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계열사들의 양호한 실적에 힘입어 세 분기 만에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두산이 4분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박정원호 두산’이 완벽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4년만에 연간 영업이익 1조클럽(1조1799억원)에 복귀한 ㈜두산은 올해는 세 분기만에 누적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두산은 지난달 31일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 13조2836억원, 영업이익 1조30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2%, 16.2% 증가한 것이다.
핵심 계열사들의 선전이 눈부셨다.
두산중공업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3875억원, 영업이익이 2116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31일 공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 9.4% 증가한 수치다.
건설장비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실적은 더욱 고무적이다.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는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8458억원, 1915억원이라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5%, 영업이익은 33% 올랐다. 특히 두산인프라코어의 3분기까지 누계 영업이익(7061억원)은 사상 최대치이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6608억원)을 한참 뛰어넘는 수준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자회사인 두산밥캣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5.4% 증가한 122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달 30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3.9% 늘어난 1조353억원, 당기순이익은 36.1% 뛴 75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주력시장인 미국의 고성장과 유럽시장에서 계속된 수익성 개선이 실적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상승세는 4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두산이 4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자체사업에서도 본격적인 성과가 나올거란 예측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료전지 비용 반영 일단락됐고, 산업차량은 3분기중 국내 판가 인상 및 2019년초 해외 판가 인상이 예정돼 있다"라며 "4분기 이후 연료전지가 자체사업 실적 레벨업을 주도할 것"이라고 지난 1일 전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두산의 4분기 자체사업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6.7% 증가한 955억원으로 예상되면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 기대된다"며 "연료전지 부문에서 수주잔고의 매출 인식 본격화로 영업이익의 대폭 증가가 예상된다"고 지난 7일 전망했다.
㈜두산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박정원 두산 회장의 경영 능력도 재조명받고 있다.
두산그룹은 박 회장 취임 전까지만 해도 위기에 직면한 상태였다.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여파는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고 2015년에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락하기에 이르렀다.
이 무렵 구원투수로 등판한 사람이 바로 박 회장이다. 취임 직후부터 대대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개편 작업을 벌인 박 회장은 계열사 매각을 통해 비주력 사업을 접고 선택과 집중을 위한 옥석 고르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체질개선을 거치며 미운오리새끼 취급받던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은 침체를 이겨내고 ㈜두산의 상승세를 이끄는 백조로 탈바꿈했다. 로봇과 전지박 사업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는 수년 내 성과 가시적인 성과가 유력한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두산의 상승세는 박정원 회장의 경쟁력 강화 전략에 따른 결과물”이라며 “박 회장의 경영 색깔이 제대로 구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위키리크스한국=양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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