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카스(Cass)’ 등 맥주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식품 안전당국에 품목 제조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수제맥주 브랜드 ‘핸드앤몰트’는 원재료를 바꾸고도 이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알리지 않고 생산했다 이 때문에 영업정지 등의 행정 처분을 받았다.
지난달 국세청으로부터 세금 탈루로 300억원대의 추징금을 부과받은 오비맥주가 이번엔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또 다시 당국의 철퇴를 맞으면서 ‘업계 1위’인 오비맥주의 ‘준법 의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나아가 오비맥주를 향한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지난달 31일과 이달 7일 각각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과태료 부과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번에 당국에 적발된 곳은 오비맥주의 대표 맥주 브랜드인 ‘카스(Cass)’ 제품 등을 생산하고 있는 청주공장과 지난 2018년 인수한 수제맥주 브랜드 ‘핸드앤몰트’ 남양주 공장 등 2곳이다.
핸드앤몰트 남양주 공장의 경우 21개 품목의 원재료를 변경해 생산하면서 품목제조보고사항 변경을 하지 않고, 원료수불관계서류 역시 작성 및 보관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오비맥주 청주공장도 품목제조보고를 하지 않아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각각 식품위생법 제37조(영업허가 등) 6항, 식품위생법 제44조(영업자 등의 준수사항) 1항 등의 법령을 위반했다.
식약처는 오비맥주 핸드앤몰트 남양주 공장에 과태료와 영업정지 5일을, 청주공장엔 과태료를 부과했다.
오비맥주가 최근 관련법 위반으로 잇따라 당국의 행정 처분을 받자 업계 일각에서는 오비맥주의 ‘준법 의지’가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오비맥주의 식품위생 관련법 위반은 소비자들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비맥주는 앞서 올해 초에도 식품위생법을 위반해 수입판매업 영업정지 7일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오비맥주에서 수입해 판매 중인 맥주 ‘호가든’ 캔 제품이 녹 슨 채로 시중에서 유통·판매됐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규모 수제맥주 브루어리들은 대형 주류회사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환경이 열악해 유통기한이 지난 원재료를 사용하는 등의 위생상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다만 시장 상위권인 ‘카스’를 생산하는 곳에서도 품목 제조 보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식품 위생과 관련한 ‘안전불감증’으로 봐야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번 행정 처분과 관련해 오비맥주 관계자는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위키리크스한국=유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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