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4세대 구광모 체제로 '선제적 시장창출 중시' ... 구본무 회장 숙환으로 별세, 구본준 대행체제 지속 관심
LG그룹 4세대 구광모 체제로 '선제적 시장창출 중시' ... 구본무 회장 숙환으로 별세, 구본준 대행체제 지속 관심
  • 이 호영
  • 승인 2018.05.20 12:00
  • 수정 2018.05.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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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타계한 LG그룹 구본무 회장. [사진=연합뉴스]

LG家 3세 구본무 회장(73)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LG그룹 4세대 승계 작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20일 연합뉴스와 LG그룹 등에 따르면 23년간 그룹을 이끌어온 구본무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52분경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었다.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뇌종양 발견 후 올해 초까지 수차례 뇌수술를 받고 통원 치료를 하다가 최근 상태가 악화되자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지만 병세는 호전되지 않았다.

고인은 1945년 경남 진주 출생으로 LG그룹 구인회 창업주 손자다. 국내 연세대학교에 이어 미국 유학으로 애슐랜드대학교를 졸업하고 1975년 LG화학 심사과 과장으로 입사했다. 1981년 LG전자 이사로 승진하며 본격적인 경영수업에 들어갔다.

1984년 LG전자 일본 도쿄 주재 상무를 거쳐 1986년 회장실 부사장으로 승진, 그룹 경영에 참여했다. 1989년 LG그룹 부회장에 올랐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으로도 선임됐다. 1995년 LG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그룹명을 '럭키 금성'에서 'LG'로 바꾸며 LG를 글로벌 그룹으로 이끈 구 회장은 전자·화학·통신서비스등 3대 핵심 사업을 키워왔다. 자동차부품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 미래 성장동력도 발굴했다.

구 회장 경영권은 LG家 장자승계원칙에 따라 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40)가 이어받는다. LG는 지난 17일 이사회를 열고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키로 하고 내달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이를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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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상무는 원래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하지만 교통사고로 외아들을 잃은 구본무 회장이 2004년 양자로 들이며 LG가의 후계자로 낙점됐다.

서울 경복초교, 영동고교를 거쳐 미국 로체스터 공대를 졸업했다.

입양 2년 뒤인 2006년 구 상무는 LG전자 재경 부문에 대리로 입사하며 경영 수업에 입문했다.

2007년에는 미국 스탠퍼드대 MBA(경영학석사) 과정에 입학했지만 중도에 자신의 전공 분야인 IT(정보기술) 실무를 익히기 위해 학업을 중단하고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으로 옮겨 1년간 근무했다.

이후 미국 뉴저지법인, TV·오디오를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창원사업장 등을 거쳤다.

제조와 판매 현장, 해외와 지방 등을 두루 경험한 셈이다.

LG를 새로 이끌게 될 구광모 상무. [연힙뉴스]

2014년 지주사인 ㈜LG 경영전략팀 상무로 승진한 이후로는 그룹의 주력사업·미래사업을 챙기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 제고를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부터는 LG전자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B2B사업본부의 정보디스플레이(ID)사업부장을 맡았다. 2월에는 ID사업부를 이끌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상업용 디스플레이 국제전시회 'ISE 2018'에 참가해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구 상무에 대한 LG그룹 내부의 평가는 "겸손하고 소탈하다"는 것이다. 동료들을 존중하면서 이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는 등 격의 없이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무에서는 철저한 실행을 중시하는 편이라는 평가다.

LG 관계자는 "구 상무의 일하는 방식은 실행을 깊이 챙기고, 고객과 시장 등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려 노력하면서 선제적으로 시장을 만들고 앞서가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데 힘을 쏟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실무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까지 짚어내는 면모도 있다고 한다.

다만 일각에선 그동안 가시적인 경영 성과를 보여준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기엔 그동안 경영 수업 차원에서 낮은 직급의 자리를 맡아왔고, 2014년에야 상무로 승진한 이유도 있다. 아직 40세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젊다는 측면도 있다.

LG 관계자는 "구 상무는 오너가이지만,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LG의 인사 원칙과 전통에 따라 지금까지 전략부문에서, 또 사업책임자로서 역할을 직접 수행하며 경영 역량을 쌓아 왔다"고 말했다.

구 상무는 앞으로 LG그룹 전문 경영인들의 보좌를 받아 그룹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현회 ㈜LG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이 계열사별 경영을 책임지되, 구 상무는 큰 틀의 경영 방향이나 미래 먹거리 발굴 등에 주력할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특히 LG전자가 최근 인수한 오스트리아 자동차 헤드램프 업체 ZKW나, LG전자가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사업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직전까지 구 상무가 맡았던 정보디스플레이 사업 중 사이니지로 불리는 상업용 광고판 사업도 앞으로 키워나갈 아이템이다.

또 최근 급속히 시장이 커지고 있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분야도 미래 사업 후보군으로 꼽힌다.

다만 지금까지 유지해온 구본무 회장의 동생 구본준 부회장의 대행 체제가 얼마나 오래 갈지는 불투명하다. 구본무 회장의 와병 이후 실질적인 경영이나 대외활동은 구본준 부회장이 대신해왔다.

LG 관계자는 "현재의 대행 체제가 얼마나 계속될지는 지금으로선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구 상무는 미국 유학 중 만난 아내 정효정씨와 2009년 결혼해 1남 1녀를 두고 있다. 정씨는 식품원료기업 보락 정기련 대표의 장녀다.

[위키리크스한국=이호영, 양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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