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선 비율 높은 HMM…호황때는 무기, 불황때는 애물단지
초대형선 비율 높은 HMM…호황때는 무기, 불황때는 애물단지
  • 이현규 기자
  • 승인 2024.03.29 16:20
  • 수정 2024.03.29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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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소속 컨테이너선의 모습. [사진=HMM 제공]

"초대형선 비율이 선복량 기준 78%로 글로벌 선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28일 열린 HMM 정기주주총회에서 김경배 대표는 그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던 HMM의 초대형선 선복량(화물을 적치할 수 있는 선박 내 모든 공간)을 자랑스럽게 언급했다. 코로나19 특수 당시 최대 실적을 내는데 선봉장 역할을 해왔던 초대형선을 띄워주며 HMM의 '든든'한 체질을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침체를 고려할 때 초대형선 선복량 증가가 오히려 리스크라고 우려를 제기했다.

2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 운임지수가 다시 하락하며 해운시황 침체기에 접어들고 있다. 운임지수는 연료와 가격, 유지보수 등 운송에 필요한 비용을 종합한 지수를 의미한다. 지수가 높을수록 운임 비용은 비싸지고, 낮을수록 운임 비용이 저렴해진다. 해운사에선 운임지수가 높아야 수익이 커진다.

홍해 사태로 인한 반짝 상승 후 다시 떨어지고 있는 SCFI. [자료=한국관세물류협회 화면 캡쳐]

이번 홍해 사태로 올해 1월 SCFI(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가 2200포인트를 돌파하며 해운사에게 반짝 호재가 찾아왔었다. 하지만 이달 22일 기준 1732포인트를 기록하며 빠르게 사태 이전 지수인 1000포인트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 1100포인트 이하로 떨어지면 해운 침체기였던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수준이다. 

그런데 해운시황이 침체될수록 초대형선 보유 업체에게 불리한 상황이 초래된다는 사실이다. 옮길 화물이 줄면 화물선에 노는 공간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호황일 때는 많은 물건을 실을 수 있는 초대형선이 유리하지만 물동량이 줄어든 침체기에는 초대형선이 애물단지가 될 수 있는 이유다. 

게다가 해운시황이 침체기일 때는 초대형선이 많은 선사일수록 배가 스케줄에 맞춰 운행하는 '정시성'을 지키기 힘들어진다. 호황일 때는 배에 화물이 금방 찰 정도로 물류량이 많지만 침체기 때는 물류량이 적어 화물이 배에 가득 채워질 때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에 따라 배가 출항하는 시간이 지체되고 화물도 다양하게 실리기 때문에 기항지가 늘어나면서 시간이 더 지체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수출업자들도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 선사들의 선복량은 계속 늘고 있다.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지난달 낸 보고서 '컨테이너선 시장 동향 및 전망'에 따르면 코로나19 해운 호황기에 대량 발주된 선박이 올해 집중적으로 인도되면서 전체 선대 공급 증가율이 7.7%에 달할 것으로 조사했다. 해운 시장은 침체하고 있는데 선박은 공급 과잉에 이르고 있는 셈이다. 

구교훈 한국국제물류사협회장은 "정부와 기업이 너무 안일하게 해운시장 동향에 대처하고 있다"며 "해운사들은 다양한 운송분야 투자를 통해 해운업에 위기가 닥쳤을 때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letswin@wikileaks-k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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