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응 '최전선' 보건소…일반진료 축소에 주민 '아쉬움'
코로나19 대응 '최전선' 보건소…일반진료 축소에 주민 '아쉬움'
  • 뉴스2팀
  • 승인 2020.02.13 09:43
  • 수정 2020.02.13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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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 11일 오전 서울의 한 보건소 입구에 업무 축소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 11일 오전 서울의 한 보건소 입구에 업무 축소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평소 기관지가 좋지 않아 저렴하고 가까운 보건소에서 감기약을 처방받곤 하는데, 어제부터 내과 진료를 안 해서 주변에 있는 큰 병원에 가야 할 것 같아요."

서울 금천구보건소에 종종 다니는 김영례(71)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보건소 이용이 다소 불편해졌다. 서울지역 일부 보건소들이 코로나19 대응에 집중하고자 진료업무 분야를 축소한 탓에 평소 보건소에서 받던 기관지 진료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가까운 보건소를 찾던 사람들의 일상도 영향을 받고 있다.

13일 의료계와 서울시 각 자치구에 따르면 서울시내 일부 보건소들은 국가건강검진이나 내과 진료 등 평소 업무를 일부 축소하고 있다. 인력을 쪼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와 상황실에 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내 확진자가 발생한 서대문구보건소는 지난 10일부터 당뇨병·고혈압 만성 질환자 1차 진료와 치과 업무를 오전에만 보고 있다. 

내과 진료나 영유아 예방접종 등을 중단한 보건소도 나왔다.

지속적인 진료가 필요하지만 저렴하게 약을 구하기 어려운 당뇨병·고혈압 환자들은 보건소를 방문하는 수밖에 없다. 시중 병원이나 한의원 진료비가 부담스러운 노인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모(73)씨는 "평소 혈압이 높아 약을 타러 매달 보건소를 찾지만 코로나19 때문에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래도 약값이 싸니 보건소에 왔다"고 말했다.

보건소가 신종코로나 전담기관에 포함되다 보니 혹시 모를 감염 가능성을 우려해 당분간 방문을 자제하겠다는 이들도 있어 일반 진료 수요는 다소 줄어든 양상이다.

서울의 한 보건소를 최근 방문해 보니 마스크를 쓰고 진료를 기다리는 노인 10명이 있을 뿐 한산한 모습이었다. 대기시간에 혼자 혈압을 재보던 한 남성은 평소와 달리 몇분 지나지 않아 용무를 볼 수 있었다. 이달 초 중국에서 귀국한 주민 2명은 보건소 바깥에서 검사 절차를 안내받고 선별진료소로 향했다.

보건소 관계자는 "면역력이 약한 분들은 방문을 자제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하루 100여명 수준이던 내과 진료 환자가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커진 설날 연휴 이후 30% 이상 줄었다"고 전했다.

영등포구에 사는 A씨는 "아기가 체중이 작고 빈혈이 있어 보충식품을 지원받는데, 검사를 받으려면 보건소에 가야 한다"며 "아기가 마스크를 쓰지 않으려고 해 검사를 미룰 생각"이라고 했다.

보건소는 보건소대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성동구보건소의 한 관계자는 "자신에게 코로나19 증상이 있는지 문의하는 사람들이 많아 선별진료소는 3교대로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하고 있다"며 "24시간 운영하는 콜센터에는 하루에 전화가 50∼60통은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선별진료소 운영으로 인력이 부족해 급성 질환 환자는 다른 병원으로 가시도록 안내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오는 분들을 막지는 않고 있다"며 "원래 업무에 코로나19 대응이 겹쳐진 셈이라 업무 부담이 커졌다"고 했다.

도봉구보건소 관계자도 "감염병관리팀은 최근 2주 동안 오전 9시에 출근해 밤 10시까지 일하고 있고 주말도 없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한국=뉴스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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