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OCI 통합] ‘네 마리 토끼’ 잡는 전략은?
[한미그룹·OCI 통합] ‘네 마리 토끼’ 잡는 전략은?
  • 조 은 기자
  • 승인 2024.01.29 13:02
  • 수정 2024.01.29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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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무 조기 상환·1500억 운영자금 확보·빅파마 협상 주도권 등 계획
[제공=한미약품그룹]
[제공=한미약품그룹]

한미약품그룹이 29일 OCI와 통합 후 ‘네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향후 계획을 밝혔다. 

통합 모델의 한 축인 ‘제약바이오·헬스케어’ 부문에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한미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의 경우 긴박한 자금 수요에 대한 숨통이 트여 미래 성장 동력 창출의 기반을 탄탄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네 마리 토끼는 ▲합병 후 채무 조기 상환 ▲1,500억 원대 운영자금 확보 ▲빅 파마와 신약 라이선스 아웃 협상 주도권 ▲한미 경쟁력 있는 제품 수출 등이다. 

<한미사이언스, 채무 조기 상환 가능>

한미사이언스는 작년 그룹 계열사였던 한미헬스케어를 합병하면서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식품, IT솔루션 등 분야에서 자체 성장 동력을 갖춘 ‘사업형 지주회사’로 변모했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1,300억 원대의 한미헬스케어 부채도 함께 떠안으면서 채무 조기 상환 필요성이 제기되고 상환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일부 주주들로부터 받아 왔다. 

특히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하고, 상속세 납부 등 목적으로 한미사이언스 대주주들이 받은 주식담보 대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회사의 차입금 증가는 주가에 악영향을 미쳐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이번 OCI와의 통합으로 유입될 대규모 자산이 한미사이언스 부채를 조기 상환할 토대가 됨으로써 차입금 부담 감소에 따른 기업 가치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500억 원대 운영자금 확보>

이번 OCI와 통합으로 확보할 또 다른 재원은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 확대를 위한 공격적 운영자금으로 쓰이게 될 전망이다. 한미그룹은 OCI그룹 계열사인 부광약품과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을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부광약품은 매출의 10~20%를 R&D에 투자하고 있는 연구개발 중심 기업으로, 혁신신약 개발을 기업의 철학으로 삼고 있는 한미그룹과 협업할 경우 R&D 시너지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미의 R&D가 대사·비만, 면역·표적항암, 희귀질환 분야에 집중돼 있는 반면, 부광약품은 우울증, 파킨스병 등 신경계 질환 분야 신약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양사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겹치지 않는다는 것인데, 구조조정 같은 R&D 조직에 대한 인위적 개편 없이도 양사 협력을 통해 더욱 속도감 있는 신약개발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 영업 부문에서의 시너지도 예상된다. 

최근 부광약품 주력 제품들이 보험 급여에서 빠지면서 매출이 정체되고는 있지만, 만성질환 분야 개량·복합신약을 주력 제품으로 보유한 한미약품과 겹치는 제품들이 없다는 점에서 양사가 협력하는 세일즈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글로벌 빅파마와 신약 라이선스 아웃 협상 주도권>

무엇보다 한미그룹이 수천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글로벌 임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체력을 갖게 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한미그룹 창업주 임성기 회장은 한국 최초의 기술수출 사례로 기록된 1987년 로슈와의 ‘세프트리악손’ 계약 체결 후 “우리가 끝까지 만들어 해외에서 팔 수 있을 정도 규모의 회사였다면 이번 계약금액 뒷자리에 0을 몇 개쯤 더 붙일 수도 있었다”고 소회했던 어록은 그래서 의미가 크다. 

임상 중간 단계에서 글로벌 빅 파마와 라이선스 협상을 할 때 원 개발사가 해당 후보물질을 끝까지 개발해 상용화시킬 수 있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지는 협상의 주도권을 좌우하는 유용한 지렛대가 될 수 있다.

<한미 경쟁력 있는 제품 수출 활로>

첨단소재,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역량을 확보한 OCI의 네트워크를 한미그룹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의약품 등 헬스케어 제품의 유통과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 관련 유통 네트워크가 상이하지만, 각 국가별 거대 시장을 경험해 본 OCI의 노하우가 한미의 시장 접근과 수출 활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한미그룹의 신약 라이선스 계약 협상시에도 OCI와 통합 시너지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현재까지 한미그룹이 체결한 신약 라이선스 계약의 유형을 살펴보면, 한미그룹의 직접 영업이 가능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지역을 제외한 글로벌 전 영역을 상대 회사의 권리로 넘겨 왔다.

하지만 향후 신약 라이선스 계약 협상시에는 OCI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탄탄한 국가들을 직판 가능 영역으로 남겨둠으로써 상용화 이후 매출 가치를 더욱 높여 나갈 수 있다고 한미그룹 측은 설명했다.

한미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에서는 상속세 문제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오너 일가 지분 오버행 이슈에 따른 주가 하락, 중장기적으로는 지배주주의 지배력 약화로 인한 R&D 투자 동력 상실 및 이에 따른 기업 경쟁력 저하 등 여러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OCI와 통합으로 창업주 임성기 회장에서 시작된 한미의 정체성과 철학을 공고히 지켜내면서도 최대주주의 상속세 문제로 인한 기업 가치 하락 우려도 단번에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위키리크스한국=조 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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