 이 남성은 인생의 첫 12년을 “프랑스 남동부와 코르시카에서 스위스 서쪽 끝까지 꽤 넓은 지역” 어딘가의 “큰 마을이나 도시”에서 보냈을 가능성이 높다. 또, 그가 어렸을 적 먹은 음식에는 생선이 풍부했을 것이다.

“더럽고 누추한 헛간에서 홀로 죽어간 망자에 연민이 생깁니다.”

햄프셔 경찰은 수집된 정보를 프랑스 당국과 실종자 추적 자원봉사 단체인 ‘로케이트(Locate)’에 보내고 단서가 나타나기를 기다렸지만, 모든 시도는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다. 

그래서 경찰은 이제 공개수사로 확대하기로 했다.

“프랑스, ​​서부 스위스, 코르시카 주민들에게 호소합니다.…… 혹시 이런 사람을 아시나요? 그렇다면 경찰에 신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이미지의 남성은 2012년에 실종된 사람입니다.”

햄프셔 경찰 강력반의 어팅 반장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경찰로서는 마지막 시도라고 말하며, 이렇게 제보를 호소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습니다. 이 남성의 신원을 밝히고 애타는 가족을 찾아주는 데는 프랑스와 스위스 주민들의 제보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이 분명 어딘가에 있을 겁니다.”

어팅 반장은 이렇게 주장했다.

“더럽고 누추한 헛간에서 홀로 죽어, 5년간이나 발견되지 못한 망자에 연민이 생깁니다.“

[위키리크스한국 = 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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