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칼럼] 삼성바이오-셀트리온과 바이오 산업 그리고 국가경제
[WIKI 칼럼] 삼성바이오-셀트리온과 바이오 산업 그리고 국가경제
  • 김 완묵 기자
  • 승인 2018.08.26 07:26
  • 수정 2018.08.2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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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8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SDS가 삼성의 18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에 강세를 보였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강세를 보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를 살피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8월 8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SDS가 삼성의 180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 발표에 강세를 보였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강세를 보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를 살피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A properly brought-up daughter is worth ten sons)는 속담이 있다.

이런 말이 딱 들어맞는 게 바로 바이오 산업이 아닌가 생각된다. 바이오 산업은 1970년대 미국에서 탄생한 이래 지금은 기존의 제약 산업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기존의 화학을 기반으로 한 제약산업이 각종 부작용이 큰 관계로 성장세가 꺾이는 분위기라면 바이오 산업은 40여 년 시간이 흐르면서 그 분야를 확대하며 미래 산업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특히 바이오 산업은 인류의 질병 치료에서 생물 및 생태계 작동의 메카니즘을 그대로 활용하므로 기존 제약 기술에 비해서는 부작용이 적고 근원적인 치료에 가까운 해결책을 제시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도 그 성장 가능성이 무한대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미 미국은 바이오 기술의 위력을 앞세워 바이오-제약 산업에서 20세기 후반 이후 그 주도권을 유럽 국가에서 빼앗아 오는 데 성공했다. 1970~80년 대 이전 만 해도 이 분야 주도권은 독일, 영국, 스위스 등이 쥐고 있었다. 하지만 바이오 분야에서 신약 개발이 이어지고 그 적용이 확대되면서 미국은 바이오-제약 산업의 헤게모니를 장악해나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셀트리온을 시발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같은 굵직한 바이오 기업들이 국내에서도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점은 굉장히 고무적이다. 우리 기업들과 국민 성향이 신 개척지인 바이오 분야에서 그만큼 잠재력을 확보하고 있는 덕분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수학한 연구원들이 국내 기업들에 스카웃되거나 교수, 연구원으로 실험실을 지키고 혹은 창업에 활발히 나서면서 제약 산업에서 후발주자인 우리 경쟁력을 크게 높인 게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같이 미국 패권주의 시대에서 우리 바이오 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가 과제다.

전문가들마다 기업들의 끈질기고 과감한 투자와 함께 정부의 규제 혁신, 연구개발비 지원 등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분야가 오랜 투자로 결실을 맺는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어느 다른 산업보다도 높고 이미 블록버스터(연매출 1조원 이상) 신약들을 앞세운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과점 형태로 안분된 시장에 뛰어들어 판도를 흔드는 게 그렇게 만만한 작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괜찮은 신생 바이오 기업을 인수합병하거나 기술을 입도선매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대거 확보하고 있다. 이들은 또 시장 구도를 자기들이 영업하기에 유리한 환경으로 끌고가기 위한 노력에도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래서 현재 한 해 수조 원 내지는 수십조 원의 가치를 창출하는 블록버스터급의 바이오 신약은 대부분 이들 메이저 제약사들의 손아귀 아래 놓여 있다. 이들은 신약에 대해 최대 20년에 달하는 특허권을 갖고 있거나 생산 공장, 영업망을 확보해 신생 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해 놓고 있다. 이들 기업이 매년 높은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뒤늦게 바이오 산업 대열에 합류했지만 괄목상대할 정도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들 기업은 거의 불모지에 가까운 국내 바이오 산업에서 CEO들이 미래 가능성 하나를 보고 남보다 빠르고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기에 이런 위치에 도달했다.

이들 기업은 바이오 신약과 동일한 효능을 지닌 바이오시밀러 분야를 타깃으로 해 신약의 특허권이 소멸되는 시점에 양산 체제를 갖춘 덕분에 이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아울러 요즘은 이런 역량을 바탕으로 바이오 신약 개발에도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쓸만한 바이오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10여 년 가까운 긴 시간과 수조 원의 투자비용이 들어가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조바심을 갖지 말고 긴 인내의 시간을 갖는 걸 허용해줘야 한다는 소리다.

더욱 바람직한 건 삼성바이오와 셀트리온은 주변 분야에도 발 빠르게 진출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도 역량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노력이 주변 기업에도 자극제가 되어 한국 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은 하루가 다르게 향상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바이오 산업이 미래 소득과 일자리의 보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코스닥 시장에서는 바이오 기업들이 시가총액에서 대거 상위권에 포진해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 코스피에서 활약하고 있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웬만한 제조업체들을 크게 능가하고 있다.

제조업 경쟁력이 날로 위축되고 일자리가 말라가는 현실에서 바이오 기업들은 잘 낳은 '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해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져 그 성장세가 주춤거리는 점이 정말 안타깝다. 모든 문제가 상장 이전에 해결됐어야 할 것이 뒤늦게 논란이 되면서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등 당국의 오락가락한 행정처리 탓에 결국 전도유망한 기업들의 미래를 흐리고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산업에도 잔뜩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만에 하나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제재가 커질 경우 투자자들이 입을 큰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불신도 걷잡을 수 없이 번질 것이다. 한국 미래 먹거리 산업 하나가 그냥 무너지는 지경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증권선물위원회 등 정책 당국의 현명한 판단과 아울러 좀 더 빠른 의사결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중국 등 후발국의 거센 추격을 감안하면 이런 문제로 좌고우면하며 주춤거릴 시간과 여유가 없다.

[위키리크스한국=김완묵 기자]

kwmm307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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