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가운데 금 등 안전자산에 투자 수요가 몰리며 올해 은행권 골드바 판매량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금 가격 또한 강세를 나타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지난 6월과 7월은 골드바 판매가 다소 주춤한 것으로 집계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은행 가운데 골드바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는 신한은행을 제외한 KB국민·우리·KEB하나은행의 올 1월부터 7월말까지 골드바 판매량은 총 873.234kg으로 전년 동기(528.647kg) 대비 65.18%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은행별로 보면 이 기간 골드바 판매량은 △KB국민은행 117.6% △KEB하나은행 70.57% △우리은행 28.35% 순으로 증가했다.
골드바 상품은 은행 등을 통해 금 실물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다. 최근 금융시장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폭되며 금 등 안전자산으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금 가격 역시 올 들어 작년 최고가를 넘어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금시장에서 거래되는 1g당 금 가격(종가 기준) 월별 최고가는 지난 △1월 4만7090원 △2월 4만8480원 △3월 4만8100 △4월 4만8300원 △5월 4만9700원 △6월 5만3020원 △7월 5만465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g당 금 가격 최고가인 4만7000원을 일제히 넘어서는 수치다.
특히, 지난 6월부터는 2014년 3월 KRX금시장 개설 이후 1g당 금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해 나가고 있다. 앞서 2016년 7월 6일 1g당 금 가격이 5만910원을 기록한 이후 3년여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KB국민·우리·KEB하나은행은 올해 골드바 판매량이 지난 5월 총 298.452kg으로 최고치를 찍은 이후 6월 135.445kg, 7월 107.113kg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통상 금 가격이 오르면 고객들이 골드바를 구매하기보다 차익 실현을 위해 파는 수요가 더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올 들어 이 같은 금 가가격 상승세는 최근 금융시장에서 미·중 관세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완화 움직임이 예상되는 것 또한 금 상승 요인으로 보인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금 가격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이어지며 상승하고 있다"며 "미국의 신규고용 증가세가 둔화하는 등 경제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며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지난 2일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등 수출규제 강화를 발표하며 국내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올 들어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며 골드바 등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골드바 투자를 통한 수익성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향후 금융시장 동향 등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이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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