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쿼드 외교장관회의 때문일 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당초 오는 7일 예정된 방한 일정을 갑작스럽게 연기하고 일본 도쿄 방문만 정상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처럼 대면 외교를 통해 한미 간 현안들을 풀려고 했던 양국 구상에 차질이 생긴 모양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3일(현지시간) '폼페이오 장관의 아시아 방문 업데이트'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폼페이오 장관이 일본 도쿄를 4~6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애초에 일본 일정을 마친 뒤 7일 몽골을 방문하고 같은 날 우리나라에 입국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일본에만 가기로 순방 일정을 단축한 것으로 보여진다.
우리나라 외교부도 다음날인 4일 "정부는 불가피한 사정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연기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조속한 시길 내에 다시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이 추진되길 기대한다"고 말하며 미 국무부의 이같은 보도자료에 대한 사실을 확인했다.
폼페이오와 강경화 장관은 오는 8일 오전 서울에서 한미 외교장관회담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이 역시 취소됐다. 양 장관은 회담에서 한미관계와 한반도 정세, 지역, 글로벌 문제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할 계획이었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 공무원이 북한군에게 사살되면서 한반도 정세가 악화된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에 관심이 집중됐다.
일각에선 폼페이오 장관이 우리나라 일정은 조절하면서 일본에는 계획대로 이동하는 것을 두고 한·미·일 사이의 친분 차이가 나타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 방문은 쿼드 외교장관회의가 임박한 데다 다자회의 참석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여러 국가와의 일정이 연계돼 미루기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10월경 다시 아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외교당국은 미국 측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그의 방한 일정을 다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등으로 당분간 해외 순방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위키리크스한국=박영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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