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KI 포커스] 때리는 김여정, 말리는 김정은…北의 진짜 속내는?
[WIKI 포커스] 때리는 김여정, 말리는 김정은…北의 진짜 속내는?
  • 박영근 기자
  • 승인 2020.06.24 13:56
  • 수정 2020.06.24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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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김여정 역할 분담, 전략적 판단에 따른 듯
김여정, 이번 악역 통해 북한 내 서열·입지 각인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김여정 제1부부장이 연일 대남 비방 수위를 높이며 군사행동까지 예고한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를 개최하고 대남 군사행동계획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한반도 긴장 수위가 극도화 된 국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해결사로 깜짝 등장한 셈이다.

24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전날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5차 예비회의를 주재하고 그간 북한이 탈북민단체의 전단 살포를 이유로 우리측에 선언했던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이에 따라 북한군이 예고했던 ▲금강산·개성공업지구 군대 전개 ▲비무장지대 민경초소 진출 ▲접경지역 군사훈련 ▲대남전단 살포 지원 등의 긴장감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북한군은 이날 지난 21일 설치한 전방 지역의 대남 확성기 방송 시설 10여개도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

김 위원장이 갑자기 숨 고르기에 나선 데는 세 가지의 가설이 나온다. 이미 그가 여동생인 김여정을 악역으로 내세워 자신을 비난한 대북전단 살포의 중대성을 충분히 알렸고, 이를 통해 청와대에 쌓여있던 불만을 전부 쏟아냈기 때문에 자신이 의도한 목표는 이미 이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남북관계의 총체적 파국 속에서도 최고지도자의 해결사 역할이 최후의 보류로 남겨두려는 전략적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끝으로 북한 입장에선 대남 군사행동에 곧바로 착수했다가는 한국과 미국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치고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재개의 원인을 제공할 수도 있다는 측면에서 득보다 실이 많다고 여겼을 가능성도 있다.

김정은과 김여정의 역할 분담은 올해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김 제1부부장은 지난 3월3일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유감 표명에 첫 담화를 냈으나, 이튿날인 3월4일 김정은 위원장은 직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김여정이 악역을 맡으면서 자신의 권력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지난 4일 대남 강경조치 담화가 나온 뒤 북한 통일전선부와 군 총참모부 등 관련 부서 기관들이 나서 김여정의 담화를 이행하라고 내부적 지시를 시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노동신문 등에는 북한 간부 및 주민들이 김여정 담화 실행 결의 등이 실렸다. 

김여정 역시 지난 13일자 담화를 통해 "(김정은)위원장 동지와 당과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나의 권한을 행사하여"라며 우회적으로 자신의 지위를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 사회에서 자신의 지위를 확실하게 각인하고, 자신이 명실공히 실세의 2인자이자 김정은 국정운영 동반자 수준에 와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그가 최고지도자의 여동생인데다 모든 간부 인사와 당생활 및 업무를 통제하는 제1부부장이라는 점에서 그의 정치적 위상과 권한이 2인자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있다. 이밖에도 김여정의 악역은 가부장적인 북한 사회와 남성 우위 중심의 권력 구도에서 강한 여성상을 부각해 차기 지도자로 부각하려는 속내도 보여진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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