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장 초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 합의 관련 발표를 기다리면서 하락 출발했지만 정작 이 같은 발표가 나오자 상승으로 반전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89포인트(0.01%) 상승한 2만4360.21에 장을 종료했다. 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69포인트(0.02%) 높은 7266.90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이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9.55포인트(0.73%) 상승한 1318.02를 나타냈다. 하지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71포인트(0.03%) 내린 2671.92에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 협정 관련 발표와 이에 따른 유가 움직임에 온통 촉각을 곤두세웠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란에 대해 "높은 수준의 경제 제재를 도입할 것"이라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추구하는 데 도움을 주는 어떤 나라도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이란과 새로운 협상을 할 준비가 되어 있고 의사와 능력도 있다"며 "이란 지도자도 지속적인 협상을 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이란 및 이란을 돕는 나라에 대한 경제 제재를 공언한 만큼 이란의 원유 수출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재무부는 기존에 계약된 거래 관계에 대해서는 이를 청산할 90일이나 180일간의 기간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무부는 또 90일 이내 이란에 대한 항공을 통한 수출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란 TV에서 미국의 핵 합의 탈퇴를 '심리전'으로 규정하고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유럽, 러시아, 중국과 논의하기를 바란다"면서 "이란은 미국 없이 핵협정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의 정상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란 핵 합의를 지키기 위해 전념할 것이라면서 다른 당사국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미국 증시는 트럼프 발표 전 약세였지만 발표 후 국제 유가가 장 초반 낙폭을 줄이며 반등하자 동반해서 보합권으로 오르는 등 같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에너지 주가 0.78% 오르며 선전했다. 금융주도 0.67% 올랐다. 반면 유틸리티 분야는 2.51% 급락했고 통신 분야도 1.30% 내렸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오름세를 이어갔고 달러화도 강세를 나타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란 핵 합의 탈퇴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존스 한콕 인베스트먼트의 맷 미스킨 시장 전략가는 "무역 갈등과 관련된 지정학적 위험의 안개가 자욱하다"며 "투자자들이 이런 여건에서 길을 찾아가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관세와 같은 무역 이슈에 더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은 올해 6월 0.25%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10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34% 하락한 14.70을 기록했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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