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디지털 전환 추진 배경엔 '알리바바·구글' 있었다
KB금융 디지털 전환 추진 배경엔 '알리바바·구글' 있었다
  • 최종원 기자
  • 승인 2020.06.23 16:08
  • 수정 2020.06.23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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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회장 "알리바바, 구글 등 IT 기업이 미래 경쟁자일 수 있다"
금융산업과 빅테크 경쟁 심화속 '디지털 전환' 박차
KB금융그룹이 윤종규 회장이 지난해 10월 29일 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윤 회장은 KB의 경쟁자를 묻는 직원의 질문에 "미래에는 알리바바, 구글과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이 KB의 경쟁자일 수 있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디지털·IT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답했다. [사진=KB금융]
KB금융그룹이 윤종규 회장이 지난해 10월 29일 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윤 회장은 KB의 경쟁자를 묻는 직원의 질문에 "미래에는 알리바바, 구글과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이 KB의 경쟁자일 수 있다"며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디지털·IT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답했다. [사진=KB금융]

"미래에는 알리바바, 구글과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이 KB의 경쟁자일 수 있습니다.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디지털·IT 역량을 키워야 합니다."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은 작년 10월 29일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열린 직원들과의 타운홀미팅에서 KB의 경쟁자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는 코카콜라가 탄산음료 시장 1인자에 만족하지 않고 '마시는 모든 것'을 경쟁상대로 삼았듯이, 넓은 시야를 갖추고 사업구조를 다변화시켜 혁신을 이뤄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윤 회장은 지난해 디지털, IT, 데이터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디지털혁신부문’을 신설해 허인 국민은행장을 디지털혁신부문장에 임명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거래 활성화와 오픈뱅킹 시행, 데이터 3법 통과 등에 따라 금융과 IT 산업 간 결합을 가속화하고 있다.

먼저 KB국민은행은 모바일 뱅킹 내에서 이뤄지는 송금, 간편결제 등의 전통 금융서비스 임계점을 돌파하고자 IT 인력을 확충했다.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서 신입행원 410여명, 상시 채용으로 경력직 전문인력 140여명을 모집했는데, 신입행원은 유니버설 뱅커(UB·Universal Banker)·정보통신기술(ICT)·전문자격보유자 부문으로 나눠 채용을 진행했다. 공학·자연계열 전공 학생들을 끌어들여 디지털 전환에 힘을 싣겠다는 전략이다.

또 지난해 12월 금융권에서는 최초로 금융·통신 융합 서비스 ‘리브모바일(Liiv M·리브엠)’을 선보였다. 금융위원회에서 혁신 금융서비스로 선정한 이 서비스는 국민은행 고객들이 지점에서 계좌를 개설하듯이 금융이 연계된 이동통신서비스를 이용해 원스톱으로 가입할 수 있다. 통신 사업으로 수익을 내기보다 고객 혜택을 늘리고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실제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은 대구·경북지역 고객을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기본료를 면제했고, 온라인 개학을 맞은 초·중·고 학생들에 한해 4~5월 기본요금의 80%를 인하하는 등 포용적 금융을 실천했다. 

최근에는 금융에 특화된 한글 자연어 학습 모델인 'KB ALBERT(알버트)'를 개발했다. 'KB ALBERT'는 어려운 금융 언어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으로, 최신 딥러닝 언어 모델인 'ALBERT'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국민은행 측은 "알버트를 자사 모바일 뱅킹 앱 'KB스타뱅킹'과 사내 업무용 '챗봇' 등에 도입해 활용할 계획"이라며 "스타트업·핀테크 회사 등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 커뮤니티에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B국민카드는 지난 5월 금융 데이터 거래소 출범 이후 현재까지 34건의 데이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원유로 불리는 만큼 여러 혁신산업을 만들고, 비대면 같은 혁신적 서비스를 만들어 선도형 경제로 나아가도록 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국민카드는 ‘배달앱 이용 고객 및 음식점 연계 카드 매출 데이터’, ‘국내 5대 직장지역 '카페' 업종 소비 트렌드’ 등 자사 망에 축적해놓은 금융 데이터를 기업들에게 판매해 데이터 경제를 부흥시키는 한편, 새로운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있게 됐다. 

KB금융은 지난달 25일 아마존 웹서비스(AWS)와 함께 금융 클라우드 이용을 위한 금융보안원의 안전성 평가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신속히 도입해 금융·통신 복합 서비스인 '리브모바일(Liiv M)' 운영을 AWS로 확대하는 등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을 위한 플랫폼 구축도 진행 중인데, KB금융은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마이데이터 플랫폼 구축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KB금융의 이러한 ‘디지털 퍼스트’ 행보는 기존의 보수적인 관행으로는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혁신이 어렵다는 금융권의 문제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금융산업위원회가 금융권 종사자 5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금융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이슈로는 '디지털 금융의 확대에 따른 금융산업의 재편'이라는 응답(47.2%)이 가장 많았고 '금융회사간 과도한 경쟁'(26.0%),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는 금융산업 규제'(19.6%)가 뒤를 이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지난 11일 금융발전심의회 전체회의에서 "기존에는 금융업권간 경쟁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제는 금융산업과 빅테크(Big Tech, 거대 IT기업)와의 경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비대면·디지털 혁신이 가져올 위협요인과 기회요인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답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B금융그룹 관계자는 "KB금융은 디지털 혁신 전략의 중심에 고객가치를 두고 있는데, 디지털 기술 자체나 테크 기업과의 경쟁에 집중하기 보다 고객에게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다는 의미"라며 "디지털 금융의 세계에서도 고객의 행복을 이끌어낼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위키리크스한국=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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