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기술'로 반도체 위기론 돌파하는 삼성전자
'초격차 기술'로 반도체 위기론 돌파하는 삼성전자
  • 정예린 기자
  • 승인 2018.10.23 15:07
  • 수정 2018.10.23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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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업계 1위 TSMC 제치고 EUV 적용 7나노 공정 양산 성공
지난해 DS부문장 김기남 사장 부임 이후 EUV 라인 대규모 투자 단행 등 속도↑
모바일 반도체 이어 차량용 반도체 사업도 본격 확장 나서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주최한 '삼성 테크 데이 2018'에서 미주 지역총괄 최주선 부사장이 개회사를 하고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주최한 '삼성 테크 데이 2018'에서 미주 지역총괄 최주선 부사장이 개회사를 하고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연일 들려오는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실적 경신 소식에도 관련 업계를 향한 시장의 시선은 냉랭하기만 하다. 삼성전자는 DS부문장 김기남 사장의 공격적 리더십 아래 기술 차별화로 고성능 메모리 분야 및 파운드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차량용 반도체까지 사업을 확장하는 정면돌파 카드를 뽑아 들었다.

끊이지 않는 ‘반도체 고점론’의 중심은 D램 가격이다. 상승세를 보였던 지난해와 달리 4분기부터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접어들어 D램 가격이 점차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영업이익의 80% 가량이 메모리반도체에서 나오는 삼성전자는 경쟁업체들보다 한 발 앞서 기술 초격차를 달성해 시장의 우려를 잠재울 뿐 아니라 그 격차를 더욱 벌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7일 미국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미주법인(DSA) 사옥에서 개최한 ‘삼성 테크 데이(Samsung Tech Day) 2018’에서 EUV(극자외선) 노광 기술을 적용한 파운드리 7나노 공정(7LPP) 개발 완료 후 생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또 ▲세계최초 256GB 3DS RDIMM ▲기업용 7.68TB 4비트(QLC) 서버 SSD ▲6세대 V낸드 기술 ▲2세대 Z-SSD 등도 함께 공개하며 차세대 반도체 솔루션을 소개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EUV 기술 적용 7나노 파운드리 공정 양산에 성공하며 공정 미세화가 화두로 떠오른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력 우위를 선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7LPP 공정은 10나노 2세대(10LPE) 대비 면적을 약 40% 줄일 수 있고 약 20% 향상된 성능 또는 약 50% 향상된 전력 효율을 제공한다”며 “7LPP가 모바일과 HPC 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전장, 5G, AI 등 폭넓게 사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반도체 공정이 10나노 이하로 접어들면서 불화아르곤(ArF)을 사용하는 기존의 노광 공정이 한계에 이른 가운데 공정 과정은 갈수록 초미세화되고 있다. EUV는 불화아르곤을 대체할 수 있는 노광 장비의 광원으로 보다 세밀한 반도체 회로 패턴을 구현하는데 적합하고 반복적인 공정을 줄일 수 있어 반도체의 고성능과 생산성 확보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실제 양산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장비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해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부터 EUV 기술 연구를 시작했으며 장비 업체 및 에코시스템 파트너와 밀접하게 협력해 기술 안정성 및 생산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관련 연구 및 시설 투자는 ‘반도체 기술통’이라 불리는 김기남 사장이 지난해 DS부문장으로 부임한 이후 더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김 사장은 특유의 공격적 전략을 앞세워 빠르게 7나노 공정 도입을 결정하고 EUV 노광 장비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를 통해 지난 2월에는 삼성전자 화성 반도체 사업장에 세계 최초의 EUV 생산라인을 구축했다. 이는 EUV 노광 장비 및 공정 과정에서 발견될 결함 여부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검사 장비를 수용할 수 있는 라인으로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2020년까지 60억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도 지난 8월 김동연 부총리와 ‘현장 소통 간담회’를 가진 뒤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연구소를 찾아 EUV 개발 라인을 둘러보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미래 반도체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선 ‘기술 초격차’가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며 “반도체 1등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7나노 EUV 공정 양산 성공은 업계 1위인 TSMC를 제쳤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업계 2위인 글로벌파운드리가 최근 7나노 공정 포기를 선언한 가운데 삼성전자와 TSMC 중 누가 먼저 이를 선점하는지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쏠렸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먼저 양산에 성공하면서 파운드리 공정기술력을 인정받음은 물론 관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자동차용 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트’와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를 첫 출시했다. 이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며 사업 영역을 모바일뿐 아니라 자동차 시장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일반적으로 차량용 반도체는 스마트 기기에 탑재되는 제품보다 사용 환경과 수명 등에서 더 높은 품질 수준이 요구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시장에서 오랜 경험을 통해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동차용 품질 기준을 만족하는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 DS부문 한규한 상무는 “스마트 자동차와 자율주행 시대에서 요구되는 빠른 통신·정확한 센싱·강력한 연산 기능 등이 탑재된 차별화된 제품으로 자동차 시장에서도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정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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